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싼 화장실을 가져왔는데, 쓰지를 못하니!”
아무리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라도 가끔 보호자를 시험에 들게 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용변 활동. 필자도 첫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웠을 때, 매일매일 이불과 바닥에 용변 테러를 당했었다. 이후 고양이를 입양했을 때, 한 번도 용변 훈련을 하지 않았음에도 똑 부러지게 모래를 파서 맛동산(변)을 낳는 냥님을 보며 감탄 또 감탄했다.
▲ 화장실이 맘에 안 든다, 휴먼!
고양이는 화장실이 마음에 들면 특별한 훈련 없이도 알아서 화장실을 가린다. 문제는 그 화장실이 냥님께 합격 받아야 한다는 것! 우리 냥님이 이용하시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모래도 기호에 맞아야 하며, 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줘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아무리 비싼 화장실을 갖다 놓아도 무용지물이다. 자, 그럼 어떤 화장실을 써야 우리 냥님이 만족할 수 있을까?
고양이 화장실 잘 꾸미기, 첫 번째!
'배변 후 우리 냥님 반응을 관찰하라'
▲ 쩐이 CF-S02C 평판형 고양이 화장실 / 사빅 홉인 탑엔트리 화장실
고양이 화장실은 크게 오픈형과 밀폐형 두 종류가 있다.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박스를 반으로 잘라 모래를 채워두고, 고양이 반응을 살펴보자. 고양이는 볼일을 본 후 모래로 배설물을 덮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배설물을 방치하고 곧바로 화장실을 빠져 나오거나 다리를 털면서 나오면 화장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신호다. 심지어 화장실 턱에 올라가서 볼일을 보거나 화장실 가장자리를 벅벅 긁는다면 집사가 준비한 화장실이 99% 불편하다는 의미다.
▲ 이 화장실은 나한테 너무 크다냥!
고양이는 몸에 비해 화장실이 지나치게 작거나 구조가 성향이 맞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고양이는 맞지 않는 화장실을 억지로 사용하도록 강요하면 용변을 참아 방광염에 걸릴 수 있으며, 어떤 고양이는 책상이나 선반 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소변을 누어 집사에게 항의한다. 그래서 우리는 냥님의 마음을 사로잡을 화장실을 찾아야 한다.
▶ 오픈형 화장실
▲ 굿똥-오픈형 / 가오 냥토모 시스템 화장실 오픈형
오픈형 화장실은 뚜껑이 없고 상부가 개방된 화장실을 말한다. 용변을 보며 주위를 둘러보기 쉽고, 적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어 많은 고양이가 선호하는 형태다. 특히 몸집이 큰 고양이는 밀폐형보다 오픈형 화장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용변 중 화장실 안에서 몸을 움직이거나 모래를 덮기 훨씬 쉽기 때문이다.
사이즈가 넉넉한 오픈형 화장실은 배설물을 모래로 여러 번 덮으며 놀이하듯 뒤처리를 즐기는 고양이들에게 특히 좋다. 만약 현재 사용 중인 화장실이 밀폐형인데 고양이가 배변을 거부하거나 불편한 반응을 보이면 오픈형으로 바꿔보길 바란다.
▶ 밀폐형 화장실 - 상단 입구형
▲ 상단 입구형인 롤프 하겐 캣잇 스마트 시프트 수세식 화장실 / 정면 입구형인 피단 이글루 고양이 화장실
밀폐형 화장실은 상부에 구멍이 뚫린 상단 입구형과 앞부분이 뚫린 정면 입구형으로 나뉜다. 천장 구멍을 통해 들어갔다가 나오는 상단 입구형은 사람에게는 불편해 보이지만 수직 운동을 즐기는 고양이에게는 매우 편한 구조다. 또한 좁고 아늑한 곳에서 용변 활동하기를 원하는 고양이에게 적합하다.
▲ 클레버캣 탑엔트리 화장실
상단 입구형 화장실은 관리하기도 쉽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고양이는 자신의 배설물을 모래로 덮는 습성이 있다. 이때 모래가 사방으로 튀는 사막화가 일어나는데, 상단 입구형은 천장을 제외한 전면이 막혀 있어 사막화를 방지한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화장실을 나올 때 발에 묻은 모래들을 자연히 천장 바닥에 털고 나오기 때문에 사방에 떨어지는 모래들을 줄일 수 있다.
▶ 밀폐형 화장실 - 정면 입구형
▲ 엠펫 초대형 고양이 화장실
정면 입구형은 화장실 앞부분에 구멍이 나 있는 구조로 고양이 집과 비슷하다. 이런 화장실은 상단 입구형처럼 점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관절이 약하거나, 노령이라 움직임이 둔한 고양이에게 적합하다. 몸집이 커서 천장 구멍을 들락날락하기 힘든 뚱뚱한 고양이들에게도 좋다.
▶ 자동 화장실
▲ 펫세이프 스쿱프리 자동화장실 / 디클 펫트리 고양이 자동화장실
고양이는 청결한 동물이라 화장실을 깨끗하게 관리해주지 않으면 화낸다. 그래서 집사들은 삽을 들고 매일 맛동산(고양이 대변)과 감자(고양이 소변)를 캐야 한다. 문제는 장시간 집을 비우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다. 오랜 시간 화장실에 맛동산과 대변을 방치했다간 어떤 보복을 당하게 되는지, 우리 집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동 화장실은 이런 바쁜 집사들을 대신해 배설물 처리를 도와주는 신통방통한 제품이다.
▲ 회전하며 자동으로 배설물을 치워주는 고양이 자동화장실
자동 화장실은 대부분 센서 반응 원리로 작동한다. 고양이가 용변을 보면 센서로 감지해 자동으로 회전하며 배설물을 청소해준다. 예민한 고양이는 집사가 바로바로 용변을 치워주지 않으면 용변을 거부하기도 하는데, 그런 고양이에게 자동 화장실 한 대 선물하면 ‘24시간 똥 치우개’ 포지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광고X! 고양이 자동화장실 리얼 생생한 리뷰 보기 [디클 펫트리 자동화장실]
☞ 광고X! 고양이 자동화장실 리얼 생생한 리뷰 보기 [스쿱프리 고양이 자동화장실]
▲ 이 화장실, 마음에 들었다냥
단 자동 화장실도 단점이 있는데, 소음에 민감하거나 겁이 많은 고양이는 사용을 거부할 수 있으며, 가격도 고가인 제품이 많다. 무엇보다 자동화장실을 사용하면 집사들이 고양이 배변 상태를 매번 확인하지 않게 되어 우리 냥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하기 어렵다.
고양이 화장실 위치 선정 tip
고양이 화장실은 설치 장소도 잘 골라야 한다. 먼저 고양이는 주 활동 공간과 화장실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활동 장소와 가까운 곳에 두되 사람이나 다른 반려동물의 이동이 적은 조용한 곳에 놓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화장실을 너무 어두컴컴하거나 세탁실처럼 소음과 진동이 큰 곳에 두는 것은 금물이다. 화장실은 고양이가 접근하기 쉽고, 안전하며, 평화롭게 일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에 설치하는 것이 베스트다.
고양이 화장실 잘 꾸미기, 두 번째!
'화장실만큼 중요한 모래 선택법'
강아지를 키우다 고양이를 처음 기르게 된 집사들은 화장실에서 당황한다. 강아지는 배변 패드나 신문지 1장만 있으면 되는데, 고양이는 모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이 모래, 맘에 안 들어... 바꿔줘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모래 위에 용변을 보고, 모래로 배설물을 덮는다. 일부 고양이들은 훈련을 통해 모래 없이 배설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모래에 용변을 보는 고양이들이 훨씬 많다. 그런데 이 모래도 종류가 다양하다. 화장실처럼 모래도 냥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용변을 거부하니, 고양이 성향을 파악해 모래를 고르자.
▶ 응고형 모래
▲ 페스룸 더스트 프리 벤토나이트 6.3kg
가장 흔하게 쓰는 모래가 응고형 모래다. ‘벤토나이트’라는 성분으로 된 응고형 모래에 고양이가 소변을 보면 그 자리에 있는 알갱이들이 둥글게 뭉쳐지는데, 집사들은 이를 가리켜 ‘감자’라고 부른다. 응고형 모래는 고양이 용변과 잘 뭉쳐져서 삽으로 떠서 버리기 편하다. 하지만 여름엔 악취가 발생하기 쉽고, 고양이가 용변을 보고 덮는 과정에서 모래가 심하게 날리는 사막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 두부형 모래
▲ 태비탑퍼 두부두부 오리지널
두부형 모래는 응고형 모래의 단점인 사막화를 보완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콩비지로 만들어서 무겁고, 먼지 발생을 최소화해 사막화는 물론, 먼지로 인해 고양이가 결막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물에도 잘 녹아 변기에 버려도 된다. 하지만 벤토나이트보다 응고력이 떨어지고, 소변을 흡수한 모래가 화장실에 남아 악취가 발생하기 쉽다.
고양이 화장실 잘 꾸미기, 세 번째!
'사막화와 냄새를 잡아라'
▲ 킁킁, 이게 내 X 냄새다냥?
아무리 비싼 밀폐형 화장실에 좋은 두부 모래를 써도 고양이가 화장실 한 번 다녀가면 모래가 생긴다. 사막화는 집사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걸까. 사막화를 100% 차단할 수 없지만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하면 사막화를 조금은 줄일 수 있다. 특히 가족 중 기관지가 나쁘거나 어린아이가 있다면 다음 아이템들을 눈여겨보자.
▶ 사막화 방지, 모래매트
▲ 위드공감 뽀시래기 고양이 사막화방지 뽕뽕매트 / 캣미자매트
모래매트를 고양이 화장실 주변에 두면 사막화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매트에는 작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데, 고양이가 용변을 본 후 화장실을 나올 때 이 매트를 밟으면, 고양이 발에 묻은 모래알들이 구멍 속으로 쏙쏙 들어가 사막화를 줄여준다. 청소도 쉽다. 매트를 들어 올려 홈으로 빠진 모래알들을 청소기로 흡입하면 끝이다.
▶ 방향제
▲ 에티펫 향기묘책 / 캣처 뿌려쓰는 모래탈취제
고양이 배설물 냄새는 생각 이상으로 독하다. 그래서 탈취 효과가 있는 모래를 써도 배설물을 그때그때 치우지 않으면 냄새가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기 물 내리듯 모래를 갈아주기에 집사들의 시간과 지갑은 너무나 한정적이다. 만약 고양이 배설물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고양이 화장실 방향제를 사용해보자. 모래에 뿌려주면 탈취 성분이 악취를 빨아들여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 오, 깨끗하다냥
배변 활동은 인간에게나 고양이에게나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 화장실은 고양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 된다.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위생 관리가 제일임을 잊지 말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장기은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