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베르뉴 크로나입니다.
PC를 구성하는 여러 장치 중에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보조 기억 장치인 하드디스크 역시, 사용 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장치죠. 자기디스크를 사용하는 HDD는 SATA에서 SATA3 인터페이스로 전송 속도 개선이 거듭되었지만, 디스크의 회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고, 회전으로 인한 소음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사용한 SSD가 등장하면서, 성능은 체감될 정도로 크게 향상되었고, 소음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었는데요. 현재는 여기서 더 나아가, 2.5" 보다 더 작은 크기인 M.2 규격으로 소형화되었습니다. 초기의 M.2 SSD는 작은 크기와 적은 소비 전력으로 인해, 주로 노트북에서 사용되어 왔는데요.
최근에는 노트북뿐만 아니라, 데스크탑 PC, 그리고 외장 저장 장치에서도 M.2 SSD가 사용되고 있을 만큼 보급도 순조롭습니다. 다만, SATA 인터페이스보다 약 5~6배 정도 빠른 PCIe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NVMe 제품은, 사용된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나 컨트롤러에 따라 수명과 가격 차이가 크고, 최대 용량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제품이 4TB까지 출시되었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커세어 MP400은, 3D QLC 메모리 기반의 M.2 PCIe3.0 x4 NVMe SSD로, 1TB부터 최대 8TB 용량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용량별로 쓰기 속도에 차이가 있으며, 리뷰에 사용된 8TB 모델의 경우, 최대 읽기 3,480MB/s, 쓰기 3,000MB/s 속도로 동작합니다. 패키지는 노란색과 검은색의 조합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전면에는 제품의 스펙과 제품명이 기재되어 있네요. 후면에는 시리얼 번호를 확인할 수 있고, 5년의 보증기간을 제공함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봉인씰이 부착되어 있어 개봉 여부도 확인 가능하고요.
구성품으로는, 안전 및 설치 가이드와 MP400 본체로 간단하게 구성되었습니다. 본체는 내부 플라스틱 케이스에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네요.
제품은, M.2 2280 규격으로, 가로 22mm, 세로 80mm로 제작되었습니다. M.2는 부피가 월등히 작아, 설치와 휴대, 보관이 모두 용이하고, 별도의 케이블 연결이 필요 없죠. 또, NVMe 제품이다 보니, 연결 부위에 M 키만 뚫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PCB 기판은 고급스러운 블랙 색상이 적용되었고, 전면 쪽에는 커세어의 심볼과 제품명이 기재된 라벨, 후면 쪽에는 제품의 정보가 담긴 라벨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CORSAIR의 경우 라벨 제거 시 보관만 잘 해두면 RMA가 가능하다는 말도 있는데요. 꼭 떼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부착해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쿨링을 위한다 해도, 온도 차이가 크지 않고, 타사 제품들의 경우 대부분이 라벨 제거시 A/S에 불리하거든요.
제품에 사용된 컨트롤러는 PHISON PS5012-E12S, 그리고 Micron 96단 QLC 낸드플래시(IA8IG66AWA)가 각 면에 4개씩 총 8개 탑재되어 8TB를 이루고 있습니다. 캐시 메모리는 Kingston 社의 DDR3L-1866 SDRAM(B5116ECMDXGJD)이 2개, 즉 2GB가 탑재되었네요.
PCIe3.0 x4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32GT/s로, SATA3의 6GT/s와 비교하면 약 5~6배가량 빠릅니다. 현재는, 일부 AMD 프로세서와 보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치에서 3.0 버전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 스펙을 사용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제품이기도 한데요. 8TB 모델은 최대 순차 읽기 3,480MB/s, 쓰기 3,000MB/s의 속도를 제공하는 제품이죠. 이번 테스트는, PBO가 적용된 AMD 기반의 시스템에서, SATA3 제품과 함께 벤치마크와 전송 속도를 비교해봤습니다.
저는 게임 방송 진행과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시스템에 보관하고 있고, 여유 공간이 부족해 오래된 자료들은 별도로 NAS에 백업해두고 있는데요. 요즘은 영상 촬영도 고해상도로 옮겨가는 추세다 보니, 파일 용량도 상승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성능과 대용량의 저장 장치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죠. 사용자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게임 몇 개만 설치하면 1TB도 아슬아슬한데요. 그러한 면에 있어서, CORSAIR MP400의 8TB라는 용량은 실로 놀랍습니다. 시스템에 장착하면, 약 7.27TB(TiB)의 공간으로 표시되는데요. 수십 개의 게임과 각종 자료들을 모두 한 드라이브에 저장할 수 있어, 속도가 다른 드라이브 간의 전송이 필요 없고, 빠르고 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터페이스 별로 대략적인 성능을 비교해봤습니다. SATA3는 약 500MB/s 정도의 속도를 제공하며, PCIe3.0 x4는 3,000MB/s, PCIe4.0 x4는 5,000~6000MB/s 정도의 속도를 제공하는데요. 현재 인텔 10세대 CPU와 메인보드에서는 PCIe4.0을 지원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 PCIe4.0는 일부 AMD 시스템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MP400은 해당 레인에서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속도에 근접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성능도 준수한 편이고요.
이제는, 데이터 파일이 갈수록 고용량화되고 있는 만큼, 테스트 파일의 용량 역시 다양한 크기로 비교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실제로, HDD와 SSD 간의 성능 체감보다, SSD와 NVMe SSD와의 체감이 덜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자료 이동이 잦을수록 전송에 소요되는 시간이 비례하여 감소하기 때문에, 이는 고용량일수록 상당히 체감이 됩니다.
크리스탈마크와 ATTO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는 1GB와 16GB 테스트에서 제품의 최대 스펙에 근접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AJA System Test 프로그램에서도 두 테스트 모두 고른 속도를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된 파일은 4K 해상도의 10bit RGB 코덱으로 설정하여 테스트를 진행했고요.
CORSAIR MP400에는 3D QLC NAND 플래시 메모리가 탑재되었는데요. 이는, 하나의 셀에 4개의 비트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보관할 수 있는 물건은 많아졌지만, 물건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 많은 물건들 중에서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도 어렵다 보니, 데이터의 안정성과 자체적인 성능 자체는 TLC나 MLC, SLC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차이를 매우기 위해, 대부분 TLC 이상의 제품에는 DRAM이 탑재되거나 SLC 캐싱이라는 기술이 적용됩니다. 그중에서 SLC 캐싱은, QLC로 동작하는 NAND 중 일부를 일정 용량까지 SLC로 동작할 수 있도록 성능을 끌어주는 버퍼 역할을 하고요.
나래온 더티 테스트를 통해 전체 용량에 해당하는 공간을 가득 채워봤습니다. 해당 테스트에서는 최대 속도 3,111MiB/s와 최소 속도 10MiB/s를 기록했고, 50% 미만 구간이 73.4%로 기록되면서, 평균 652MiB/s의 속도로 동작했는데요. 해당 제품은 아무래도 디램이 탑재되었다 보니, 캐싱 구간도 넓은 편입니다. 약 90.3% 구간까지는 3,000MiB/s의 빠른 속도로 동작했지만, 그 후 73.1% 까지는 1,500MiB/s 안팎으로 동작하면서 SATA3 SSD 보다 3배 빨랐고, 그 이후부터는 HDD 정도의 속도로 동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약 2TB 정도의 파일을 한 번에 옮기는 사용자가 드물기도 하고, 평균속도가 600MiB/s라서 SATA3보다 조금 웃도는 속도이긴 하지만, 속도 저하 시 HDD에 준하는 속도로 하락하는 모습은 조금 아쉽습니다. SSD 시장 점유율 1위인 S사조차 QLC 제품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타 제조사들 역시 눈치만 살피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세어는 단일 드라이브 8TB라는 대용량의 이점을 살려, 과감히 출시로 이어지는 모습에는 응원을 보내고 싶네요.
이번엔 실제 데이터를 통해, 드라이브 내 복사 테스트를 진행해봤습니다. 압축된 단일 파일의 경우, 4GB/8GB/16GB 파일 모두 2.3GB/s 가 넘는 속도로 복사되면서, 각각 1초/3초/7초로 측정되었는데요.
이번엔 단일 파일이 아닌, 1MB의 더미 파일이 4,000개/8,000개/16,000개가 담긴 폴더를 복사해봤습니다. 해당 테스트에서는, 각각 4초/11초/22초로 측정되면서, 오히려 용량이 조금 더 큰 단일 파일보다 소요시간이 약 3배 정도 걸렸습니다. 평균 속도는 약 817MB/s로 복사된 셈이죠. 확실히 단일 파일보다는 다중 파일에서 시간이 더 소요된 모습입니다.
디램의 캐싱 구간이 제법 넓은 편이다 보니, 100GB의 대용량 파일도 테스트해봤습니다. 우선 100GB의 압축파일을 복사하는 경우, 약 42초가 소요되었으며, 1GB 파일이 100개 담긴 폴더의 경우에는 56초가 소요되었는데요. 재밌게도, 두 테스트 모두 파일의 크기는 확연히 커졌지만, 오히려 소요된 시간은 평균보다 짧은 편입니다. 평균을 내도 약 1.7GB/s 수준으로 SSD보다 3배가량 빠른 거죠.
이번엔, 실제 자료 이동보다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한 로딩 속도에,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배틀그라운드를 구동해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구동에는 약 3초, 매치 로딩까지는 1~2초 정도로 그 차이가 HDD와의 차이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감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건데요. 체감하기 어려울 뿐 차이는 존재하며, 특히, 대규모의 맵이나 오브젝트를 로딩해야 하는 오픈월드의 게임이나 오프라인 위주의 게임, 또는 로딩이 잦거나, 불러와야 할 데이터가 크면 클수록 차이는 누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블레이드앤소울을 즐겨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중간 네임드 층을 넘어갈 때마다 포탈을 지나야 했는데, HDD를 사용하던 시절이라, 맵 로딩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경공 중에 불러온 건물에 끼거나 그대로 낙사하는 경우가 빈번했었죠.
이번엔 무거운 편집 프로그램을 구동해봤습니다. 오히려 해당 프로그램의 구동 테스트에서는 1초 이내의 차이만 보이면서 거의 체감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4K 해상도의 영상 촬영물을 프로젝트에 불러오는 것부터 굉장히 큰 폭으로 차이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 공간을 모두 채우는 약 9시간의 연속 테스트 동안, 메인보드 방열판 장착 시 온도는, 소프트웨어에서 약 70도가 측정되었는데요. 이는, 방열판과 시스템 환경마다 쿨링 성능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고부하 상황에서는 방열판을 사용해야 제품의 최대 성능을 100% 뽑아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방열판 미착용 시, 속도 하락이 큰 편이라, 약 73% 구간부터는 비슷한 속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전까지 하락된 속도의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9시간이 걸리던 테스트가 17시간에 걸쳐 마무리된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고부하의 테스트인 만큼, 실제로는 방열판 없이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서 구동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안정성을 위해 최소한 메인보드의 방열판 정도는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해서, 커세어 MP400 NVMe SSD를 살펴봤습니다. QLC 제품인 만큼 사용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요. 디램이 탑재되었고 캐싱 구간도 넓은 편이라 실사용을 고려한다면 QLC 제품 중에서도 제법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QLC 낸드가 사용된 제품치고일 뿐이지, QLC의 자체적인 성능이 향상되지 않는 한, 아직은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8TB라는 대용량의 저장 공간과 속도 하락을 포함해도, 평균적인 속도는 SSD보다 빠른 점은 제법 매력 포인트 이긴 합니다. 물론 가격이 가격인 만큼, 1600TBW의 수명을 고려하고서도 구매하는 데에는 소비자의 선택이 큰 몫으로 작용하겠죠.
사용자마다 사용 환경이 다르듯, 필요로 하고 있는 제품 역시 가지각색입니다. 저는, 속도보다는 대용량에 4:6 정도로 약간 더 비중을 두고 있는데요. 속도는 SSD만큼만 나오면 된다는 생각이다 보니, 백업용 로컬 드라이브로 사용하거나 M.2 인클로저 등을 통해 외장 장치로 사용한다면 수명과 속도, 대용량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가격이 TLC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없는 점은 아쉬운데요. 가격은 좀 더 내릴 필요가 있고, 특히 타사같이 데이터 복구 서비스와 같은 데이터 안정성을 고려하는 모습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QLC 초기 제품 치고 준수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