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까기 _ 시간이 엄청 걸리더라_
사소한 데서 감사함을 느낀 밤이었다
어제 저녁, 안방에 건너가 보니 어머니께서 TV 틀어놓고 마늘 껍질을 까고 계셨다.
딱히 할 일도 없던 터라 도와드리겠노라 하고, 통마늘을 까 보았는데...
마늘까기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마늘 싹이 나기 시작했다고 다 까서 김치냉장고에 보관하신다셨는데, 처음 해보는거라 그런지 처음엔 시간이 엄청 걸렸다.
한 바가지를 까고 나서 다음 깔 때는 요령이 생겨서 그런지 속도가 좀 붙긴 하던데...우와~~ 마늘껍질을 까는 이 작업이 시간도 엄청 걸리고, 계속 앉아서 하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려오는 것이 ... 어머니께서 우리 형제들 각자 집에 다진 마늘을 보내주실 때, 늘 이런 수고를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니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함을 느낀 저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이른 저녁부터 시작한 마늘까기였는데, 지퍼팩 하나 채우는데 3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 마늘 자루에 아직 까지 않은 통마늘이 조금 남아있는데, 그건 내일 마무리하기로 하고, 마무리했다.
어머니와 함께 지내다 보니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에서 챙겨주시고, 신경 써주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는 때가 많은데, 본가에서 우리 형제들 집으로 각각 먹거리를 보내주실 때에도 얼마나 많은 수고를 들이시는지도 볼 수 있었기에 더 송구스럽고, 타지에 멀리 산다는 핑계로 살뜰히 챙겨드리지 못한 죄송함만 커지더라.
마늘을 다 까고나서 뭐 그런 감상에 젖어본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