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8&aid=0004281067
"노조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한국GM 노동조합이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자사 브랜드 수입차 불매운동에 나선다. 자동차 업계 초유의 자사 차량 불매운동에 한국GM이 세운 '투트랙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오는 24일 'GM 수입차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한국GM이 미국에서 들여온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을 사지 말자는 내용이다.
노조는 미국에서 수입해 들여온 차량이 한국GM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입 판매 차량의 증가는 국내 생산 물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국GM 노조원 대부분은 생산직에 종사 중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이 진전이 없자 불매운동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 19일 열린 교섭은 1시간 만에 결렬됐다. '임금 인상'(노조)과 '인상 불가'(회사)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불매운동을 두고 영업·판매 쪽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쪽에서는 한 차종이라도 더 들여와 판매를 늘리고 싶어 한다"며 "특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고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인 차량"이라고 말했다.
올 1~8월 한국GM의 내수판매량은 4만87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나 줄었다. 이미 판매모델 9종 중 4종(트래버스, 콜로라도 제외)이 수입차량이고, 판매 비중은 8.6%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가 가세하면 수입차 비중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UV라인업은 ‘트랙스’를 제외한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가 모두 수입차량이다. 한국GM은 향후 ‘타호’, ‘서버번’ 등 초대형 SUV도 들여올 계획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철수 위기 직후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의 장점을 모두 갖춘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국내 공장은 글로벌 생산 기지의 역할을 하고, 해외에서 검증된 GM 차량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수입 브랜드 '쉐보레'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지난달에서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노조의 수입차 불매운동이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GM은 그간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투트랙 전략'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한국GM은 지난 3월에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새 전략을 발표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발표 내용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 공장은 준중형 SUV, 차세대 CUV(다목적크로스오버차량) 등 글로벌 신차의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한다"며 "생산 계획이 내년, 2023년으로 잡힌 만큼 새로운 신차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