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고율 관세,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 만료에서 아이오닉 5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는 역공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2026년형 아이오닉 5의 미국 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미 연방 정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9월 종료됐고 고율 관세로 차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을 내리는 역공에 나선 셈이다.
현대차는 1일(현지 시간) 2026년형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 가격을 최소 3만 5000달러(약 4912만 원)부터 최대 4만 8975달러(약 6870만 원)로 조정해 발표했다. 이는 2025년형 대비 평균 약 9155달러(1285만 원)가 낮아진 것으로 일부 트림은 최대 9800달러(1370만 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이번 조정으로 가장 저렴한 SE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은 4만 2600달러에서 3만 5000달러로 내려가며 5000만 원 안팎으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최상위 트림인 리미티드 AWD 역시 5만 8200달러에서 4만 8975달러로 낮아져 7000만 원 미만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전체 라인업이 5000만 원대 초반에서 6000만 원대 후반으로 형성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현대차는 단순히 가격만 내린 것이 아니라 상품성도 높였다. 전 모델에 레벨 1·2 겸용 충전기를 기본 제공해 충전 편의성을 개선하고 신규 외장 색상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테슬라 모델 Y(약 6100만 원~7400만 원), 쉐보레 블레이저 EV(시작가 약 6700만 원)보다 전체 라인업 가격이 평균 1만 달러 가량 저렴해졌다. 미국 소비자들이 9월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 만료를 앞두고 '미리 사기' 수요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아이오닉 5 가격 인하는 판매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 5는 9월 한달 작년 같은 달 대비 152% 증가한 8408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현대차 전동화 모델을 이끌고 있는 주력 라인업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 누계 역시 지난해 대비 36% 증가한 4만 1091대로 국산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 랜디 파커 CEO는 “이번 가격 조정은 아이오닉5를 전기차 시장의 최우선 선택지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더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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