한여름이면 거실에 있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가동하고, 가족들이 모두 거실에 모여앉아 더위를 피하는 풍경도 이젠 옛말이다. 창문형 에어컨이 잠시 각광받는가 싶더니, 요즘은 혼족은 물론이고 다인가구에서도 필요한 곳에 가져다 놓고 쓸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이 뜨고 있다.
선풍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콘센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정용 선풍기의 역할은 이제 서큘레이터가 대체하고, 사람들도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자신만의 선풍기를 가지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냉방기기도 포터블의 시대가 온 것이다.
냉풍기와는 다르다! 냉풍기와는! 나는 진짜 에어컨이다!
실외기 설치/벽 타공 필요없는 '이동식 에어컨'
여름이 다가오면, 취업을 위해 서울에 상경했던 때가 생각난다. 옆방의 코고는 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리던 고시원에서 지냈지만 유일하게 좋았던 것이 있었으니, 전기세 걱정 없이 하루종일 에어컨을 18도로 펑펑 돌리고 한여름에 패딩을 입고 살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해 여름은 정말 시원하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무더위가 평년보다 빨리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까지 뜸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에어컨을 찾고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실내를 뽀송시원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에어컨은 그저 사랑이다.
하지만 거치형 에어컨은 몇 가지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일단 설치 비용이 부담스럽다. 그리고 벽을 뚫기 힘든 구조의 집에 전세나 월세로 사는 경우에는 에어컨을 사놓고 설치를 못하는 난감한 상황도 생긴다. 집에 방이 여러 개 있을 경우, 구석 방에는 시원한 공기가 안 온다. 보통 구석 방에는 우리의 소중한 PC와 게임기가 설치된 경우가 많지 않은가, 우리에겐 뭔가 대안이 필요하다.
▲ 근처에 창문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LG전자)
이동식 에어컨은 이런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이동식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를 하나로 합쳤다. 부피는 거치형 에어컨의 1/3, 무게는 약 20~40kg 정도에 바퀴가 있어서 도르륵 밀어서 이동시킬 수 있다. 실외기 부분에서 발생하는 열기는 별도의 덕트를 연결해 외부로 배출한다.
장점은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벽을 뚫을 필요도 없고, 설치 기사를 부를 필요도 없다. 방에서 혼자 써도 되고, 투룸 이하의 면적에서는 메인 에어컨으로 써도 거뜬하다. 물이나 얼음을 넣어서 쓰는 냉풍기와 외모가 유사해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전혀 아니다. 이동식에어컨은 진짜 에어컨이다. 그러니 3열 수랭 쿨러도 부족해서 모라를 기웃거리는 그대들이여, 차라리 이동식에어컨으로 찬 공기를 직빵으로 공급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 이동을 손쉽게 하기 위해 손잡이를 장착한 경우도 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소음이다. 실외기 + 실내 냉방기가 합쳐져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소음을 피할 수 없다. 시원함을 얻고 귀를 잃느냐 vs 무더위 속에서 귀를 지키느냐의 승부랄까. 보통 50~60dB 정도라고 하니 청력을 잃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예민한 사람이라면? 밤잠을 좀 설칠 수는 있겠다. 스탠드형 제품 대비 냉방 효율이 낮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는다.
기술이 점점 개선됨에 따라 소음과 전력 소비량이 이전보다 줄어든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니 관심 있다면 신제품과 평이 좋은 제품 위주로 살펴보자. 제습기로도 활용 가능하니 단점을 감안해도 가성비는 좋은 물건들이라는 평이 많다.
보국전자 에어젯 BKPF-19R11AC
그 중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것을 꼽자면 이 제품을 언급하고 싶다. 스마트 기능으로 스스로 실내온도를 감지하고 풍량을 조절하며, 3단계의 강풍, 중풍, 약풍 바람 조절기능은 물론, 그릴을 자동 동작할 수 있다.
자가증발시스템으로 인해 물을 따로 비워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좋다. 그 외에도 사용자가 외출 후 귀가 전 미리 실내를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예약 타이머기능, 취침 타이머 등이 탑재됐다.
여름철 장마를 대비한 제습기능 역시 유용하다. 제습기에는 연속 배수모드가 갖춰져 있으며, 냉매제도 친환경 냉매를 사용해 별도 충전없이 반영구 사용이 가능하다고. 실내 먼지에 민감한 이들을 위해 분리형 먼지필터도 탑재해 공기 중 먼지를 걸러 깨끗한 바람을 배출한다. 또한, 배기호스 단열커버로 제품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실내에 방출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위니아딤채 위니아 MPP07CAWH
<이미지출처 : 대유위니아>
사시사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다면 주목해보자. 냉풍뿐 아니라 온풍/제습 기능을 탑재(16~32℃까지 조절 가능)해 일년내내 쾌적함을 즐길 수 있다. 커버할 수 있는 면적도 꽤 넓은 편이다. 냉방 작동 시 약 19㎡의 공간을 커버해 원룸이나 방 안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소음은 어떨까? 이 제품은 작동 소음이 평균 52.1dB 정도에 불과한데, 일반적으로 조용한 사무실 내의 소음이 50dB 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이동식 에어컨 중에선 꽤 조용한 편이다.
전력의 경우 950W를 소비한다. 계산해보니 하루 8시간 사용시 월 사용량은 228kWh이며, 약 3만원의 요금이 발생한다. 누진세에 따라서 금액 차이가 벌어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스탠드형 에어컨과 비교하면 부담이 덜하다. 보통 에어컨을 한달 내내 하루 8시간씩 돌리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 무게는 약 31kg으로 묵직한 편인데, 이를 감안했는지 하단에 이동식 바퀴를 달았다.
역대급 폭염+마스크? '손풍기' 없으면 이번 여름 못 버틴다
언제든 함께하는 내 손안의 선풍기 '휴대용 손풍기'
(이미지 출처: 프롬비 )
예전 남자친구는 폼생폼사였다. 푹푹 찌는 여름에도 가오가 몸을 지배했던 그는 한 여름 대낮에도 항상 긴바지에 앞뒤가 꽉꽉 막힌 신발을 신고 다녔고, ‘남자의 멋짐은 집중할 때 나오는 땀에서 나온다’, ‘선풍기는 그날 패션과 폼을 죽이는 것’이라는 등의 명언을 남발했다. 하지만, 그런 그도 결국 휴대용 선풍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급기야는 손풍기를 작동시킨 다음 등에 꽂고 다니더라.
'손풍기'가 나온지 몇 년이 되어가지만, 여름철에 워낙 유용한 탓에 유행은 끝날 기미를 모른다. 심지어 올해는 더 흥행할 전망이다. 2020년이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휴대용 선풍기에 대한 구매욕구를 꾹 참았다면, 올해만큼은 제대로 장만하길 권한다. 집밖에서도 언제든지 휴대할 수 있고, 야외에서 등땀 겨땀 크리를 예방하기에 제격이다.
사실 휴대용 선풍기는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지하거나, 혹은 적어도 주변 사람들이 쓰는 건 봤을 정도로 대중화됐기에 장점을 나열하는 것은 조금 민망하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요즘 나오는 휴대용 선풍기들은 예전 모델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됐다.
▲ 목에 걸고 다니는 제품도 손쉽게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BLUEBERRY )
손풍기 등장 초기에는 자체 배터리 없이 보조배터리에 장착해 사용하는 조악한 제품이 많았지만, 요즘은 일단 자체 배터리는 기본이다. 거기에 LED나 거치 기능이 추가되고, 심지어 거울까지 달린 제품도 있다고. 소음을 줄이고 풍량 및 내구성을 높인 BLDC 모터를 탑재한 제품이 많아진 것도 주목할만하다. 목에 걸어 사용하는 일명 ‘목풍기’, 날개가 없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제품도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고스펙 제품도 예전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경쟁이 심해진 탓인지 제품들의 가성비가 향상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손풍기들을 고를 수 있다.
엑타코 ECTACO-V6000
믿을 건 휴대용 선풍기 하나뿐인데, 꼭 하필 그럴 때가 있다. 중요한 순간에 배터리가 방전돼 날개가 꿈쩍도 하지 않는 날 말이다. 이런 대참사를 막으려면 일단 손풍기는 돌쇠급 배터리를 탑재한 것을 골라야 한다.
이 제품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선풍기다. 배터리의 경우 무려 6,000mAh다. 이정도면 거의 보조배터라고 불러도 되겠다. 배터리 용량은 장착된 4개의 LED를 통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큰 편이라 무게가 243g으로 들어보면 제법 휘두르는 맛이 좋다.
날개와 배터리 부분이 일체형으로 돼 있는 일반 핸디형 선풍기와 달리, 제품은 본체와 배터리 부분이 분리돼 각각 용도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부분은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등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선풍기 본체는 하단에 달린 USB를 통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멀티충전기와 같은 기기에 꽂아서도 사용할 수 있다.
풍속은 최대 6.0m/s로 센 편이며, 바람은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크래들은 별매, 색상은 핑크, 네이비, 화이트 중 선택 가능하다.
티에뉴 DF-W3
이제 휴대용 선풍기도 시장이 무르익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디자인이다. 손에 들고 다니는 템이니까 이왕이면 고급스러운 제품이 좋은데, 이 제품은 예쁨과 고급스러움의 끝이라고 봐도 되겠다.
일단 PC(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해 외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제조사 측에 따르면 제품 옆면으로 못도 박을 수 있다고. 투명한 선풍기 망에는 LED도 탑재되어 있으며, 밝기 조절 또한 3단으로 가능해 손전등이나 무드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품 후면에 거울까지 달려있다 하니 가히 여심폭격기 수준이다. 남심도 폭격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댓글로 피격 여부를 알려주길 바란다.
풍량은 3단으로 조절한다. 또한, 특허 출원을 받은 곡선형 테두리 설계로, 사방으로 퍼지는 바람을 앞으로 모아 마치 서큘레이터 같은 강한 바람을 만들어낸다고. 요즘 빠지면 섭한 BLDC 모터도 탑재했다.
거치형 냉방기기에 들러붙지 말고, 포터블로 어디서나 시원하게!
포터블 냉방기기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거치형 제품과 비교했을 때 모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동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올여름 폭염이 걱정스럽다면 이동식 에어컨, 휴대용 선풍기를 한번 검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제품 검색과 비교와 쇼핑은 다나와에서 하는 것도 잊지 말자.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조은지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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