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소형 전기차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를 공개했다. 이름부터 차기 아이오닉 3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아이오닉 브랜드가 중형과 대형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소형 EV 시장을 겨냥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유럽은 이미 소형 전기 해치백의 격전지다. 폭스바겐 ID.3가 대표 주자지만, 여전히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소형 EV를 원하는 소비자층은 크다. 현대차는 바로 그 수요를 겨냥해 콘셉트 쓰리를 내놓았다. 인스터가 엔트리급 전기차라면, 콘셉트 쓰리는 한 단계 위에 자리하는 전략 모델이다.
차체 길이 4.28m, 폭 1.94m의 크기는 유럽 도심 환경에 맞춤형이라 할 수 있다. ‘에어로 해치(Aero Hatch)’라 불리는 공력 성능 중심의 해치백 디자인을 적용해 작은 차체에도 역동적 비율을 담아냈다. 수직형 테일게이트와 레몬 컬러의 덕테일 리어 스포일러는 스포티한 감각과 효율성을 동시에 구현하면서 실내 공간 활용성까지 강화했다.

이번 콘셉트는 현대차가 새롭게 밀고 있는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 디자인 언어를 충실히 반영했다. 스틸의 탄성과 질감을 살려 금속 본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드러내는 방식이다. 차체 전체를 감싸는 텅스텐 그레이 컬러와 입체적인 C필러 라인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볼륨을 보여준다.
또한 면과 면이 맞닿는 부분은 날카로운 경계선으로 처리해 역동성을 강조했고, 후면부 하단에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클래딩과 직사각형 스피커 형태의 디테일을 배치해 실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여기에 ‘미스터 픽스(Mr. Pix)’라는 작은 캐릭터를 차량 곳곳에 숨겨 관람객들이 찾아내는 재미를 주면서 디자인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따뜻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지향한다. 가구 같은 질감의 소재와 곡선적인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늑한 공간을 연출했다. 중심에는 ‘BYOL(Bring Your Own Lifestyle) 위젯’이 있다. 평소에는 대시보드에 있다가 시동을 걸면 운전자 쪽으로 다가오는 인터페이스로, 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운전자는 시선과 손이 닿는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조작할 수 있어 몰입감 있는 주행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능이나 배터리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아 EV3와 유사한 구성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58.3kWh 혹은 81.4kWh 배터리로 400km에서 최대 6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현대차가 준비 중인 새로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인 ‘Pleos’가 적용되면 소형 EV이자 소프트웨어 중심 전기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콘셉트 쓰리는 현대차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소형 E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픽셀 모티프를 계승하면서도 소재와 사용자 경험까지 세심하게 담아낸 이번 모델은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머지않아 현실에서 만나게 될 아이오닉 3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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