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과 소프트웨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볼보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리지빌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연장 주행 전기차(EREV: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 개발 및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 CEO는 “EREV는 우리가 ‘2세대 하이브리드’라 부르는 개념으로, 전기차처럼 빠른 가속과 주행감을 제공하지만 온보드 가솔린 발전기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며 “이는 사실상 전기차에 보조 엔진을 탑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EREV는 전기모터가 바퀴를 구동하는 순수 EV 구조를 따르면서도, 내연기관 발전기를 탑재해 배터리 충전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을 해소할 수 있어 중국에서는 이미 급성장 중이며, 일부 모델은 1,000마일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 닛산, 포드, 스카우트 모터스 등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EREV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볼보 역시 지리 그룹 산하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가 중국에서 52.4kWh 배터리와 845마력 출력으로 1,000마일 이상 달릴 수 있는 SUV를 판매하고 있어, 이번 미국형 EREV에 유사한 성능이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볼보의 EREV는 스웨덴에서 주 개발이 진행되지만, 생산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리지빌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사무엘손 CEO는 “미국은 대가족 문화와 넓은 도로 환경을 가진 시장이기에 현지 소비자에게 적합한 차량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릭 세베린손 볼보 CCO 역시 “XC90과 같은 대형 SUV는 미국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세그먼트”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EREV 기술 수요가 집중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볼보는 최근 중국 시장에 200km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한 장거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C70을 출시한 바 있지만, 미국형 EREV는 이와 다른 별도의 전략 모델로 기획 중이다. 회사는 이번 EREV를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의 핵심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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