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이 2030년부터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수정하고, 중기적으로 다시 한번 내연기관 모델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전환에 대한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포르쉐와 아우디에 이어 벤틀리까지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 9월 19일, 포르쉐는 31억 유로(약 4조 5천억 원)를 투자해 클래식 스포츠카 시리즈의 생산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래 배터리 전기차로 개발되던 코드명 K1의 7인승 플래그십 SUV는 출시 시점에 대용량 가솔린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동계를 먼저 선보이고, 전기차 버전은 나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포르쉐의 이러한 행보는 폭스바겐 그룹 내 다른 럭셔리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월 아우디가 2033년부터 배터리 전기차만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벤틀리 역시 비욘드 100(Beyond 100) 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려 했으나, 이 목표를 이미 작년에 5년 연기한 바 있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벤틀리의 CEO 프랑크-슈테펜 발라이저 전기화는 여전히 우리의 목표이지만, 고객을 함께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벤틀리는 내연기관 기술의 단계적 폐지 시점을 더 이상 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중동 지역에서 여전히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발라이저 CEO는 고급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오늘날 럭셔리 시장은 비욘드 100을 발표했을 때와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벤틀리는 여전히 2026년부터 매년 1대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내연기관 엔진을 계속 제공하며 모델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재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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