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시골 장터에서
오르골 하나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맑고 고운 소리가 들려와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사람이
오르골을 팔고 있었습니다.

아기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였지만,
그 안에서는 샘물처럼 맑은 선율이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태엽을 감으면 언제든
다시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망설임 없이
하나를 골랐습니다.

조심스레 태엽을 돌리자
작은 쇠 원통이 돌아가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에 맞춰 고운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상자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소리가 날까?’

자세히 보니 안쪽에 원통형 실린더가 있고
그 표면에는 크고 작은 뾰족한 돌기들이
불규칙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태엽을 돌리자, 실린더와 함께 돌기가 회전하며
얇은 금속판을 하나씩 톡톡 건드릴 때마다
맑은 소리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렇게 돌기 하나하나가 음표가 되고,
금속판은 그 음을 받아 조심스레 연주하는
악기가 되어 하나의 곡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모양새의 돌기와 빈틈이
엇갈리듯 이어지며 조용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던 것입니다.

 

 

삶은 늘 매끄럽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날은 뾰족한 돌기처럼 날카롭고,
어떤 날은 빈틈처럼 텅 빈 듯 하지만,
그 다름과 차이들이 모여 서로를 채우고
결국 우리만의 고유한 음악이 되어 흐른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그 음악의 조용한 울림 속에서
삶의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