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자동차 업계는 버튼과 다이얼을 없애고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포르쉐 역시 타이칸 출시 당시 다수의 물리적 조작계를 제거하며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제 그 방향을 되돌리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 전장 시스템을 담당하는 디르크 아스팔크(Dirk Assfalg)는 독일 현지에서 더 드라이브(The Drive) 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객들은 여전히 물리적인 버튼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형 카이엔 EV 역시 14.3인치 OLED 중앙 디스플레이를 갖췄지만, 주요 기능은 여전히 물리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팔크는 “중국 고객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차 안에서 버튼의 존재감을 원한다. 우리는 운전 중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기능에 반드시 물리 버튼을 남긴다”고 말했다. 카이엔 EV에는 팬 속도, 온도 조절, 볼륨 등 주요 기능에 실제 버튼이 유지되며, 나머지 보조 기능은 터치스크린으로 제어된다.
흥미롭게도, 포르쉐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BMW 역시 새 전기 SUV인 iX3에서 17.9인치 대형 iDrive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볼륨 조절 노브만큼은 그대로 남겼다. BMW는 약 1,000만 명의 운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볼륨 노브가 여전히 가장 자주 사용되는 물리적 기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디지털화의 물결 속에서도, ‘손끝의 감각’은 여전히 운전 경험의 중요한 일부로 남아 있다. 포르쉐와 BMW의 결정은 첨단 기술과 인간적인 직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새로운 조율로 읽힌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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