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녹스는 7월 3일 서울 한남동 HCC(Hellinox Creative Center)에서 ‘The Blue Deer Story’ 전시 및 3미터 크기의 헬리 캐릭터 청동 동상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헬리녹스가 단순 제품을 넘어 ‘철학’을 이야기하기 위한 시도로 시작된 헬리 프로젝트의 공개 자리로, 청동 조형물의 공개와 함께 에릭 오 감독의 드로잉 퍼포먼스, 작가들과의 대화, 미디어 질의응답 세션 등으로 구성됐다.
왼쪽부터)헬리녹스 라영환 대표,안드레아 블라직 작가, 에릭 오 감독
헬리녹스 라영환 대표는 환영사에서 “우리가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한 건 약 4년 전”이라며 “단순한 사슴 조형물이 아니라 헬리녹스 브랜드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철학과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의인화된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제품, 로고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다 감각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헬리 캐릭터였다”고 강조했다. 캐릭터 개발에는 헬리녹스가 가진 정체성과 철학, 일관된 방향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으며, 단순히 귀엽고 잘 팔릴 수 있는 이미지를 원한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고 오래 갈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헬리녹스 라영환 대표
팬데믹에서 태어난 푸른 사슴 ‘헬리’…에릭 오의 창작 여정
헬리 캐릭터의 창작을 이끈 에릭 오 감독은 픽사에서 『인사이드 아웃』, 『코코』 등에 참여하고, 단편 애니메이션 『오페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세계적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는 “이 캐릭터는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다. 하나의 생명체, 작품으로 접근했다”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에릭 오 감독은 헬리 캐릭터의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한 시기를 “코로나 팬데믹 한가운데”라고 소개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그런 시대에 태어난 이 캐릭터는 치유, 동반자, 공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히며, 헬리는 단순히 귀엽고 온순한 사슴이 아니라 강인함과 단단함, 복합적인 생명력을 함께 품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에릭 오 감독(가운데)
헬리라는 이름은 헬리녹스라는 브랜드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태양의 신 헬리오스(Helios)와 밤의 신 녹스(Nox)의 합성어다. 에릭 오 감독은 “밝음과 어둠, 생명과 죽음이라는 순환 구조가 헬리녹스 세계관에 내포되어 있으며, 헬리는 그 중 밝은 생명력과 탄생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반면 녹스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이면의 캐릭터로, 이후 스토리 확장을 위한 포지션으로 설명됐다.
안드레아 블라직 작가의 헬리 조형물. 이번 3미터 크기의 동상은 왼쪽에서 두 번째 작품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사진 = 헬리녹스)
헬리의 세계에는 또 다른 친구도 존재한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기 위해 까치를 모티브로 한 ‘캐치(Catch)’라는 새 캐릭터도 함께 개발됐다. ‘헬리와 캐치’는 이번에 공개된 동상에서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조형으로 완성된 철학…청동 동상 제작기
청동 동상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30년 이상 조형 작업을 해온 조각가 안드레아 블라직이 맡았다. 그는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의 다수 작품에서 캐릭터 스컬프팅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헬리 프로젝트에서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의 조형 작업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블라직 작가
“보통 영화 작업은 소형 조각을 만드는 데 그친다. 이번 프로젝트처럼 대형 청동 동상을 제작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클레이 조각과 왁스 모델링을 통해 미국에서 기본 조형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약 25~28개의 금속 파트로 나누어 한국으로 배송했다. 이후 고양시에 위치한 50년 전통의 미술 주조소에서 용접과 마감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헬리 조형의 세부 디테일, 특히 털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금속의 용접 라인이 보이지 않게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작업, 구조적 무게 지탱을 위한 설계, 최종 색채 파티나 작업 등 모든 공정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물리적 작업과 감성적 협업이 병행됐다. 안드레아 블라직은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서로의 열정이 통했고, 그 에너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전했다.
안드레아 블라직 작가
그는 또 “이 청동 동상이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의뢰가 아니라 공감과 에너지의 교환이었다”고 말했다.
삶을 담은 캐릭터, 새로운 이야기의 출발점
이날 행사에는 에릭 오(Erick Oh)의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 그리고 안드레아 블라직(Andrea Blasich) 작가의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되었다. 또한 3층에서는 작업 과정을 구현한 전시 ‘The Blue Deer Story’ 공간도 마련되었다. 전시장에는 헬리 캐릭터의 탄생부터 동상 제작까지의 전 과정을 담은 7분짜리 영상도 함께 상영됐다.
(왼쪽부터) 에릭 오(Erick Oh) 감독, 안드레아 블라직(Andrea Blasich) 작가의 라이브 퍼포먼스
안드레아 블라직 작가의 손으로 현장에서 완성된 헬리 조형물 / 사진 =헬리녹스
헬리녹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헬리 캐릭터를 단순한 마케팅 도구가 아닌, 브랜드 철학을 구현하는 독립적 인격체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라 대표는 “헬리는 브랜드의 확장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철학과 가치가 외부로 드러난 형태다. 앞으로도 브랜드와는 독립된 생명력으로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층‘The Blue Deer Story’ 전시 공간을 설명하는 에릭 오 감독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에릭 오 감독은 헬리를 중심으로 한 단편 또는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있으며, 현재 캐릭터 세계관과 스토리라인도 함께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인스타그램에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헬리의 일상툰’ 형식의 콘텐츠도 연재되고 있다.
3층 전시 공간에서는 작지윤 작가의 '헬리의 하루' 작품을 볼 수 있다.
또한 헬리 캐릭터는 인형, 티셔츠, 키링 등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돼 호응을 얻었으며, 앞으로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이나 독립적인 콘텐츠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라 대표는 “헬리라는 캐릭터가 단지 우리 브랜드만의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에서 의미를 지니며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브랜드, 예술, 인간다움에 대한 기록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에릭 오 감독은 “AI가 창작 영역까지 위협하는 시대에, 인간이 손으로 직접 빚어내는 작업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됐다”며 “이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며, 내년쯤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캐릭터와 조형물의 제작기뿐 아니라 헬리녹스의 브랜드 철학, 창작자들의 삶, 팬데믹 이후의 시대적 고민 등이 함께 담길 예정이다.
왼쪽부터)에릭 오 감독, 헬리녹스 라영환 대표,안드레아 블라직 작가
라영환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제품 브랜드로서의 헬리녹스를 넘어,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리가 지키고 싶은 가치를 담기 위한 지난한 노력의 연장선”이라며 “캐릭터가 세상에 오래 남고, 기억되고, 진심이 통하는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헬리 청동 동상은 현재 HCC 서울 1층에 상시 전시 중이며, ‘푸른 사슴’ 헬리의 탄생과 함께 인간성, 창작, 브랜드 철학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념비로 남게 됐다.
7월 3일 공개된 3미터 높이의 헬리 청동 동상 / 사진 =헬리녹스
또한, 이번 전시를 기념해 헬리녹스, 빠더너스(BDNS), 에릭 오 감독의 3자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협업은 에릭 오 감독이 만든 헬리녹스 캐릭터 ‘헬리(Heli)’와 BDNS의 캐릭터 ‘문땡이’의 만남을 컨셉으로 하며 헬리가 HCC 서울에 착륙한 것을 축하하는 스토리를 의류와 기념 포스터에 담아냈다. 해당 제품들은 HCC 서울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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