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ly on The DPG girls.”
- DPG의 소녀들 지난 이야기 -
광장에서의 난투극 덕분에 구속에서 잠시 풀려난 콤.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이상형, 최애로 삼고 있던 두 여신의 무력충돌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끼며 살짝 삐뚤어진다. 하여 격동의 사춘기로 접어드는데….
한편, CPU-Doll 사미콩콩쥐와 여신 이사공공의 무력충돌은 애초에 승부를 낼 수 없는 상호 간섭 방지 로크에 막혀 있었다. 이사공공을 결딴내려던 사미콩콩쥐는 되려 OS의 업그레이드를 받게 되고, 이 촌구석 혹성의 언어 팩까지도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 다만, 멘털이 새하얗게 탈색되어 잠시 드러눕는다.
그리고 다시금 시작되는 사원의 재판. 모종의 결심을 한 윈은 다짜고짜 앞으로 나서면서 결백 이벤트의 승부 도전을 선언한다.
*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 및 사건은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전부 다 허구임을 밝힙니다. 본문은 오직 다나와 상시 보상 이벤트의 “DPG 활동 미션 <일일 퀘스트> 언제나 열려있는 DPG”의 퀘스트 달성을 목적으로 얼렁뚱땅 재편집되고 있습니다. 즉, 영양가 제로입니다. *
- DPG의 소녀들은 사랑을 싣고. 012 -
“And Now.”
신성한 제단 앞에서의 결백 승부. 줄여서 그냥 결백 승부. 자, 과연 이것은 무엇인가?
이는 과거 혁혁한 대박 당첨을 기록한 이름난 회원이라든지, 각 거점의 대표자급 회원들이 뜻밖의 혐의나 억울한 누명으로 곤경에 처했을 때, 스스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벤트 퍼포먼스의 하나였다.
대재앙의 날 이후로 이곳 성곽 부족은 물론이요, 대륙의 거대한 나라들 사이에서도 오랜 관습처럼 행해지고 있었던 유서 깊은 공개 이벤트. 이른바 절대적인 면책 특권의 획득을 위한 공개 선정 방식의 대전 이벤트. 혹성 전체를 대상으로 그 혜택이 발휘되는 면죄부 당첨을 위한 성스러운 도전기였다.
억울한 혐의를 털어버리려는 용감한 자들. 또는 확실한 부정이 드러났음에도 괴이한 편법으로 가름하려는 염치없는 자들. 또는 회원 활동의 목적 그 자체부터가 다소 음흉한 자들. 더불어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무례한 자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아, 심지어는 맛이 살짝 나가버린 광기 어린 당첨 인증 중독자 일곱 번째 다람쥐까지…. 그런 별의별 해괴망측한 회원들 그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결백 승부의 도전 자격은, 일생일대 단 한 번의 도전 신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어떤 경우에도 인정되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격주 한 번씩 열릴 만큼이나 초인기 엔터테인먼트였다고! 확실한 조회 수와 합법적인 배팅까지도 보장되는 오락형 사법 이벤트의 정점이었다!”
나이 든 고승들의 열성 어린 설명 앞에 나이 어린 회원들은 연신 술렁거렸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걸린 쓴웃음을 참지 못해 거듭 실실거리기만 하는 노인들도 다수 있었다. 경험치가 높은 회원이나 다른 나라의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옛 기분을 떠올리는 이들 또한 적지 않았다.
“댁들도 기억하나? 전대의 챔피언 무적의 에이학사마님. 그분은 정말로 굉장했었지.”
“아, 그래. 그거 기억나는데 말이지. 그게 정말 어제 일 같았는데 말이야.”
“그러게. 나 어릴 적에도 그렇게나 좋아서 구경했는데.”
“도전자들을 모조리 골드 에디션 한방으로 조립해버린 적도 있었던 대단한 쿠킹 파이터였지.”
“아, 그런데 말이야. 그게 또 왜 갑자기 없어졌었지?"
“그러게. 어느 날 보니까, 갑자기 안 하게 되었더라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단순한 단 한 가지의 이유 때문이었다.
이 이벤트는 10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광전사의 출현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당시의 챔피언이었던 전대 대족장을 능가하는 엄청난 힘을 선보인 소년 광전사. 새로운 대족장 통사마의 출현으로…. 무려 거대 도적단 일곱의 단체 도전을 받아들여 한 손으로 모두 때려눕힌 놀라운 소년.
“생각해보아라! 그 수많은 간섭과 트러블로 무장한 악당들의 맹공격을 오직 맨손의 육탄전 하나만으로 격퇴하셨으니! 과연 누가 감히! 누가 또 도전할 수 있었겠느냐!”
“오! 놀랍고도 위대하신 우리의 대족장 통사마님! 여신의 부군이시어! 부디 새롭게 단장한 제단의 스테이지 위에서 죄인들의 오만함을 거듭 심판하소서! 방자함을 단죄하소서!”
이어지는 고승들의 영창 속에 주변의 수많은 회원들도 따라서 함께 외쳤다.
“심판하소서! 단죄하소서!”
“쿠킹하소서! 조립하소서!”
한편 그때, 어린 콤은 누이 곁에 바짝 다가앉아 머리통을 부여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
“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돼! 저 덜렁이에 잠꾸러기 대족장이? 그런 무시무시한 광전사였다고? 저 통통하고 말랑말랑하고 살랑살랑한 '색시야~.'가 무려 그 광전사였다고? 도적단을 한꺼번에 일곱이나 조립해버렸다고? 누나! 이게 말이 돼? 이봐요 할아버지들! 이런 건 현실 아니죠? 이거 그냥 누가 대충 휘갈겨 쓰고 있는 픽션인 거죠? 누가 말 좀 해봐요! 누가 제발 좀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 좀 해줘요!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다고! 저 뚱뚱이가…. 저 '색시야~'가….”
이는 왠지, 오후 무렵 혼자서 광분하던 CPU-Doll 사미콩콩쥐의 모습과도 상당히 겹쳐 있었다. 하니, 꽤 추레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었다.
“걱정하지 마. 충분히 승산 있어.”
“무슨 승산? 수많은 간섭과 트러블로 무장한 하드웨어 악당들을, 모조리 다 맨손으로 조립해버렸다던데.”
“아마 그거, 이 누나도 할 수 있을 거야. 아니, 분명히 할 수 있어.”
그렇게 다짐하며 윈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당의 창가 한쪽으로 걸어 나갔다.
현재 윈 남매는 물론이요, 동행한 난민촌의 회원들도 함께 감금되어 있는 작은 예배당. 그 아름다운 창가 위에는, 사원에서 공들인 드레스로 갈아입은 CPU-Doll 사미콩콩쥐가 누워 있었다.
밖으로 활짝 열려있는 널찍한 창틀 위에 대자로 누워, 아무렇게나 뒹굴뒹굴하고 있었던 새로운 여신. 그렇게 저 멀리 타오르는 진짜 석양의 노을빛을 내려다보며, 멍하니 콧구멍만 후비고 있었던 이세계의 붉은 여신…. 사뭇 조심스럽게 다가와 꿇어앉는 또래 여자아이의 진지한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인다.
“축복 같은 걸 해달라고? 잠시 후의 그 승부인가 뭔가 하는 그 이벤트에서?”
“예. 붉은 여신님께서는 분명히, 이 사원의 푸른 여신님 못지않은 축복을 내려주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에? 축복? 아, 혹시 그거 말하는 거야?”
“아마도…. 그 광전사라고까지 불리는 저 대족장 통사마의 쿠킹 전설도…. 분명, 최강의 여전사라는 사원의 여신님께서 내려주신 그 어떤 축복에서 비롯되었겠죠. 바로 얼마 전에, 여신님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셨던 그 몇 차례의 기적처럼….”
“어라? 너 그걸 기억해?”
“부디, 이번 한 번만 더 마지막으로….”
“아니 잠깐만, 그건 말이지. 무슨 축복 같은 건 아닌데 말이야. 하, 하하….”
“그리만 해주신다면, 이제는 더는 미련 없이…. 마지막 순간, 제 모든 것을 다 바치겠습니다.”
“아니 이거 참…. 또 무슨 이런 엉뚱한 오해가 다 있냐고….”
한데 이때, 누이의 간곡한 요청을 지켜보던 콤까지도 무릎을 꿇고서 나란히 간청을 했다.
“누나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그 '색시야~'의 무적 전설 따위! 아주 무참하게 박살 내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순수한 마음, 진심에서 그대로 우러나온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 소망, 작은 바람은 모두를 감시하기 위해 예배당 안쪽에 남아있었던 몇몇 사원의 고승들 또한 함께 듣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남매의 간곡한 이야기를 경청만 할 뿐, 성전의 가르침인지 가위 치긴지 하는 규율에 따라서인지, 이 새로운 여신과 주고받는 소통에 관해서는 일절 간섭하지 않고 그저 지켜만 보았다.
아니, 이러한 의도를 가진 요청에 관한 간섭이나 반감은커녕….
“음…. 역시…. 그 염장 짓은 조금….”
“그래. 그 ‘색시야~’는 조금 문제가 있지….”
“설득력이…. 있어!”
아, 물론, 다소 공감하는 부분 또한 적지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사원의 여신 본인이 저 붉은색 미소녀의 정체 또한 다른 이세계의 새로운 여신님이라고 인정해버리고 난 이후에는, 사원의 고승들은 이 두 소녀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에 일언반구, 단 한마디의 토씨조차도 달지 않고서 조용히 거리 두었다.
조금 전 윈과 일행 모두가 이곳 예배당 안쪽으로 들어설 때도, 새로운 붉은 여신 스스로 윈 남매와 함께하기를 고집하는 듯하자, 온전히 그대로만 따랐을 뿐…. 나이 든 고승들은 그저 고분고분하게 무엇이든 편히 배려해주기만 할 따름이었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요. 그게 또 뭐 어려운 일이라고. 해줄게. 해준다고요. 하하하!”
“아! 해주시는 거군요! 고맙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들 뒤늦게 깨닫는다. 이때 그냥 말렸어야 했다.
- To Be Continued…? -
“오늘의 깨달음 하나! 재료를 많이 섞는다고 해서 꼭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