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가족이 행복하다
어느 주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엄마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드라마 얘기에서부터 어제 택시 운전 중이었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는 남자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기에
통화가 길어지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엄마, 뭐 그런 얘길 지금 해? 집에서 얘기하자!”라고
말하곤 끊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놀다 보니 저녁 늦게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안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언니가 내 팔을 끌고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언니한테도 전화했는데 나처럼 화를 내서
마음이 상한 엄마가 우셨다는 겁니다.
엄마의 직업이 택시 운전이다 보니
쉬는 날도 일정치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쉬게 되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딸은 집에 없으니
속상한 마음에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가족들은 엄마의 그 마음을 몰라줬던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속상하셨을까’라고 생각하니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와 언니는 조용히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엄마는 등을 돌린 채 누워 계셨습니다.
“엄마 미안해, 우리가 엄마 마음을
너무 몰랐던 것 같아.”
가만히 듣고 있던 엄마의 어깨가 들썩였습니다.
저는 죄송한 마음에 뒤에서 엄마를
꼭 안아드렸습니다.
재미는 없지만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내가 오늘 뭘 했는지, 누굴 봤는지,
어딜 갔는지, 뭘 타고 왔는지..
오늘 엄마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