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고성능 메모리로 인지도를 쌓아 올린 커세어는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 일체형 수냉 쿨러, 게이밍 기어 등 PC 하드웨어 전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습니다. 이후 201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Elgato, VBI, SCUF, FANATEC, DROP, Origin PC 등을 인수하며 생태계 규모를 더욱 넓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생태계는 확장되었지만, 커세어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PC 컴포넌트나 게이밍 기어 부문의 존재감이 다소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커세어는 지난 2025년 대만 컴퓨텍스에서 신규 PC 하드웨어 라인업을 대거 발표했고, 이어 지난 9월 25일에는 서울에서 미디어 데이라는 이름으로 게이밍 기어 4종을 새롭게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번 미디어 데이는 커세어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이래 처음 진행된 행사였던 만큼, 공을 들인 모습이 곳곳에서 느껴졌는데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사진과 설명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행사장 전경

2025 커세어 미디어 데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리버서울 1층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커세어 코리아가 처음으로 마련한 외부 행사였던 만큼, 브랜드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CORSAIR(해적선)의 의미를 한강 위 요트와 함께 연출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버서울 1층에는 입구부터 커세어 특유의 느낌이 물씬 풍겨났습니다. 입구를 지나서면 인플루언서를 포함한 참석자들을 맞이하는 커세어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간단한 어매니티와 함께 행사 폐막 전에 진행되는 럭키드로우를 위한 쿠폰을 제공했습니다.

입구 카운터를 지나서면 커세어 로고로 꾸며진 촬영용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신규 게이밍 기어 4종 중 메인 제품 2종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모델 두 분과 전 프로게이머이자 현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류제홍, 버니 채준혁 님이 커세어 제품을 직접 들고 포즈를 취해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었습니다.

신규 게이밍 기어 제품들이 전시된 메인 공간 맞은 편에는 프레젠테이션과 오찬을 위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신제품 살펴보기

앞서 살펴본 포토존을 지나 더 깊숙이 들어가면, 커세어 생태계로 구성된 데스크 셋업 존, 신규 게이밍 기어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초경량 고성능을 표방하는 커세어 세이버 V2 PRO 울트라라이트(CORSAIR SABRE V2 PRO Ultralight), 새로운 키보드 라인업인 커세어 뱅가드 96 시리즈(CORSAIR VANGUARD 96 & PRO), 그리고 커세어의 첫 히트박스 레버리스 컨트롤러인 노바블레이드(CORSAIR NOVABLADE PRO WIRELESS)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데스크 셋업 존을 체험해보는 커세어 글로벌 키보드 마케팅 매니저

가장 먼저 보이는 데스크 셋업 존에는 지난 컴퓨텍스 2025에서 발표되고 곧 출시 예정인 커세어 AIR 5400 케이스를 비롯해 커세어의 벤더블 모니터 45WQHD240(XENEON FLEX 45WQHD240), 커세어 뱅가드 프로 96 키보드, 커세어 세이버 V2 프로 마우스, 커세어 보이드 무선 V2 헤드셋, 엘가토 스트림덱+ 그리고 커세어 T3 RUSH 게이밍 체어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2025 커세어 미디어 데이 개최전 9월 18일에 먼저 출시된 세이버 V2 프로입니다.

이번 행사의 메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뱅가드 96 시리즈는 스위치 옵션에 따라 일반 모델은 뱅가드 96과 자석 축을 탑재한 뱅가드 프로 96으로 나뉩니다.

두 제품은 모두 96% 레이아웃으로 설계되어 텐키리스에 준하는 컴팩트한 사이즈를 갖췄으며, 구성품으로 팜레스트가 기본 제공됩니다. 더불어 게이밍 키보드의 최신 트렌드인 8K 폴링레이트를 지원합니다. (연결 방식 : 유선 전용)

우측 상단에는 노브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어, 노브를 통해 볼륨을 조절하거나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인 모니터보다 밝은 최대 350 nits의 밝기를 제공해 조도가 높은 공간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뱅가드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가상 스트림덱 기능을 지원하는데, 측면에 위치한 G키에 맵핑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현재 마우스 위치에 오버레이가 팝업되어 빠르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뱅가드 96과 뱅가드 프로 96는 미디어 데이가 진행된 9월 25일부터 정식 출시되어 판매 중입니다.

커세어의 게이밍 헤드셋 라인업인 보이드의 2세대 제품인 보이드 무선 V2, 다기능 컨트롤러의 대명사 스트림덱의 플러스 모델, 신규 게이밍 의자 T3 러쉬입니다.

지난 2025 인텔 다나와 아카데미에서 최초로 전시될 예정이었던 커세어 AIR 5400이 기상 악화로 전시되지 못했지만, 이번 미디어 데이를 통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당 빌드에는 CPU, 그래픽카드, 메인보드를 제외한 모든 컴포넌트를 커세어 하드웨어로 구성해 화이트 커세어 콘셉트를 구성했습니다. 특히, 이번 AIR 5400은 커세어 최초의 트리플 챔버 케이스로 그래픽카드와 CPU의 발열을 분리시켰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는데요.

프로세서를 냉각하기 위한 수냉 쿨러 라디에이터를 측면에 위치한 트리플 챔버로 배치해 그래픽카드와의 열 간섭을 피했고, 하단과 상단에 위치한 덕트를 통해 그래픽카드의 발열만을 상단으로 배출시키는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저는 해당 케이스에 관심이 있어 담당 매니저님께 여러 가지 물어보았는데, 이러한 구조를 지닌 트리플 챔버는 커세어에게 특허가 있어 타 제조사에서 함부로 따라 제조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데스크 셋업 존 옆에는 히트박스라 불리는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위한 체험 존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참석자들은 철권 8을 직접 플레이하며 컨트롤러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커세어의 첫 게이밍 컨트롤러인 노바블레이드 프로는 15개의 메인 키, 상단 기능 키 8개, 측면 G키 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판은 마그네틱 방식으로 고정되어 손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상판 아래에는 USB 동글을 수납할 수 있고 연결 방식과 플랫폼을 설정할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플랫폼은 PC를 비롯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라이센스를 통해 PS5, PS4 플랫폼을 지원하며, 연결은 유선, 2.4 GHz 무선, 블루투스의 3가지 모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뱅가드 프로 96에 탑재된 MGX Hyperdrive 스위치(홀 이펙트 스위치)가 탑재되어 래피드 트리거를 지원하며 SOCD 기능도 함께 지원합니다. 또한, 자세한 스펙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폴링레이트는 1000 Hz 수준이라는 루머가 있습니다.

뱅가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G키를 통한 매크로 입력을 지원해, 격투 게임 등의 복잡한 커맨드 입력을 G키 입력 하나로 간단히 실행할 수 있습니다.

노바블레이드 존 옆에는 데스크 셋업 존에 전시된 신제품들을 개별적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가벼운 무게를 강조하는 세이버 V2 프로 옆에는 깃털이 올려져 있어 시각적으로 가벼움을 표현했으며, 그 옆에는 저울이 있어 무게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뱅가드 전용 공간에는 뱅가드 96 블랙, 뱅가드 96 듀얼 톤, 뱅가드 프로 96의 3가지 모델이 전시되었습니다. 듀얼 톤 컬러는 일반 모델인 뱅가드 96을 MLX Pulse 스위치로 구성할 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5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MAKR 75(메이커 75)는 커세어가 기성품 브랜드를 넘어 커스텀의 영역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키보드입니다. 알루미늄 하우징과 75% 레이아웃, 핫스왑 지원, 8단 댐핑 구조 등을 채택해 타건감을 강조했으며, 우측 상단을 모듈식으로 설계하여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거나 노브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커세어 코리아는 메이커 75의 출시 계획이 있으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데스크 셋업 존 옆에 있는 문을 통해 나가면 앞서 사진을 통해 살펴본 요트에 탑승해볼 수 있는데요. 요트 곳곳에는 커세어 로고와 깃발 등이 배치되어 있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냈으며, 내부에는 신규 게이밍 기어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커세어 코리아 지사장, 박재천

커세어 코리아의 박재천 지사장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번 미디어 데이를 통해 브랜드 포지셔닝과 개발 철학을 설명하고 소프트웨어에서 웹 허브로의 전환을 발표했습니다. 커세어 웹 허브로 완전히 정착되기 전까지 iCUE와 병행하여 운영되며, 차세대 제품부터는 모두 웹 허브가 표준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커세어 글로벌 키보드 마케팅 매니저, 스테파니

커세어의 글로벌 키보드 마케팅 매니저인 스테파니는 프레젠테이션에서 키보드 네이밍 체계가 개편됨을 알렸습니다. 기존의 K100, K70, K65처럼 모호한 네이밍 방식이 아닌 시리즈 + 에디션 + 레이아웃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VANGUARD PRO 96은 뱅가드 시리즈, 프로 에디션, 96% 레이아웃을 의미합니다.

또한, 앞으로 작명되는 시리즈는 영국의 군함 명칭을 채택하여 기존의 K70 시리즈는 뱅가드가 되었으며, 다른 라인업의 명칭은 추후에 공개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뱅가드 96 시리즈는 100% 풀 배열 레이아웃에서 4% 줄어든 96% 레이아웃으로 제작되었지만, 크기는 25% 줄어들어 텐키리스와 비슷한 크기를 지녔습니다. 더불어 측면 G키를 통한 가상 스트림덱을 사용할 수 있어, 게임뿐만 아니라 영상 편집 등의 환경에서 워크플로우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스테파니는 노바블레이드에 대해서도 프레젠테이션을 이어나갔습니다. 뱅가드 프로 96에 탑재된 MGX 홀 이펙트 스위치가 탑재되어 래피드 트리거를 지원해 더욱 빠른 입력을 지원하며, SOCD 기능을 통한 중립 입력 처리, G키를 통한 커맨드 입력 단축 등 퍼포먼스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노바블레이드는 미디어 데이가 개최되기 전에 글로벌 티저가 공개되었고,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커세어 코리아 마케팅, 배재원

커세어 코리아 마케팅 배재원 팀장은 세이버 V2 프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프로게이머들과 협업으로 탄생한 해당 제품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위해 초경량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으며, 초경량을 목표로 하되 미니 쉘 디자인과 같은 방식은 적용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유무선 8K 폴링레이트를 지원하며, 그립력 향상을 위한 그립 테이프를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또한, 지난 9월 18일부터 정식 출시하여 판매중에 있습니다.

세이버 V2 프로의 개발 피드백에 도움을 준 류제홍, 버니 채준혁님이 단상으로 나와 사용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마무리

프레젠테이션이 마무리되고 샐러드, 바게트가 포함된 수프, 스테이크, 아이스크림 & 케이크로 구성된 오찬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금화 디자인의 초콜릿이 간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오찬이 끝나고 미디어 데이 입장시 제공되는 쿠폰을 통한 럭키드로우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경품은 보이드 무선 V2 헤드셋, 뱅가드 프로 96, TC500 LUXE 게이밍 의자입니다.

저는 이번 미디어 데이에서 럭키드로우 2등에 당첨돼 뱅가드 프로 96과 참석자 모두에게 제공된 세이버 프로 V2를 받았는데요. 두 제품 모두 빠르게 리뷰해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