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자기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은 기본이고 여가생활을 위한 태블릿PC, 재택근무용 노트북 등 충전해야 할 기기가 크게 늘었다. 이럴 때일수록 USB PD 충전의 편리함에 감사하게 된다. 하나의 충전기만으로 다양한 기기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USB PD 충전의 편리함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한 번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수많은 전자기기의 충전으로 번거로웠던 이들을 위해 USB PD 충전기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충전기 3대 중 1대는 USB PD 기술 탑재
다나와 리서치 2020년 자료로 전체 충전기 중 어떤 충전 기술이 많이 탑재되었는지를 살펴보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퀄컴 퀵차지 3.0이다. 퀵차지 3.0은 최대 18W 출력을 지원하며, 주로 LG전자 스마트폰이 지원한다. 퀵차지 2.0은 갤럭시 S10 등의 스마트폰에서 지원되는데, 퀵차지 3.0이 하위호환이 가능한 탓에 매우 낮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그중 주목할 것은 USB PD다. 33%의 점유율을 보여, USB PD를 지원한 제품이 퀵차지 3.0을 탑재한 제품의 판매량을 거의 따라잡았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인해 PPS 지원 제품의 비율도 제법 높았다. 반면, 퀄컴 퀵차지 4.0은 지원 스마트폰이 거의 출시되지 않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USB PD 충전기 시장
다나와리서치(2017년 1월~2020년 12월)를 통한 USB PD 충전기 연별 판매량부터 살펴보자. 2017년 USB PD 충전기 판매량은 전체 충전기 판매량 중 극소수에 불과했다. 2017년 당시에는 USB PD 충전이 지원되는 기기가 적었으며, 이를 지원하더라도 고가의 플래그쉽 제품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USB PD 충전기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8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판매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매년 약 10%가량씩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다. 특히, 2019과 2020년에는 전체 충전기 시장의 파이가 커졌는데, USB PD 충전기 또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듼다.
2020년에는 점유율의 증가폭이 12%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점유율은 33%으로, 즉 충전기 3대 중 1대는 USB PD 지원 충전기라 볼 수 있다.
2021년에는 USB PD 충전기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USB PD를 지원하는 썬더볼트 4 탑재 노트북이 대거 출시되었을 뿐 아니라, 보급형 노트북 중에서도 USB PD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폰 12 시리즈 및 갤럭시 S21와 같이 최신 스마트폰에 충전기가 동봉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충전기를 별도로 찾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신 버전! USB PD 3.0이 뜬다
2012년 7월 5일에 처음 제정된 최초의 USB PD 규격은 USB 케이블만으로 최대 100W 출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USB PD 역시 다른 고속충전 규격 점차 개선이 더해졌으며, 현재 최신 버전은 USB PD 3.0이다.
그렇다면 USB PD 3.0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최대 출력은 여전히 100W이고, 충전 속도 차이는 크지 않지만, 충전 효율과 관련된 부분에서 몇 가지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PPS 기능이다. PPS는 USB IF(USB 사용자포럼)에서 USB PD 3.0 규격에 추가한 기능으로, 이를 지원한 충전기는 충전 제품에 상태에 맞춰 최적의 속도로 제품을 충전시킬 수 있다. 다만, 모든 USB PD 3.0 충전기가 PPS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일 포트는 60~79W 출력이 대세
USB PD 포트의 단일 충전은 최대 100W까지 가능하다. 물론, 모든 USB-PD 충전기가 최대 출력을 지원하는 건 아니고 충전기의 스펙에 따라 단일 포트 최대 출력이 갈린다.
그렇다면 단일 포트 출력 중 가장 수요가 높은 것은 어느 구간일까?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60~79W 단일 포트 출력이 45%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USB-PD 노트북이 60W 충전이 요구된다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구간은 100W다. 점유율은 60~79W 대비 크게 감소한 22%다. 100W급이 요구되는 기기가 맥북 프로 16형이나 Dell XPS, USB PD 지원 게이밍 노트북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39W 구간은 14%를 차지했다. 이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빠르게 충전하고 싶은 이들이 많이 선택했을 출력이다. 19W 이하 출력은 5% 미만으로 가장 점유율이 낮았다. 충전 속도가 퀄컴 퀵차지 3.0 대비 그리 빠르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총출력으로 살펴보는 판매 점유율
총출력별 USB PD 충전기 판매 점유율을 살펴보자. 1위는 26%의 점유율을 지닌 60~69W 제품군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함께 사용하는 이들이 많이 선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100W 이상 제품은 22% 점유율을 보였다. 스마트폰에도 점점 빠른 충전이 더해지고 있으며, 부피가 작아진 GaN 충전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추후 100W 제품군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40~49W는 15%를 기록했다. 이 구간에는 휴대성이 뛰어난 제품들이 포진되어 있어 총출력이 높은 충전기를 이미 보유해도 추가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 이외의 총출력이 30~39W, 70~79W 등의 구간들은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4포트 충전기가 가장 많이 팔렸다
USB PD 충전기를 구매할 때 눈여겨볼 점 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포트가 장착되었는지다. 포트를 많이 지닐수록 더 많은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나와리서치의 2020년 판매량 데이터에 따르면 4포트 충전기의 점유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4포트의 뒤를 잇는 것은 3포트 충전기(23%)다.
3위를 차지한 것은 1포트 충전기다. 다소 의외의 결과라 생각될 수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 USB-PD PPS 45W 1포트 충전기 EP-TA845'나 스마트폰에 번들로 제공되는 충전기 또는 소형 USB-PD 충전기의 판매량으로 인한 것이다. 6개 이상의 포트를 지닌 제품은 점유율이 1%에 불과했을 정도로 수요가 낮았다.
10대 중 7대는 동시 충전 가능
USB PD 충전기가 탑재하고 있는 부가기능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LED로 충전상태를 표시는 54%의 충전기에 탑재됐다.
GaN(질화갈륨) 소재가 적용된 충전기는 12%를 기록했다. GaN은 기존 실리콘보다 더 높은 전력 효율을 갖춰 작은 사이즈에서 더 높은 출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GaN 충전기가 일반 충전기보다 높은 가격을 지녔기 때문에 시장 초기인 현시점에서는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USB PD 충전기에는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스탠드 기능이 탑재됐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의 점유율은 6%로 선택지가 그리 넓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부가기능은 동시충전 기능이다. 2020년에 판매된 전체 USB PD 충전기 중 78%의 제품이 동시충전을 지원하다. 이는 스마트폰 외에도 코드리스 이어폰, 스마트 워치 등 1인당 사용 중인 기기가 증가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가장 탑재 비율이 낮은 부가기능은 무선충전 기능이다. 무선충전 패드가 내장된 USB PD 충전기의 점유율은 불과 1%에 그쳤다.
갤럭시 S20 영향? 45W PPS가 강세
PPS 지원 출력에 따른 판매 점유율을 살펴보자. PPS란 USB PD 3.0부터 지원할 수 있는 충전 방식으로 지원 범위 내의 출력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PS 지원 기기는 삼성전자 제품이 많다. 갤럭시 S10 시리즈부터 이를 지원하며, 태블릿PC인 갤럭시탭 S7도 이를 지원한다.
그렇다면 PPS 최대 출력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건 몇 와트일까? 갤럭시 S20의 최대 PPS 출력이 45W인 만큼 가장 많이 팔린 제품도 45W PPS 출력 충전기다. 하지만 2021년 출시된 갤럭시 S21이 45W PPS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올해에는 45W 제품이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USB PD 충전기 인기 BEST 5
다나와리서치(2017년 1월~2020년 12월)에서 집계한 USB-PD 충전기 판매량 TOP 5는 무엇일까?
1위를 차지한 것은 점유율 10%를 기록한 삼성전자 USB-PD PPS 45W 1포트 충전기 EP-TA845다. 45W PPS 충전이 가능한 삼성전자 정품 충전기라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포트 충전만 지원되는 것은 단점이다. (링크)
2위는 아트뮤 USB-PD/QC3.0 65W 충전기 NEOQUICK-PQ210다. 7%의 점유율을 기록한 이 제품은 USB Type-C 포트 1개와 USB Type-A 포트를 갖춰 총 3대의 기기를 동시충전할 수 있다. USB-Type-C 단일 포트로 U 시리즈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을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링크)
3위의 주인공은 아임커머스 UM2 USB-PD PPS/QC3.0 140W 4포트 충전기 MAX140다. USB-PD 규격의 최대 출력인 100W를 지원하기 때문에 맥북 프로 16인치 문제없이 커버할 수 있다. USB Type-C 포트 2개와 USB Type-A 포트 2개를 지녀 4기기 동시 충전용으로도 적합하다. (링크)
4위는 EFM ipTIME USB-PD/QC3.0 87W 4포트 충전기 UP904-QC4다. USB Type-C 포트 1개와 USB Type-A 포트 3개를 갖췄고 총출력은 최대 87W다. 거치를 위한 전용 크래들이 제공돼 사용 환경에 맞게 스탠드형으로 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링크)
감성공장 USB-PD PPS/QC3.0 4포트 충전기 GF-048PT는 점유율 4%로 판매량 5위를 차지했다. 이 충전기는 총출력과 USB-PD 최대 출력이 100W에 달하며, PPS 45W를 지원해 삼성전자 갤럭시 S20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링크)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김지은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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