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청두에서 발생한 샤오미 SU7 울트라 차량의 치명적 화재 사고로 인해 샤오미의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운전자가 고속 주행 중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차량이 즉시 폭발하며 불길에 휩싸인 사건으로, 구조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자식 도어 잠금장치의 결함으로 인해 탈출이 불가능했다.
이 사고 이후 샤오미의 주가는 5.7% 급락하며, 수십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전기차 제조사로 빠르게 전환한 샤오미의 급박한 진출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엔지니어링상의 안전 단축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차량의 전자식 도어핸들 시스템이다. 샤오미 SU7 울트라에는 전원 기반의 플러시 타입 전자 도어핸들이 장착되어 있으며, 충돌 후 전원이 차단되자 작동이 중단되었다. 외부에서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기계식 장치가 없었던 탓에, 목격자들은 차량 내부의 운전자를 구출하지 못한 채 화재가 차량 전체로 번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현대 전기차 디자인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미적 요소와 공기저항 감소를 위해 도입된 전자식 플러시 도어핸들은 비상상황에서 전원이 차단될 경우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미 테슬라 차량의 전자식 도어핸들 결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테슬라에서는 유사한 결함으로 인해 어린이가 차량 내부에 갇히는 사고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으며, 일부 부모는 유리를 깨고 탈출시킨 사례도 있었다. 이에 테슬라는 전자식과 수동식 도어 개폐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개발 중이다.
업계는 이번 샤오미 SU7 사고를 계기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원 의존형 도어 시스템을 재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상시 작동 가능한 이중 안전장치(redundant mechanical release)는 전기차 안전 설계의 최소 기준으로 간주되며, 이를 간과한 제조사들은 향후 규제 대응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샤오미는 SU7을 통해 고성능과 저가를 동시에 내세우며 전기차 시장에 강력하게 진입했지만, 이번 사건은 안전성 검증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기술적 완성도 이전에 기본 안전 구조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전기차 경쟁에서 생존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