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다소 선회해 가솔린 차량 생산 확대에 나선다. GM은 최근 공식 성명을 통해, 미시간주 오리온 어셈블리 공장에서 2027년부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Cadillac Escalade) 및 쉐보레 실버라도(Chevrolet Silverado), GMC 시에라(GMC Sierra) 경량 픽업트럭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리온 공장은 당초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전환이 예정돼 있었지만,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맞물리며 일정이 연기된 상태였다. 이에 GM은 현재 디트로이트의 ‘팩토리 제로(Factory ZERO)’를 실버라도 EV, 시에라 EV, 허머 EV, 에스컬레이드 IQ 등 전기차 전용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오리온 공장은 일단 배터리 모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GM은 이번 결정을 전통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고객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인디애나주 포트 웨인 공장의 기존 생산 능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스컬레이드는 텍사스주 알링턴 공장에서 쉐보레 타호, 서버번, GMC 유콘 등과 함께 생산되고 있다.

GM은 지난 6월, 총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오리온 공장의 변경 계획도 이 일환으로, 향후 2년간 오리온 외에도 캔자스주 페어팩스 공장,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의 재구성 작업이 함께 추진된다.
이와 같은 전략 조정은 정책 환경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수입 관세 강화 방침과 함께, 최근 통과된 ‘Big Beautiful Bill’을 통해 연비 기준(CAFE) 미달 시 부과되는 벌금 조항이 삭제되었다. 이는 제조사들이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정책적 배경이 된다.
실제 GM은 2016년 및 2017년 모델에 대한 연비 기준 미달로 인해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1억 2,8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에는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7,500달러의 연방 세액공제도 폐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GM이 출시한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 등의 판매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픽업트럭과 대형 SUV는 GM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주력 차종이다. GM이 공개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는 실버라도와 SUV 모델 모두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며, 실버라도는 전년 대비 2.15% 증가한 283,812대가 판매됐다.
GM은 오리온 공장을 통해 이러한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 제품의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과 정책 환경에 더욱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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