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 등에 수 백대를 밀어 낸 것으로 드러났다. (AI 생성 이미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일론 머스크 CEO의 공언과 달리 ‘자기 매입(셀프 세일)’에 의존해 판매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IT·자동차 전문매체들이 전한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테슬라의 판매 부진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다른 회사들에 사이버트럭을 대량 구매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머스크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재고를 스페이스X와 xAI 등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수백 대를 인수했으며 향후 수천 대를 추가로 공급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트럭 운송 차량들이 xAI 본사에 사이버트럭을 납품하는 장면이 목격돼 사실상 내부 간 거래가 진행 중임이 확인됐다. 머스크가 사이버트럭을 자신의 계열사에 무더기로 밀어내는 것은 “연간 25만~50만 대 판매”를 자신 있게 예고했던 사이버트럭의 흥행 실패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테슬라는 2025년 들어 2만 대도 팔지 못했으며 3분기 판매량은 5385대에 그쳐 전년 대비 63% 급감했다. 현재까지 사이버트럭의 누적 판매량은 약 1만 6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머스크의 상징적 프로젝트로 불렸던 사이버트럭은 출시 이후 8차례 리콜을 겪는 등 품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또 고가 모델임에도 항속거리(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경쟁 차종보다 짧고 ‘방탄차’를 표방한 강철 차체 구조 역시 실제 충돌 실험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감가상각률이 높아 “장기 보유 가치가 거의 없는 차량”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3분기 실적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상회한 이유는 단기적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가 9월 30일 종료되기 전, 소비자들이 막판에 몰려든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업계는 “세금 혜택 효과가 사라진 4분기부터 사이버트럭 판매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머스크의 이 같은 ‘셀프 세일’ 전략은 테슬라의 실질적 수요가 얼마나 부진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내부 구매로 판매 실적을 부풀릴 수는 있지만, 실제 시장 경쟁력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이버트럭은 머스크의 과도한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상징하는 모델로 남게 됐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