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상반기, 푸조·피아트·지프·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유럽계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23억 유로(약 3조 4,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이익 56억 유로에서 급격히 전환된 수치로, 최근 미국의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구조조정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텔란티스는 7월 21일 발표한 상반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공개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초기 단계임에도 이미 약 3억 유로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으며, 하반기에는 관세 충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텔란티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더그 오스터만은 “관세가 상반기 중간에 발효된 만큼, 3억 유로라는 수치는 하반기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의 손실, 연간 최대 10억~15억 유로에 달하는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올 2분기 스텔란티스의 전 세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40만 대로 집계됐다. 특히 북미 지역 출하량은 25%나 급감하며 트럼프발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판매 물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차가 차지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스텔란티스 차량 중 40% 이상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된 모델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 4월, 관세 대응 차원에서 수입차 비중을 줄이고 생산과 고용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상반기에는 관세 외에도 수소 추진 개발 계획 중단과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에 따른 생산 플랫폼 전환 등으로 인해 총 33억 유로 규모의 세전 순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텔란티스의 상반기 매출은 743억 유로로 전년 동기(850억 유로) 대비 줄었지만, 지난해 하반기(718억 유로)보다는 회복된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JP모건은 “이번 상반기 실적은 수익성 개선 전략이 초기 단계에서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하반기에는 신차 효과가 본격화되며 수익이 확대될 수 있다”고 긍정적 전망을 덧붙였다.
스텔란티스는 향후 관세 정책 변화와 수익성 회복을 동시에 고려해, 북미 생산 체계 재조정과 함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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