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이름 중 하나인 ‘테스타로사(Testarossa)’의 상표권을 되찾았다. 7년간 이어진 법정 분쟁 끝에 유럽 법원이 페라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테스타로사 명칭은 다시 마라넬로의 소유가 됐다.
테스타로사는 이탈리아어로 ‘붉은 머리’를 뜻하며, 1980년대 페라리의 대표적인 슈퍼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길고 넓은 차체에 독특한 측면 공기 흡입구를 갖춘 이 모델은 지금도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페라리의 상징’으로 꼽힌다.
하지만 2017년, 독일 장난감 회사인 Autec AG가 자사 제품을 위해 ‘테스타로사’ 상표 등록을 시도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Autec 측은 페라리가 최근 5년 동안 상표를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유럽연합 상표법에 따라 상표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페라리는 즉각 반발했지만, 2023년 유럽연합 지식재산권청(EUIPO) 항소위원회는 Autec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위원회는 부품 및 액세서리 판매만으로는 ‘일반적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됐다. 2024년 7월 2일, 유럽 일반 법원(EU General Court)은 기존 결정을 뒤집고 페라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공식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통한 테스타로사 중고차 판매 역시 상표의 ‘진정한 사용’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페라리가 비록 1991년 이후 테스타로사 신차를 생산하지 않았더라도, 상표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판결은 페라리뿐만 아니라, 과거 모델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상표를 재사용하지 않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도 긍정적인 선례가 됐다. 아울러 페라리가 향후 테스타로사 명칭을 부활시킬 경우, 상징성과 법적 권리를 모두 갖춘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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