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라이다(Lidar)를 과감히 배제하고 카메라와 AI 기반 접근법에 집중하고 있다.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샤오펑 자율주행센터 수석 디렉터인 캔디스 위안(Candice Yuan)은 “라이다 데이터는 AI 시스템 학습에 기여하지 못한다”며 “샤오펑의 대규모 언어 모델은 고객 차량에서 수집한 10~30초짜리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이를 우리는 VLA(Vision, Language, Action)라 부른다”고 밝혔다.
샤오펑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가이드 파일럿(XNGP)으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유사한 비전 중심 접근을 취한다. 테슬라처럼 ‘엔드투엔드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중국 전역에서 이론적으로 작동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라이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웨이모(Waymo)와 죽스(Zoox)는 라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악천후, 복잡한 도심 환경, 돌발 상황에서도 더 높은 인식 정확도를 확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라이다 기반 학습은 데이터 라벨링과 센서 보정 등으로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위안의 발언은 라이다가 무용하다는 뜻이 아니라, 샤오펑의 최신 AI 구조가 애초부터 라이다와 호환되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샤오펑 CEO 허샤오펑(He Xiaopeng)은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테슬라 FSD를 체험하고 “매우 잘 작동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샤오펑은 일론 머스크의 SNS 플랫폼 X에 “FSD 장착 테슬라를 빌려 쓸 수 있느냐”는 글을 올리며, 자사 XNGP 시스템 체험을 위해 머스크를 중국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샤오펑만의 전략이 아니다. 지리(Geely) 산하 브랜드 지웨(Ji Yue)의 01 모델 역시 레이더와 HD맵을 보조로 사용했지만, 시스템의 핵심은 비전 기반이었다.
현재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한 업체는 여전히 웨이모와 죽스뿐이다. 웨이모는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주 25만 건 이상의 무인 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승객들이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성을 확보했다. 반면 테슬라와 샤오펑의 시스템은 여전히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하다.
업계는 비전 기반 접근법이 비용과 확장성에서 유리하지만, “진정한 무인 자율주행”을 위해선 다양한 센서 융합과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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