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의 대표 엔트리 모델인 A클래스의 단종 시점을 2028년까지 연기하며, 이후 새로운 입문형 모델을 선보일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최근 고급·럭셔리 세그먼트 중심으로 브랜드 방향성을 재편하는 가운데, 엔트리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다.
메르세데스-벤츠 글로벌 판매·마케팅 총괄 마티아스 가이젠(Mathias Geisen)은 독일 매체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장기적으로도 엔트리 모델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A클래스 단종 이후에도 새로운 후속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4세대 A클래스(W177)의 생산은 2026년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업계와 딜러 네트워크의 반발, 특히 컴팩트 세그먼트에서 철수할 경우 신규 고객 유입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메르세데스는 생산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 실제로 A·B클래스는 수익성은 낮지만 꾸준한 판매량으로 공장 가동률과 시장 점유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 수치에서도 그 중요성이 드러난다. 2024년 한 해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A·B클래스를 포함한 소형차 부문에서만 전 세계적으로 53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반면, 최근 출시된 순수 전기 CLA의 시작가는 약 5만 3천 유로로, A클래스의 3만 4천 유로대와는 큰 가격 격차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엔트리 모델’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클래스 후속 모델이 소형 SUV 기반의 보다 저렴한 전동화 차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다만, 메르세데스는 아직 구체적인 차종이나 출시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메르세데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소비자와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균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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