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음악, 이 2가지는 케미가 좋다. 음악은 반복되는 지루한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운동은 바쁜 일상 속에서 피곤함에 찌든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런 까닭에 어디서나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운동하는 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이어폰을 쓰느냐에 따라 즐거움의 정도가 결정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만약 몇 미터 달리지도 않았는데 귀에서 이어폰이 빠지고 사용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단선이 발생한다거나 케이블이 땀으로 범벅이 돼 불쾌함을 준다면 가뜩이나 힘든 운동에 짜증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용 이어폰이 필요한 것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는 제이버드(Jaybird)다. 프로 운동선수와 소비자 의견을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유명하며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편의성과 내구성 그리고 준수한 음질까지 자랑한다. 수년째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필자 역시도 작년 말에 출시한 X4를 제외한 모든 제품을 사용해봤고 대부분 높은 만족감을 느꼈었다. 지금도 헬스장을 갈 준비를 할 때 '타라 프로'부터 챙길 정도다.
필자가 여러분께 소개할 제품은 다양한 라인업 중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 라인업인 RUN 시리즈의 신제품, 제이버드 RUN XT다. 기존 모델의 Expert 버전으로 방수 성능이 향상됐다. 사실 RUN 시리즈는 유독 다른 라인업보다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었다. 타사 대비 짧은 사용 시간과 정확한 방수 레이팅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드리스 이어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간헐적인 끊김도 있었다. 그것들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한번 확인해보자.
짧게나마 개봉기를 준비했다. 블랙 & 화이트 배색 조합에 브랜드 아이덴티티 색상인 연두색을 적절하게 섞어서 박스를 디자인했고 후면과 측면을 활용해서 스펙을 포함한 특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양장 북을 여는 듯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개폐 방식을 적용했다. 깔끔하다.
패키지로 제공되는 구성품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이어폰 본체를 포함해서 4가지 타입의 이어 핀과 Round, Oval 타입 이어 팁 2개씩(SM/MD 사이즈) 그리고 USB 충전 케이블과 충전 케이스를 제공한다. 원래 여기에 이어 핀과 이어 팁을 보관할 수 있는 휴대용 파우치까지 제공됐었는데 이번에는 빠졌다.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사실 착용자 귀에 최적화된 조합을 찾아서 한 번 세팅해 놓으면 바꿀 일이 거의 없으므로 파우치가 없더라도 사용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다.
외관에서 전작과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정면 하우징 색상과 노즐 색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결 차분해졌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요란하지 않으므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하는 데 부담이 없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 색상은 'BLACK-FLASH'로 노즐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색상을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노즐 부분만 형광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것 말고도 하우징은 회색, 노즐은 푸른색으로 처리한 'STORM-GLAY'가 있다.
양쪽 하우징에 버튼이 내장되어 있다. 이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 Siri 실행, 미디어 재생, 일시 중지, 다음 곡, 통화 수락/종료, 파워 On/Off 등 기본적인 동작 제어를 할 수 있다. 또한, 전용 앱을 사용하면 버튼 동작을 볼륨 Up/Down으로 손쉽게 바꿀 수도 있다.
이중 코팅 처리로 IPX7 등급 방수 성능을 갖췄다. 등산, 런닝 등 온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비 오듯이 흘러내리는 땀으로부터 이어폰을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덕분에 처음 같은 컨디션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같다. 배터리 용량도 이어버드 4시간+케이스 8시간으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5분 충전으로 최대 1시간 사용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 역시 적용됐다. 완충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자동 페어링도 지원하는 데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내기만 해도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이전에 맺었던 디바이스와 자동으로 페어링 된다. 반대로 이어폰을 넣고 케이스를 닫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이 시나리오는 마스터 유닛에 해당하는 오른쪽 이어폰에 종속적이다. 따라서, 왼쪽 이어폰을 넣고 케이스를 닫더라도 페어링은 그대로 유지된다.
개인적으로 스포츠 이어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착용감이라고 생각한다. 음질,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착용감을 제공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서두에 언급했던 짜증을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제이버드 제품은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RUN XT도 마찬가지다. 패키지로 제공되는 다양한 이어 핀과 이어 팁을 제공하므로 사용자는 그것들을 서로 맞춰가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는 데 충분한 시간을 쏟아야 한다.
일부러 떨어뜨리려고 해도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완벽한 고정력을 뽐낸다. 물론, 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용자 귀에 최적화된 조합을 찾았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편안하다.
6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다. 저항, 주파수 범위, 음압 등 모든 스펙이 이전과 같다. 지원하는 코덱까지 SBC로 같다. aptX까진 아니더라도 AAC 정도는 지원해줄 때가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SBC 코덱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는 제이버드인지라 속앓이에 그칠 뿐이다.
사실 코덱도 코덱이지만, 개인적으로 튜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전용 앱을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시그니처 사운드를 바꿀 수 있는 제이버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펙상 4시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볼륨을 70% 정도에 놓고 사용하면 3시간 조금 넘게 버틴다. 등산같이 오랫동안 운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운동용 이어폰으로는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또한, 높은 휴대성과 고속충전까지 지원하는 충전 케이스가 있어 실사용 환경에서 배터리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었다.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에는 동영상 감상은 유튜브 앱에서만 쾌적>
연결 안정성은 신제품에서도 완벽해지지는 않았지만, 꽤 괜찮아졌다. 개선된 펌웨어를 적용한 것 같다. 매일 아침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개미지옥, 선릉역에서도 끊기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정말 엉뚱한 곳에서 좌우 채널이 나왔다 안 나왔다 서로 핑퐁을 칠 때가 종종 있다. 주변에 무선 기기가 거의 없는 곳에서도 발생한다. 다행히 그 빈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신제품임에도 이런 증상이 발생하니 자연스레 블루투스 5.0 이상을 지원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향상된 방수 성능과 기존 제품에 비해 보완된 연결 안정성, 제품 컬러 등 개선된 제품 디자인 등은, 제이버드 RUN XT가 분명 이전 모델보다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기존 모델이 지니고 있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다 나은 사용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투스 4.1 버전을 그대로 유지했고 지원하는 코덱 역시 SBC가 전부라는 것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타사보다 뛰어난 착용감과 입맛에 맞게 조절 가능한 5밴드 EQ 설정 때문에 코드리스 이어폰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용기는 해당 브랜드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