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생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공모전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5(The James Dyson Award 2025)’의 국제전 우승 후보작 20팀이 발표됐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28개국에서 환경 오염, 의료 접근성,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2,000개 이상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출품되었으며, 치열한 경쟁 끝에 상위 20팀이 국제전 우승 후보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한국의 국내전 입상팀 ‘블룸(Blloom)’이 국제전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자가주사 부담 줄이는 ‘블룸’, 난임 환자의 일상에 자유를 더하다

‘블룸’은 난임 시술 과정에서 반복되는 자가주사가 환자에게 큰 신체적·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휴대형 주사 보조기기다. 팀은 난임 치료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열악한 주사 환경과 반복되는 시술로 인한 고립감, 병원 로고가 찍힌 보냉 가방에서 비롯된 수치심 등 다양한 어려움을 분석했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5 국제전 우승 후보작 ‘블룸(Blloom)’

이를 바탕으로 블룸은 반달형 캠 구조를 적용해 버튼 한 번으로 안정적이고 정확한 자동 주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보냉 기능을 탑재해 최대 6시간 동안 3개의 약물을 적정 온도(2~8°C)로 유지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바늘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곡선형 형태를 채택해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고, 투여 과정에서 일상과 자유를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블룸팀은 앞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사용성을 개선하고, 의료기기 인허가 및 제약사 협업, 실사용 환경 검증 등 상용화를 위한 후속 단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환경·사회 문제 해결 나선 글로벌 혁신 아이디어들

올해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에서는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다수 등장했다. 인도의 자얀티 쿠마리(Jayanti Kumari)는 종이 기반 나노기술을 활용해 타액만으로 구강암을 진단할 수 있는 ‘온코얼러트(OncoALERT)’를 개발했으며, 영국의 이단 쉬(Yidan Xu)는 변기 세정과 동시에 신장 질환을 조기 감지하는 ‘유리파이(Urify)’를 선보였다. 튀르키예의 산업디자인 학부생 팀은 시각장애 아동이 손가락뿐 아니라 움직임과 소리를 통해 점자를 배울 수 있는 ‘브라일스텝스(BrailleSteps)’를 제안했다.

왼쪽부터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5 국제전 우승 후보작 ‘유리파이(Urify)’, ‘브라일스텝스(BrailleSteps)’

환경 분야에서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작품이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의 파블로 야니즈 곤잘레스(Pablo Yániz González)는 의료 폐기물 감축을 목표로 소독 후 재사용 가능한 혈관 시술 인플레이터 ‘폼파(POMPA)’를 개발했고, 말레이시아의 ‘언블록(UNBLOK)’ 팀은 팜유 폐기물을 활용한 생분해성 주방 필터로 하수 처리 과정을 단순화했다.

다이슨 엔지니어들의 치열한 심사…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 모두 평가”

국제전 우승 후보 20팀은 제품 디자인, 전자공학, 소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15명의 다이슨 엔지니어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다이슨 혁신 및 딜리버리 총괄이자 이번 심사위원인 로빈 쿠츠(Robyn Coutts)는 “올해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특히 많았고, 혁신성과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두고 심사위원들이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며 “모든 참가자가 자신의 발명에 자부심을 가지길 바라며, 최종 수상작 발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종 우승은 11월 5일 공개… 상금 3만 파운드 수여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5의 국제전 최종 우승작은 다이슨과 다이슨 파밍의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의 직접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5일 발표된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제품 고도화를 위한 상금 3만 파운드(약 5,200만 원)가 수여될 예정이다.

올해 국제전 후보에 오른 한국의 ‘블룸’이 최종 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전 세계 젊은 엔지니어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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