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찬 바람도 불고 길가에 낙엽이 수북한 것이,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겨울은 봄과 더불어 공기청정기가 가장 필요한 때다. 중국의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면서 스모그 현상이 일고,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찬 공기에 창문을 열고 환기하기 어려운 것도 겨울철 공기청정기 구매에 한몫을 한다. 특히 올겨울은 강력한 한파에다 폭설이, 또 날이 풀릴만하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돼 공기청정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 조사에서도 겨울에 공기청정기 구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의 45%가 3~5월에 집중될 정도로 봄에 가장 많이 팔렸으나 12월부터 2월까지 판매량 역시 27%에 달해 준성수기에 해당했다. 올해 미세먼지 농도가 강해진 탓에 공기청정기 수요 자체가 작년에 비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올해 1월과 2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9%, 197%가 늘어 계속해서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여줄지 관심이다.
작년 11월부터 1년간 공기청정기 판매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복합식과 필터식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각각 51%, 47%로 공기청정 방식을 둘러싸고 복합식과 필터식 간에 주도권 다툼이 한창이다. 음이온식청정(2%)을 제외하고는 전기집진식청정, 산소발생식, 촉매식 등은 점유율이 1%가 안 될 정도로 미미했다.
복합식은 필터식과 이온발생장치가 결합된 방식으로 먼지 포집 및 유해한 활성산소 제거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필터식은 헤파필터로 먼지를 삭제하고 카본필터로 냄새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빨아들이는데,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하지만 흡착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작년 11월만 해도 복합식청정 대 필터식청정 비율이 72대 24로 복합식이 월등히 높았으나 필터식이 꾸준히 세를 불려 나가 10월 현재, 40대 57로 필터식청정이 앞서고 있다.
면적별로는 11~15평형(~50㎡)이 가장 많이 팔렸다.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판매된 공기청정기 2대 중 1대꼴인 56%가 11~15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거실이나 15평형 원룸을 아우르는 면적이다.
15평형에 이어서는 20평형 미만(66㎡)이 27%, 30평형 미만(99㎡)이 12%로 중대형 사이즈가 특히 인기를 모았다. 작년 11월만 해도 30평형 점유율이 8%에 불과했으나 올 10월에는 14%로 급증했다. 거주 평수보다 약간 큰 평수형 공기청정기를 사용해도 별문제가 없어 흡입력이 좋은 중대형 사이즈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때는 실제 사용공간보다 130% 정도 큰 것이 좋다. 적정 사용면적보다 처리용량이 작은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정화능력이 떨어져 비효율적이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거실 면적이 34.6㎡라면 130%에 해당하는 45㎡(14.5평형) 면적의 공기청정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헤파필터 등급은 H13 등급이 인기였다. 전체 판매량의 60%가 H13 등급이며, E11이 35%로 2위, E12 6%, H14 0.2% 순으로 나타났다. H13 등급의 헤파필터는 PM0.3을 초과하는 미세먼지를 99.95% 제거하고, E11은 H13보다는 떨어져 PM 0.5를 초과하는 미세먼지를 95% 제거해 줄 수 있다. 등급이 높을수록 제거율이 높지만, 등급이 낮더라도 공기청정기 내부 팬을 통한 공기순환능력이 좋다면 실질적인 제거율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E11 등급 판매도 늘어 9월에는 45%, 10월에는 41%까지 점유율이 올랐다.
최근 1년간 공기청정기 시장은 삼성전자 블루스카이, LG전자 블루스카이, 위닉스 제로의 3파전이 치열했던 가운데, 삼성전자 블루스카이가 1위에 올랐다. 판매량 점유율은 40%. 퓨리케어와 제로는 점유율이 각각 20%로 블루스카이와는 절반 정도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블루스카이가 31%로 줄어든 대신, 퓨리케어와 제로는 꾸준히 성장해 각각 24%, 23%로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수요가 커지는 연말로 갈수록 경쟁은 혼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블루스카이는 전면의 파워팬으로 강력한 흡입력이 특징이다. 숯 탈취 필터가 암모니아, 초산 등 생활 악취를 제거하는 한편, 6중 청정시스템으로 각종 유해물질을 없애 준다. 또 스마트폰으로 집안 공기 상태를 체크하고 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IoT 기능을 지원한다. 이에 비해 LG전자 퓨리케어는 360도 먼지흡입 및 토출 기능에서 차별화된다. 모든 방향에서 흡입 및 토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디에 두건 청정기능이 강력하다. 클린부스터 기능이 있어서 깨끗한 공기를 더 멀리 보내주는 것도 특징이다. 한편,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각 제조사마다 신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다양하고 강력해진 기능의 공기청정기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