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환경을 재현한 실내 조명 테스트 구간을 달리는 모습. (메르세데스 벤츠)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독일 임멘딩겐(Immendingen)에 유럽 최대 규모이자 가장 진보한 조명 테스트 센터를 공개했다. 이곳에서는 실제 도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헤드라이트와 조명 시스템을 정밀하게 시험할 수 있다. 또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최첨단 시험 방식을 통해 개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거점이기도 하다.
벤츠의 새로운 조명 테스트 센터는 길이 135m, 높이 8m 규모의 거대한 실내 공간에 실제 국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포장에는 노후 아스팔트의 반사 특성을 반영해 현실감을 더했고 최대 5대의 차량을 동시에 주행시켜 마주 오는 차량이나 앞차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보행자 더미와 반사봉도 설치 가능해 다양한 시험 시나리오를 지원한다. 이 시설에는 약 1050만 유로(약 170억 원)가 투입됐.
임멘딩겐 시험장은 조명 테스트를 넘어 고도의 자동화 내구성 시험 코스도 운영 중이다. ‘하이데(Heide) 내구성 주행 코스’에서는 로봇이 차량을 자율적으로 조종하며 포트홀과 자갈길 등 험로를 달려 섀시와 차체를 극한으로 시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임멘딩겐 조명 테스트 센터에서 시험 주행 중인 차량. (메르세데스 벤츠)
이를 통해 1km 주행으로 실제 도로 150km를 달린 것과 맞먹는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해 시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여기에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돼, 실제 주행 전 수천 km에 달하는 가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검증해 개발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2015년 착공해 지속적으로 확장된 임멘딩겐 시험장은 현재 1285에이커 규모 부지에 86km 길이의 주행 트랙과 30여 개 모듈을 갖추고 있다.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도로 환경을 재현할 수 있으며 최대 400대 차량이 동시에 시험에 투입된다. 인공 태양광, 폭우 시뮬레이션 시스템까지 갖춰 날씨와 관계없이 조명 및 센서 성능 검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약 3만 대의 차량이 누적 1억 km 이상을 달리며 개발에 기여했다.
마커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겸 개발·구매 총괄은 “임멘딩겐 시험장은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최초의 디지털화된 벤츠 시험장”이라며,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개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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