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generated image @Stable Diffusion Online
어젯밤에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귓가에 맴도는 모기 소리 탓에 온 신경이 곤두선 채 뒤척이기만 했다. 열대야로 끓어오르기 직전인 한여름밤, 숙면을 방해하는 건 물론 각종 질병까지 옮기는 모기는 그 자체로 위협이다. 여기에 장마철 이후 급증한 러브버그를 비롯한 해충들까지 더해지며, 여름은 말 그대로 ‘살기 힘든 계절’이 되고 있다. 이런 고통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해충 퇴치용품으로 향하고 있다.
다나와에서 분류하는 '해충퇴치용품'은 에어로졸이나 모기향처럼 연기나 약제를 이용한 방식이 아니다. 해충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기 충격을 통해 직접 살상하는 도구들을 의미한다. 모기든 러브버그든, 집 안으로 침입한 해충을 발견 즉시 제거할 수 있어 여름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3잡았다. 특히 해마다 벌레들의 생존력이 높아지면서 제품 역시 진화를 거듭 중이다. 디자인, 설치 방식, 전원 구성 등 사양이 세분화되며 종류도 한층 다양해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해충퇴치기와 전기모기채가 있다.
먼저 해충퇴치기부터 살펴보자. 다나와 리서치의 판매량 데이터를 보면, 지난 1년간 전체 해충퇴치용품 중 해충퇴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9.59%에 달했다. 해충퇴치기는 주로 블루라이트로 해충을 유인한 뒤, 내장된 전기망으로 살상하는 방식이다. 손으로 직접 휘둘러야 하는 전기모기채는 24.54%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해충퇴치기 유지보수에 필요한 램프 등의 액세서리는 13.94%를 차지했다.
▲ 유니맥스 벅스킬러 4W OTB-4W <8,900원>
특정 장소에 설치해두기만 하면 자동으로 유인하고 살상하는 해충퇴치기는, 해충을 직접 추적해 스윙해야 하는 전기모기채보다 퇴치 효율 면에서 더 나은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푸른 불빛이 야간 시야에 영향을 주는 ‘광(光)공해’ 문제와 살상 시 발생하는 소음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일반 아파트보다는 숲이나 산 인근의 단독주택, 시골 농가 등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해충퇴치기는 주로 특정 장소에 거치해 사용하는 기기인 만큼, 구매할 때 제일 먼저 설치 형태를 체크해야한다. 과거에는 스탠드 전용 제품이나 걸이형 제품이 따로 판매되었지만, 최근에는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겸용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3~4년 전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69%대였던 스탠드, 걸이 겸용 제품이, 최근 2년 사이 76~77%까지 상승한 모습이다. 다양한 공간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결과다.
해충퇴치기의 전원 방식 역시 구매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지난 1년간 판매된 해충퇴치기 중 85.78%가 전기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USB 연결 방식은 13.81%에 그쳤다. 이는 곧 해충퇴치기를 설치하려는 장소에 콘센트가 있는지, 또 전원 케이블이 그 위치까지 닿는지가 중요한 설치 조건임을 보여준다.
▲ 메이드조이 듀얼 모기퇴치기 MA-E1000<34,900원>
반면, USB 방식은 보조배터리에 연결하면 설치 장소의 제약이 많이 줄어들어 캠핑장같은 이동식 설치에 용이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밤새 켜놓을 경우 별도의 전원 어댑터를 준비하거나 USB 포트가 있는 PC나 노트북 근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번거로움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충퇴치기 판매량 점유율 Top3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기준, 2024. 7~ 2025. 6)
1위 / 번개표 넉다운 전격살충기 KKD-2200 NEW<40,490원>
2위 / 유니맥스 UMK-04W<7,920원>
3위 / 듀플렉스 모기퇴치기 DP-12IK<26,689원>
전기모기채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손에 들고 직접 휘둘러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전원을 유선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충전식과 건전지식으로 나뉘며, 최근 1년간 판매량 기준으로 충전식이 62.44%, 건전지식이 37.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한일 프리미엄 전기모기채<15,900원>
충전식은 내장 배터리를 사용해 별도의 소모품 교체가 필요 없어 유지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배터리와 회로가 내장돼 있는 만큼 무게감이 있어 장시간 사용 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건전지식은 가볍고 휴대성이 뛰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건전지 교체 비용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충전식 전기모기채에서 가장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배터리 용량’이라 할 수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1%에 불과했던 4000mAh 이상 제품이 최근에는 45.02%의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4000mAh는 전기모기채 제품군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터리 용량으로, 사용 시간이 긴 만큼 무게 또한 상당하다는 점에서 그만큼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배터리 용량이 4800mAh인 엔드 2in1 전기모기채<25,870원>의 두꺼운 손잡이 부분
흥미로운 점은, 이와는 정반대 콘셉트인 최경량급 1500mAh 제품군 역시 37.36%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전기모기채 시장이 ‘무게’를 기준으로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크지만 무거운 제품을 택할지, 아니면 자주 충전이 필요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를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 AI generated image @Stable Diffusion Online
모기와의 전쟁은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만큼 모기나 해충관련 제품들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럴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제품을 고르기 쉽지 않게 된다. 자칫 제품을 너무 오래 고르다가 여름이 다 가버리는 수도 있다. 하여 이번 기사에서 알아본 해충퇴치기와 전기모기채의 소비트렌드를 참고해 모기 박멸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 해충 퇴치 방식도, 설치 위치도, 전원 방식도 모두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에 따라 갈라지는 선택지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모기 박멸이라는 공통된 임무를 생각하며 정말 쓸만하고 효율적인 제품을 구입해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란다.
전기모기채 판매량 점유율 Top3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기준, 2024. 7~ 2025. 6)
1위 / 앤드 2in1 UV 전기모기채<25,870원>
2위 / 바른생활 USB 충전식 전기모기채<7,650원>
3위 / LiTian 전기모기채<3,22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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