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 사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생산공정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 트렌트가 변화하면서 한 세대를 풍미했던 차량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형태의 차량들이 들어서고 있다. 고유가 시대 서민들에게 사랑받던 경차와 해치백, 소형 세단, 다목적차량(MPV) 등이 소리 소문 없이 단종된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세단은 빠르게 약진하며 국내 시장을 양분했다. 해외에서도 ‘딱정벌레차’로 불리는 폭스바겐 비틀과 40년 역사의 포드 피에스타가 생산 중단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차·해치백·소형 세단 등 소형차의 몰락
뛰어난 연비와 낮은 유지비로 골목길 사이를 누비는 소형차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다. 그러나 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 활용성을 자랑하는 소형 SUV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2000년 국내 베스트셀링카 6위에 이름을 올렸던 대우자동차(現 한국GM) 마티즈는 당대 인기가수 핑클이 출연한 CF 광고, 개그맨 노홍철의 애마 ‘홍카’ 등으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불과 십여 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2011년 후속 모델인 쉐보레 스파크가 출시됐지만 지난해 판매실적이 3만5513대로 2000년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경차뿐만 아니라 해치백과 소형 세단 또한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는 소형차 클리오의 판매를 중단했고 한국GM 또한 소형차 아베오를 단종 조치했다. 올 들어서는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해치백 모델 i30와 쿠페형 해치백 벨로스터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출시된 i30는 고효율의 파워트레인과 안정적인 승차감으로 유럽에서는 인기를 얻었지만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는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부 마니아층에서 호응을 얻은 벨로스터는 일반모델 대신 고성능 N모델만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 밖에 르노삼성 SM3와 SM5, 현대차 i40 등도 최근 수년 사이에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차 프라이드는 국내 대신 해외에서 새롭게 활로를 찾았다. 소형차 시장의 절대강자로 불리던 현대차의 간판 모델 엑센트는 지난해 국내에서 단종됐지만 미국과 러시아(쏠라리스), 중국(베르나), 인도, 중남미 등 세계 각지로 팔려나가며 수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기아차의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프라이드 또한 2017년 국내 판매가 중단됐지만 ‘리오’라는 새 이름을 달고 해외 전략형 모델로 수출되고 있다.
▶스타렉스, 카니발만 살아남은 MPV 시장
휘발유보다 저렴한 LPG를 연료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였던 다목적차량(MPV)은 소형차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모델이다. 2000년에는 기아차 카렌스와 현대차 스타렉스, 한국GM 레조가 나란히 베스트셀링카 3~5위를 차지하며 연간 20만 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자랑했다. 7인승 이상 차량은 승합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도 적었고 ‘패밀리카’라는 개념을 사실상 처음 도입하면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1999년 처음 시장에 데뷔한 기아차 카렌스는 두 차례의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출시 16년 만에 글로벌 누적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한 ‘밀리언셀러’ 모델이다. 당시 고급차량에 주로 적용됐던 듀얼 에어백과 내비게이션, 열선시트 등 다양한 옵션이 장착됐고 지속적인 상품성 개선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경쟁모델인 한국GM 레조가 2007년 단종되면서 한때 MPV 시장을 독식하기도 했지만 세제혜택 축소와 SUV 돌풍에 밀려 2018년 끝내 단종됐다.
기아차 카렌스의 아성을 위협하던 한국GM 쉐보레 올란도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국내 판매가 중지됐다. 지난 2011년 출시된 올란도는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과 넉넉한 실내공간, 뛰어난 가성비로 인기를 얻었다.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모델로 꼽혔던 올란도는 한국GM의 판매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現 한국GM)의 처음이자 마지막 MPV 차량인 레조 또한 휴가철 캠핑 차량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출시 7년 만인 2007년 국내에서 단종됐다.
현재 MPV 시장에서 살아남은 모델은 기아차 카니발과 현대차 스타렉스 등 사실상 두 모델에 불과하다. 카니발은 지난 2015~2019년 5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오랜 기간 흥행을 이어왔다.
지난 8월에는 6년 만에 4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됐는데 독보적인 공간 활용성과 최신 편의사양, 첨단 신기술 등으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 덕분에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3006대를 계약하며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상 최단시간, 최다 신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 스타렉스는 연간 판매량이 4만 대 선으로 떨어졌지만 밴(3·5인승), 어반(9인승), 웨건(11·12인승), LPi(12인승) 등으로 고객의 선택폭을 넓히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출 처 :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11/1123792/
소형차들이 지금도 인기가 많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기사를 보니 작은 차보다는 큰차가 인기가 많다는걸 느껴지네요~ 국외에서도 비틀이 완전단종되어서 세계적으로도 작은차의 인기가 적다는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