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틈만 나면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결국 책상 위에서 가장 오래 손에 닿는 건 마우스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냥 좋다더라’는 말로는 선택이 되지 않고, 손에 잡히는 느낌부터 센서·무게·연결 방식·소프트웨어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게 됩니다.
이번에 사용해본 CHERRY XTRFY MW5500은 그런 기준을 꽤 여유 있게 통과한 플래그십 무선 게이밍 마우스였는데요. 단순히 스펙만 화려한 게 아니라 실사용에서도 체감이 확실할 만큼 밸런스가 잘 잡힌 느낌이었습니다.
✅ 디자인과 그립감
MW5500은 처음 잡았을 때부터 손안에 자연스럽게 안기는 느낌이 좋은 마우스였습니다. 62g이라는 가벼운 무게 덕분에 움직임이 부드러우면서도, 매트한 상단 코팅과 양옆 미세 파임 구조가 손가락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줘 장시간 사용에도 피로가 적었어요.
특히 아시아 손 크기에 맞춰 설계됐다는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고 느껴졌는데, 팜·클로·핑거 어느 방식으로 잡아도 크게 어색하지 않고, 저는 평소처럼 살짝 손가락을 세워서 잡는 클로그립으로 사용할 때 가장 편했습니다.
✅ 압도적인 반응 속도
이 마우스의 핵심 매력은 2.4GHz 무선 모드에서 최대 8000Hz 폴링레이트를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무선 마우스가 1000Hz 정도인 걸 생각하면 최대 8배까지 빠른 입력 주기를 가진 셈인데요. FPS 게임에서 에임을 크게 휘두르거나 순간적으로 끊어 움직일 때 커서가 끌려오지 않고 ‘그대로 붙어서 따라오는 느낌’이 확실히 체감됩니다.
평소엔 2000~4000Hz로 쓰다가, 랭크나 집중하는 게임에서는 8000Hz로 올려 쓰면 성능과 배터리의 균형이 딱 좋아요. 블루투스, 유선 USB-C까지 모드 전환도 편해 여러 기기를 동시에 쓰는 분들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 정교한 트래킹
MW5500에는 플래그십 라인업인 PIXART PAW3950 센서가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배그에서 DPI 800 / 감도 로우센서 스타일로 플레이하는데, 아주 느린 미세 조준에서도 커서가 뚝 끊기지 않고 그대로 따라오는 점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고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분들은 DPI를 조금 더 높여도 전혀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져, 고감도·저감도 모두 원하는 스타일로 세팅하기 편합니다.
✅ 불편함 없는 구성
600mAh 배터리는 스펙만 보면 무난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체감이 훨씬 여유롭습니다. 1000Hz 기준으로 평일 8시간씩 사용해도 2주 이상은 충분히 버텼고, 급할 땐 5분 충전만으로 10~12시간 정도는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매우 좋았습니다.
전용 소프트웨어(CHERRY Fusion)도 깔끔하고 필요한 기능만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쓰기 편해요. DPI 단계별 조절, 폴링레이트 변경, 버튼 매핑, 매크로 설정, 게임별 프로필 저장까지 모두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사용자마다 자신만의 세팅을 만들기 좋습니다.
✅ 실사용 느낌
2.4GHz + 8K 폴링레이트 + DPI 800 조합으로 플레이해보니, 가벼운 마우스 특유의 흔들리는 느낌이 아니라 부드럽게 움직이고 정확하게 멈추는 특성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좌우 스와이프 시 관성이 적어서 목표 지점에서 딱 멈추기 좋고, 장시간 플레이해도 손목에 부담이 덜해 집중력이 오래 유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클릭감은 적당히 탄력 있고 확실한 스트로크 덕분에 시원한 클릭감이 전달되어, 연사·단발 모두에서 정확하게 입력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MW5500은 여러 경쟁 제품 사이에서도 명확한 포지션을 가진 제품입니다. 가볍고, 반응이 빠르고, 센서 성능이 좋고, 배터리까지 실사용 중심으로 튜닝된 조합은 흔치 않거든요. 가벼움·정교함·반응 속도·연결 편의성까지 모두 잡고 싶은 분이라면 MW5500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