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그룹이 2025년 5월 14일 개최한 제105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리버 집세 회장은 그룹의 현재 성과와 미래 전략을 포괄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BMW 그룹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향후 산업 전환기를 돌파하려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BMW 그룹의 2024년 실적, 핵심 전략, 글로벌 생산 전략, 그리고 기술적 미래 비전인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중심으로 그룹의 총체적인 흐름을 확인해 본다.
2024년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있어 녹록지 않은 해였다. 중국 시장의 둔화, 전기차 수요 감소, 공급망 변수, 그리고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쳤다. 그러나 BMW는 주요 4대 권역 중 3곳에서 실적 증가를 달성했고, 그룹 전체 EBT 마진은 7.7%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BEV) 판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17%를 돌파했다. 이는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BMW는 유연한 대응을 통해 시장의 위기를 실적 개선의 기회로 전환시켰다.
BMW의 기술 전략은 '기술 중립성(Technology-Openness)'에 근거한다. 이는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병행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원칙이다.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효율 내연기관, 수소연료전지차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2028년 수소전기차 양산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BMW는 2024년 유럽 CO2 규제치를 30g/km 이상 초과 달성하며, 기술 다변화가 환경 목표 달성에도 유효함을 입증했다.

BMW는 현재 유럽, 미국, 중국 세 지역에서 각각 약 100만 대, 40만 대, 70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판매 역시 각 지역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BMW가 단순히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임을 방증한다. 특히 "인 차이나, 포 차이나"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을 단순 수출 대상이 아닌 기술 개발과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BMW iX3는 2026년부터 중국 선양 공장에서 노이어 클라쎄 기술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BMW의 미래 전략 핵심은 '노이어 클라쎄'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히 전기차 플랫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디자인, 생산방식, 디지털 기술이 총집결된 통합 기술 비전이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 하드웨어 아키텍처의 일원화: 고성능 컴퓨팅 유닛 4개로 모든 기능 통합
● BMW 파노라믹 iDrive: 전면 유리창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UX 혁신
● 경량화 & 에너지 효율: 기존 대비 전선 600m 감소, 경량화로 에너지 효율 증가
● Heart of Joy: 주행 역학의 정점. 18,000Nm의 토크, 3G의 횡가속 성능으로 레이싱 수준 구현
이러한 기술력은 단순히 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2025년 뮌헨과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노이어 클라쎄 기반의 BMW iX3 및 세단 모델이 양산에 돌입한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에 BMW가 기계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사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BMW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도 타 OEM과 비교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수출하고 있으며, BMW는 미국 내 수출가치 기준 1위 완성차 제조사다. 유럽연합이 2024년 10월부터 시행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 역시 BMW와 MINI 전기차에 적용되지만, BMW는 EU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응 중이다. 동시에 미국과 EU 간 통상 갈등 완화를 위해 2.5% 관세 단일화를 제안하며, 정책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MINI 브랜드는 유럽 15개국에서 이미 에이전시 모델로 전환을 완료했으며, BMW 브랜드 역시 이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통합 고객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기존 딜러망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BMW 특유의 방식은, 전환 과정에서도 딜러를 파트너로 존중하며 갈등 없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BMW는 단순히 글로벌 생산을 최적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뮌헨 본사 인근에는 '탤런트 캠퍼스(Talent Campus)'를 신설하여 4만 명 이상의 직원을 위한 기술 교육과 리스킬링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선 약 4만 3천 개의 직접/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의 영국 굿우드 공장에도 3억 파운드 이상을 투자해 확대 개편한다.
BMW 그룹은 변화무쌍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속에서도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장과 기술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해왔다. 이는 '기술에 대한 신념'과 '시장 현실에 대한 통찰'이 균형을 이루는 BMW만의 전략철학 덕분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MW가 전통적인 제조사에서 기술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선언이자 이정표다.
앞으로 BMW가 이 전환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과 산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BMW는 단지 따라가는 것이 아닌, 방향을 설정하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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