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그랜저는 현대의 최근 신차에서 보여줬던 기대치에 충분히 부합되는 상품성을 지녔다. 구형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다. 전반적인 성격은 컴포트이다. 파워트레인부터 하체의 세팅까지 시종일관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방음 대책이 탁월한 것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멈췄다가 다시 가속까지 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된 차종은 흔치 않다. 하체나 브레이크의 세팅이 고속 대응은 아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순간적으로 타이어가 슬립한다. 토크가 너무 강하다기 보다는 타이어의 접지력이 약하다. 그리고 약간의 지체 이후에 리니어한 가속이 시작된다. 두툼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도 크게 부족함 없는 성능이긴 하다. 일단 회전수를 띄우면 끈질기게 출력을 쏟아내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고속 주행 능력은 쏘나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쏘나타보다는 좀 낫다는 말이고 다시 말하면 특별히 좋지는 않다는 뜻이다. 직진 능력 자체를 떠나 차가 달라붙는 느낌은 부족하다. 그래서 고속 주행을 할 떄 완만한 코너를 만나면 주저하게 된다. 운전대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브레이크도 고속 대응은 아니다. 160, 140km/h에서 급제동해 속도를 줄이면 두 번째에서 페이드가 발생하고 앞바퀴에서는 연기가 난다. 서울에서 시승할 때처럼 완전히 멈출 때까지 제동을 했으면 이보다 심했을 것이다. 타이어도 제동 성능이 딸린다. 느낌과 달리 제동 시 좌우 밸런스는 좋다. 그런데 그랜저 오너가 경험하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크루즈 컨트롤은 ACC로 불린다. 현존하는 ACC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속도가 30km/h가 되면 작동이 해지되는 것, 다른 하나는 멈출 때까지 작동하는 것이다. 그랜저의 ASCC는 후자에 해당된다. 멈출 때까지 작동하는 ACC는 주로 차의 마진이 좋은 고급차에 탑재되고 적용 차종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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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 5세대 그랜저 HG300
2011.02.15. 0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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