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PC’라는 오래된 말이 있다. PC가 나름 고가의 사치품이었던 시절, 한 가정에 한 대 이상의 데스크톱 PC를 두게 되는 사회현상을 보고 생긴 단어다. 지금 ‘아재’라면 기억하고 있을 단어. 현재는 '1가구 1PC'가 아니라 '1인 1PC' 개념으로 변했다. 물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까지 추가하면 1인 2PC, 3PC까지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이젠 별 의미가 없을 터.
이젠 마치 가전제품처럼 거실에서만 따로 쓰는 PC도 익숙해진 지 오래다. 기본적인 부품은 존재하되 CPU, RAM 등을 조립, 교체할 수 있는 베어본. 그리고 작은 크기에 갖출 건 다 갖춘 미니 PC까지 PC의 진화는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10여 년 전 거실용 PC라는 마케팅 포인트로 시장에 첫선을 보인 미니 PC, 요즘 상황은 어떨까? 지난 1년간 동향을 살펴보았다.
우선 성능을 책임지는 CPU부터 보자. 미니 PC는 고성능 게이밍 PC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낯선 CPU 모델을 장착하곤 한다. 지난해 5월부터 19년 4월까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를 통해 살펴보니 J4005(2.0GHz) CPU를 장착한 미니 PC의 판매량 점유율이 10.1%로 가장 높았다. 2위는 8.56%를 차지한 N3350(1.1GHz), 3위는 6.15%의 J4105(1.5GHz)이다. 모두 인텔 계열. 미니 PC는 보급형 CPU를 많이 쓰는데 최근 라이젠 시리즈로 각광 받는 AMD의 점유율은 미미한 편이다.
▲ ECS LIVA ONE 미니 PC
하지만 올들어 4개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10종을 제조사로 뽑아보니 ASUS는 PN40, ASROCK은 DeskMini A300 디앤디컴, ECS는 LIVA ONE H310 i5-8400T 코잇, 기가바이트는 BRIX s GB-BLCE-4105 제이씨현이다. 이 중 ASROCK DeskMini A300 디앤디컴의 경우 AMD CPU를 장착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RAM의 경우 미포함 상품의 판매량 점유율(84.21%)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니 PC 사용자의 대부분은 본체를 자신의 입맛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또는 기존 부품을 재활용하는 유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올 4월 메모리 미포함 미니 PC의 점유율은 98.88%에 달했다.
운영체제 또한 미포함 상품이 판매량의 93.34%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미니 PC 중에 운영체제를 기본탑재한 제품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작고 가볍다 보니 거실용이나 휴대용으로 사용하는 미니 PC는 그만큼 디스플레이 기기와의 궁합이 중요할 터. 현재로선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HDMI(2018.5~2019.4, 판매량 점유율 39.22%)가 역시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데 단자 중에는 USB 3.0(2018.5~2019.4, 판매량 점유율 61.14%)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USB TYPE-C도 점차 탑재율을 높여 가는 중. 이 추세는 새로운 규격이 발표되고 시장에 선을 보이기 전까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USB 3.0 단자가 USB TYPE-C로 대체된다는 뜻이 아니라 USB TYPE-C를 추가한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이준문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