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름잡은 미소녀 게임들이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스팀으로 출시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블루 아카이브' 등이 대표적이며, 스팀의 여러 강점이 모바일 가챠 중심 게임의 스팀 진출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21년 2월 일본 시장에 출시된 이후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매출 2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엄청난 기록을 쓴 사이게임즈의 미소녀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지난 6월 26일 스팀에 정식 출시됐다. 2024년 스팀 출시 소식을 알린 뒤 약 1년여 만에 출시된 게임은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고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은 출시 이후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7월 21일 기준으로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87,453명을 돌파했으며, 24시간 기준 동시 접속자 수도 56,220명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자들의 평가도 93% 이용자가 긍정적인 평가를 남기며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스팀을 통한 글로벌 출시 이후 트위치와 같은 방송 플랫폼에서 유명 스트리머들이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해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전체 서브레딧 중 상위 2%에 속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스팀에서도 무료 게임 분야에서 인기 1순위, 그리고 시뮬레이션 게임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일반적인 모바일 가챠 게임들이 스팀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이미 아시아 시장의 성공적인 출시를 기반으로 탄탄하게 다진 팬층과 캐릭터보다는 서포트 카드에 중점을 두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과금 등도 좋은 평가를 받는 데 일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말을 모에화한 게임의 특징이 글로벌 이용자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도 스팀에 도전장을 내고 PC 게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021년 출시 이후 6억 5천만 달러 상당의 누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수집형 게임이다.

게임은 스팀 출시 전부터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찜하기 이벤트'에 이틀 만에 10만 명이 모이는 등 호응을 얻었고, 7월 4일 스팀에 정식 출시됐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재 21일 기준으로 92% 이용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매우 긍정적' 평가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고 동시접속자 수도 22,049명에 달했다.

'블루 아카이브' 스팀 버전을 즐긴 이용자들은 모바일 버전에서 아쉬웠던 긴 로딩이나 프레임 드랍 등의 문제가 PC의 강력한 성능으로 인해 해결됐으며, 해상도도 한층 뛰어난 점 등을 강점으로 이야기하며 좋은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나 '블루 아카이브'가 전부가 아니다. 지난 17일에는 애니플렉스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마기아 엑세드라'를 스팀에 출시했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기존 모바일 게임인 '마기아 레코드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외전'의 시나리오를 포함하며, 게임 오리지널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게임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마녀 결계를 탐험하고, 턴제 방식의 커맨드 배틀을 진행하는 형식이며, 최대 5명의 마법소녀 캐릭터를 편성하여 파티를 구성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용자들은 PC의 강력한 성능을 활용한 뛰어난 비주얼 등에 좋은 평가를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오픈월드 액션 RPG '명조'가 지난 4월 29일 스팀으로 출시돼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소녀전선2: 망명'도 이미 스팀을 통해 2월 출시돼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소녀 기반 가챠 게임들의 스팀 진출에 대해 스팀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강점이 작용했다고 해석한다.

먼저 스팀은 잘 알려진 것처럼, 글로벌 PC 게임 디지털 유통 시장에서 약 74~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독보적인 플랫폼이다. 2025년 1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억 4,700만 명에 달할 정도이며, 게이머 커뮤니티도 상당히 체계적으로 꾸며져 있다.

때문에 기존 인기 게임들의 스팀 플랫폼 확장이 기존 팬들에게 더 나은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게임의 무대를 넓히고 이익 측면에서도 많은 강점을 갖게 된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플랫폼 내 수수료가 1천만 달러 이상 판매 시 25%, 5천만 달러 이상 판매 시 20%로 인하되는 스팀의 특성상 매출이 적을 때만 할인되는 앱마켓보다 매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 하루가 다르게 비용이 치솟는 모바일 마케팅 비용과 달리 오가닉 이용자 확보에 스팀이 좀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넥슨게임즈 김용하 총괄 PD는 “이번 스팀 버전 출시는 국내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글로벌 이용자에게 게임의 매력을 선보이고 IP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게임 개발 엔진을 통해 멀티 플랫폼 출시가 쉬워졌다는 점도 스팀에 모바일 가챠 중심의 게임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신작 출시보다 기존 인기 작품의 플랫폼 확장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해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소녀 가챠 게임의 스팀 출시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