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봉기는 오랫동안 살까 말까 고민했던 마이크 프리앰프를 드디어 구매하게 되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마이크 프리앰프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USB 마이크라면 프리앰프가 마이크 내부에, XLR 케이블(캐논잭)을 사용하는 콘덴서 및 다이나믹 마이크 등은 프리앰프가 내장된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마이크 프리앰프는 목소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유저라 하더라도 필수로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별도의 마이크 프리앰프가 사용되는 이유는 다양한 기능들의 집합체인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그 자체의 특성으로 인해 다방면에서 최고의 하드웨어가 사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면 내부에 준수한 내장 프리앰프가 사용된 제품도 있겠지만, 그것만을 바라기에는 원하는 성능과 가격의 괴리가 있기 때문에 상업용을 필요치 않는 유저들에게는 선택받기 어렵게 되죠.
이러한 마이크 프리앰프는 내장 프리앰프의 수준을 보강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데요. 특히,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탑재된 프리앰프는 별도의 외장 프리앰프와 비교하여 성능이 낮아, 마이크 볼륨 증가를 위해 Gain을 확보할 때 노이즈가 더욱 많이 끼게 되는 경향을 보이죠. 이를 위해 이에 특화된 별도의 외장 프리앰프를 사용한다면 볼륨 확보 대비 깔끔한 노이즈를 보이는 것은 물론, 프리앰프 고유의 착색감을 더해 목소리를 따뜻하거나 차가운 느낌을 더할 수 있다는 특징도 함께 제공합니다.
저는 기존에 RME Babyface Pro FS라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르윗 LCT-940 진공관 마이크 조합을 사용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게 볼륨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유저라면 해당 조합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되지만, 저는 목이 약해 목이 금방 쉬기 때문에 목소리를 작게 내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Gain과 DAW의 볼륨을 통해 이를 보완하였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볼륨 확보 시 화이트 노이즈가 많이 발생하여 노이즈 억제에도 한계를 느끼게 돼, 마이크 프리앰프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살펴보기
포커스 라이트의 ISA ONE은 일반적인 마이크 프리앰프 대비 큰 사이즈를 지니고 있어 별도의 전용 외부 박스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마이크 프리앰프 본체, 설명서, 220V 전원 케이블, 해외용 전원 케이블로 구성되었습니다.
포커스라이트 ISA ONE의 전면 모습으로, 보이다시피 큰 크기에 걸맞도록 다양한 버튼과 노브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좌측 상단은 인풋 단자의 Gain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2개 위치하고 있습니다. 좌측 노브는 Gain을 0~30, 30~60을 10 단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우측의 트림 노브는 추가 Gain을 0~20까지 1 단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단에는 인풋의 종류를 마이크 / 라인 / 악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버튼과 마이크의 임피던스를 설정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 상단에는 VU 미터가 위치하고 있는데, 입력되는 볼륨의 수준을 바늘로 표시해 줍니다. 이러한 VU 미터는 소프트웨어로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ISA ONE의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우측 상단에는 VU 미터 외에도 볼륨을 확인할 수 있는 피크 미터가 위치하고 있으며, 샘플레이트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과 애드온 카드를 위한 클럭 버튼이 있습니다.
하단 중앙에는 악기 선택 시 임피던스를 설정할 수 있는 버튼, 볼륨을 위한 게인 노브가 위치하고 있으며, 우측에는 악기를 연결하거나 앰프로 출력할 수 있는 포트가 있습니다.
우측 하단에는 모니터링을 위한 헤드폰 포트와 헤드폰 볼륨 노브 그리고 큐 믹스를 위한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크기가 큰 만큼 상단에는 손잡이가 설계되어 있어 프리앰프의 위치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커스라이트 ISA ONE 후면의 좌측 하단에는 전원 버튼, 전원 포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과 우측 하단에는 전면 VU 미터와 피크 미터를 조정하기 위한 캘리브레이션 버튼 그리고 XLR 및 라인 입출력 포트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마무리
마이크 프리앰프를 사용하기 전에는 '비용 대비 큰 체감 차이가 없으면 어떡하지?' 라는 의문이 머리속에 항상 맴돌아 구매까지 약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이를 구매하고 사용해 보니 의문에 대한 결론은 '체감이 된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에는 RME 베이비페이스 프로 FS의 게인을 어느 정도 높이고, 스튜디오 원이라는 DAW에서 RX De noise라는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노이즈를 제거한 뒤 추가로 볼륨을 소폭 증폭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는데요.
포커스라이트 ISA ONE을 설치한 뒤로는 볼륨감이 풍성해지는데도 노이즈가 크게 올라오지 않아 플러그인을 통한 노이즈 감쇠의 정도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노이즈 억제로 인한 목소리의 일부 음역이 깎이는 부분이 해소되면서, 다소 먹먹하게 느껴졌었던 목소리가 좀 더 생기 있는 소리로 변한 것이 체감되었습니다.
다만, 외장 마이크 프리앰프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저렴하지는 않기 때문에, 화이트 노이즈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착색감이 불호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 뒤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