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는 2025년 2분기 전기차 관련 손상차손과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1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출처 : 볼보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볼보자동차 2025년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935억 스웨덴 크로나(약 13조 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0억 크로나로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0억 크로나 흑자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전략과 관련된 회계 조정이다. 소비 심리 위축과 미국의 고율 수입 관세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볼보자동차는 EX90 및 ES90 전기차 플랫폼의 수익성 재평가와 시장 상황, 관세 영향 등을 반영해 114억 크로나의 비현금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3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에 따른 14억 크로나의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도 발생했다.
이를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29억 크로나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률은 3.1%를 기록했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8만 16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전동화 차량의 비중도 줄어들었다. 전체 판매 중 전동화 모델이 차지한 비율은 44%였으며, 이 중 완전 전기차는 21%에 그쳤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4%포인트,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볼보자동차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환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발표한 180억 크로나 규모의 비용 절감 및 현금흐름 개선 계획은 현재 실행 단계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100명의 직원이 이미 회사를 떠났다. 간접비 축소, 투자 속도 조절, 재고 최적화 등의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직접비 절감을 위한 조치로는 모회사인 지리(Geely) 그룹과의 공동 조달 확대,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 공동 개발 등이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 같은 협업을 통해 부품 비용을 낮추고 지역별 대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제품 전략 측면에서는 전동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신형 SUV EX60을 2026년에 출시할 예정이며,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XC70은 올해 3분기부터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볼보자동차 2025년 2분기 실적 현황
매출 | 935억 크로나 (-7.9%) |
영업이익 (조정 전) | -100억 크로나 (↓) |
영업이익률 | -10.6% |
조정 영업이익 | 29억 크로나 |
전동화 모델 비중 | 44% (↓) |
완전 전기차 비중 | 21% (↓) |
판매량 | 18만1,600대 (-12%) |
전기 세단 ES90도 가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소형 전기 SUV EX30은 벨기에 겐트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고율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 SUV EX90 역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 상태다.
글로벌 공급망의 지역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XC60 하이브리드 모델을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현지 생산하고, 유럽에서는 슬로바키아 코시체 신공장에서 폴스타 7과 차세대 볼보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지역 단위의 독립 운영체계를 도입해 성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미주 지역에도 유사한 거버넌스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호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CEO는 “2분기에도 시장 상황은 쉽지 않았지만, 자구 노력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하반기에는 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 회복이 시작되면 볼보는 더욱 유연하고 수익성 높은 조직으로 재정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보자동차는 전기차 수요가 오는 2030년경 내연기관차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발 자원의 대부분을 전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을 위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략도 병행하며 시장별 수요에 맞춘 탄력적인 제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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