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질환인데, 걸렸다고 밝히면 위로보다는 웃음거리가 되거나 '좀 씻고다녀'라며 핀잔을 듣는 질환이 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네, 바로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그보다 더 쎈 질환도 있지만 전연령이 이용하는 DPG에는 적합하지 않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항문은 많은 신경이 분포돼 있어 악기만큼 예민한 부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변을 시원하게 내보내기 위해 하루 한 번씩 무지막지하게 쥐어짜며 그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항문은 우리가 변을 내보낼 때 최대 4cm까지 벌어진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힘을 주면 찢어지거나; 빠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우리가 두려워하는 치질 같은 질환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다행히도 저는 장운동이 활발하고, 괄약근의 수축력(?)도 우수한 편인지 35년 이상을 살아오면서 치질에 걸려본 적이 없습니다. 식사도 고기와 야채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편이라 배변 활동도 주 4~5회, 배변 시간도 평균 10분 이상을 넘겨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항문소양증이 있어요.
항문소양증이란 항문이 가려운 증상인데, 경험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괴롭습니다.
가려워도 결코 당당히 긁을 수 없으며, 잠결에 무심코 긁었다가 손가락에 배어 있는 구리구리한 향 덕분에 와이프의 혐오 어린 눈빛을 받기도 합니다.
병원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치질이나 항문소양증 같은 항문 질환은 평소 따뜻한 물에 엉덩이를 담그고 있는 좌욕만 잘 해줘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온수좌욕은 항문 주름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변을 깨끗이 제거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부기도 가라앉혀주며, 항문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 또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온수좌욕과 동시에 거품 마사지까지 가능한 좌욕기를 리뷰해보겠습니다.
■ 공기방울 온수 좌욕기 NS-600, 뷰티스파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공기방울 온수 좌욕기 NS-600, 뷰티스파'입니다. 좌욕기인데 뷰티스파라 작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쨌든 제품 비주얼은 뷰티스파라는 이름에 맞게 고운 변기통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역시 핑크죠.
뷰티스파라 하니, 그에 맞춰 인스타 감성의 연출컷도 찍어봅니다. 이렇게 보니 약간 큰 아기 장화 같기도 합니다.
제품의 용도는 간단합니다. 우리들의 항문을 따듯하게 마사지해주기. 좌욕기 안에 물을 붓고 전원을 누르면 물이 따뜻해지고, 보글보글 공기방울이 올라오면서 항문을 마사지해주는 제품입니다.
가운데 제이크 가면 같아 보이는 흰 덮개는 '히터커버'인데요. 우리의 항문이 히터에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변기 시트에 4개의 조작 버튼이 부착돼 있는데, 전원 버튼을 누르면 '삐' 소리와 함께 공기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오며 제품이 작동됩니다. 초록색 올림, 내림 버튼은 온도 조작 버튼이고요, 마사지는 공기방울 조작 버튼이에요. 사용법은 뒤에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측면에 220v 전원 코드가 연결돼 있고요, 하단에는 KC인증마크와 제품 정보, A/S 연락처 등이 기재된 스티커가 부착돼 있습니다.
올 컬러로 제작된 사용설명서입니다. 안내 사항을 모두 하나하나 사진으로 찍어 설명해주어서 외국인이 봐도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변기와 크기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아기 변기만 한 크기로 보이나 의외로 비교해보니 성인들이 사용하는 변기의 시트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큰 무리가 없네요. 제품 소재가 플라스틱이라 내구성이 염려됐는데, 제가 70kg임에도 튼튼함이 느껴졌습니다. 안정감도 있었고요. 다만 엉덩이가 많이 크거나 덩치가 큰 분들은 약간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 사용 방법
자, 이번에는 사용법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좌욕기에 물을 채워주세요. 찬물을 부으면, 물이 가열될 때까지 5분 정도 걸리는데, 따뜻한 물을 부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굳이 좌욕기를 쓸 필요가? 그냥 세숫대야에 온수만 부으면 되지 않을까요?;;)
다음에는 버튼을 눌러서 원하는 기능을 작동시켜주세요. 뷰티스파 좌욕기는 전원 버튼을 누르면 공기방울이 자동으로 올라오는데요, 여기서 '올림'버튼을 누르면 최고 41도까지 물 온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41도로 온도를 설정해두면, 좌욕기가 빠르게 물을 끓이는데,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삐' 알람이 다섯 번 울리며, 공기방울 작동이 중단됩니다.
좌욕기 안에 손을 넣어서 온도를 확인하고, 적당하다 싶으면 항문을 뜨뜻하게 담궈주면 됩니다. 공기방울 마사지 기능을 조작하고 싶으면 파란색 '마사지'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온도가 너무 뜨거울 때 공기방울 마사지를 함께 사용하면 물이 덜 뜨겁게 느껴집니다. 참고로 저는 처음에 37도로 설정했는데, 너무 뜨거워서 좀 식혀서 사용했습니다.
물을 가열해서 그런지 역시 소모되는 전력량이 큽니다. 제품 설명에는 590W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측정해보니 629W네요. 한달 전기요금을 보니 42,000원이 넘게 나올 거라고 합니다. 음...
■ 사용 후기
마음 같아서는 사용하는 장면까지 디테일하게 찍어 보여드리고 싶지만... 신고 누적으로 제 리뷰가 삭제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소감으로 대체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37도로 설정했는데 너무 뜨거워서 물을 좀 식혀서 사용했습니다. 이거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 정도만 하시고요, 공기방울 마사지를 활용하면 체감상 뜨거움일 덜합니다.
좌욕기 크기가 작지만, 성인 남성이 사용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크기였습니다. 좌욕기의 권장 사용 시간은 5~10분인데, 첫날인 만큼 저는 5분만 사용했습니다. 사실 좌욕기는 세숫대야에 온수를 받으면 집에서도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좌욕기를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공기방울 마사지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항문과 엉덩이를 도도도도 두들겨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따뜻한 기운에 항문의 긴장도 풀어지는데, 공기방울이 마사지를 해주니 항문이 한결 가볍고 개운해진 기분입니다.
- 좌욕기 사용 체크리스트 -
저는 좌욕을 하지 않으면 꼭 항문이 가려운 증세가 있는데, 앞으로 30일간 좌욕기를 써보면서 제 항문소양증에 얼만큼 완화 효과를 줄지 꾸준히 체험기를 올려보겠습니다.
참고로 전자제품인 만큼 사용이 끝나면 물기가 없는 곳으로 옮긴 뒤 보관해줍니다. 전원코드가 제품 하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사용 시 반드시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고 사용하시고, 집에 가족이 없거나, 와이프의 긴 치마를 착용하면 거실에서 TV를 보면서도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이 사용 후기는 다나와로부터 원고료를 제공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