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지난 2024년 07월 18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TV 안에 들어있는 게임기 시리즈를 살펴보고, 그중에서도 특이점의 끝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드림캐스트 TV와 그 수리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V와 게임기의 일체형! 그것은 우리의 로망!]

조기자: 안녕하세요검떠님, 반갑습니다. 어릴 때 집에 게임기가 있다! 그러면 인싸였죠. 그런데 그냥 게임기도 아니고, TV 안에 게임기가 있다! 그러면 완전 전교 최고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수준 아니었습니까?

검떠: 그럼요. 게임 한 판 좀 해보려고 게임기 있는 친구 비위 맞춰가며 비굴 비굴했던 기억들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겁니다. 저는 운좋게 어렸을때 아버지가 패미콤을 사주셨는데요, 그 덕분에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던 것 같아요.

조기자: 그렇죠. 그렇게 게임기가 엄청난 로망이었던 시절. 그런데 그런 게임기 중에서도 아주~~ 희귀한, TV와 결합된 게임기들을 오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고 아 정말 이런 게임기들이 있었어? 하면서 놀라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V와 합쳐진 게임기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살펴보자]

검떠: 일단 종류만 따져도 5종류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게임기 일체형 TV가 많다는 거죠. 사실 오늘 말씀드릴 게임기들을 전부 알고 있다~ 라고 한다면 덕력이 상당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드림캐스트 TV] 드림캐스트가 귀여운 케이스 안에 쏘옥!

검떠: 어떻습니까? 어마어마하게 이쁘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꿈의 게임기라고 불리우는 드림캐스트 TV 입니다.

정식 명칭은 DIVERS 2000 SERIES CX-1 입니다.

세가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기기로, 흡사 뒷 모습이 소닉처럼 길게 뽀아진 디자인이 아주 일품이죠. 양쪽에 나메크인처럼 더듬이가 2개 나 있고, 가운데에 빛이 들어오며 뒤가 싹 빠진 모습이 소닉 같은 느낌도 주는군요.

검떠: 이 기기는 세가와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합작품으로, 지난 2000년 4월 21일에 출시됐다고 합니다. 완벽한 끝판왕을 꿈꾸던 기기이기 때문에 인터넷이 가능한 33.6KBPS 모뎀과 미디까지 탑재한 올인원 기기죠.

버블 시대였던 당시에 출시된 가격은 무려 88,888엔!!! 10배였던 시절로 생각해보면 90만 원에 육박하던 가격이죠. 2000년대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웬만해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가격이라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흠.. 이베이에 아주 훌륭한 사양의 박스셋이 올라와 있길래 가격을 봤는데 무려 19000 달러.. 이건 정말 한놈만 걸려라 수준이네요. 웃음만 나옵니다 현재 환율로 2600만 원이 넘는군요.

검떠: 이 기기를조기자님이 이번에 구입하셨다는 거죠?

조기자: 네에.. 저도 이번에 한 대 구했는데요, 정크로 올라온 제품을 잘 수리해서 완품으로 바꿔놨습니다.

조기자: 사실 제가 구입한 이 기기는 처음 켤 때 정크였습니다. 전원을 켜지 않더라도 코드를 연결했더니 바로 뜩뜩뜩뜩 소리가 나면서 켜지지 않는 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죠

그런데 대림상가에 아이큐전자 사장님께서 회로를 면밀히 살펴보시더니 수리를 해주셨습니다. 거기에 저도 내부에 있는 드림캐스트 게임기를 220v로 개조해서, 명실상부한 220v 전천후 기기로 바꾸었습니다.

다만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이 드림캐스트 TV가 내부에서 콤포지트 연결이었다는 점이네요. 내부 TV를 RGB로 개조하고 드림캐스트도 RGB로 출력을 바꾸면 훨씬 화질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해봤습니다만,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쯤에서 마무리했습니다.

검떠: 화질이 무슨 상관 있겠습니까 너무 부럽습니다.

[PC엔진이 TV 안으로 쏘옥! NEC PC-KD863G]

검떠: 이 모델도 국내에 몇몇 NEC나 PC엔진에 몰입하고 있는 덕후분들이 아니라면 손쉽게 볼 수가 없는 모델이죠.

원래 PC 엔진은 일본 테이스트에 맞는, 초소형 게임기 아니겠습니까. 그런 PC 엔진이 브라운관 밑에 일체형으로 내장되어 있는 것이죠.

딱 봐도 와우! 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멋집니다. 저 아래 휴카드 삽입구와 조이패드 삽입구가 있는 것이거든요.

조기자: 사실 이 TV에 CD롬이 연결되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이 자체만 봐도 너무 너무 훌륭하죠.

또 이 모니터 자체가 NEC 863 시리즈 모니터여서 NEC 고전 PC 위에 올려놔도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물론 한국의 삼성이나 대우 486이나 MMX 급에 올려둬도 좋고요. 집에 적당히 고풍스럽게 하나 가져다두면 꽤 기분이 좋아 집니다. DIY나 인테리어도 좋고요.

조기자: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뒷면에 있는 RGB 외부 인력 단자!! 2열 15핀 분리신호 입력을 받는데요, 상당히 훌륭한 화질을 자랑합니다. 15khz (320X240) 해상도도 지원하고, PC 9801 계열의 모니터인만큼 24khz (600X400) 해상도도 지원하죠.

그래서 PC 엔진 게임 외에도 다양한 레트로 게임기들을 연결하여 즐기실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기기 한 대만 있으면 고전 PC도 연결해서 즐길 수 있고 게임도 되고 다양한 레트로 게임기도 연결하고요. 정말 대박 아닙니까.

검떠: 하지만 이 기기.. 저도 가지고 싶었습니다만.. 얼마전에 게임 커뮤니티에서 무려 400만 원에 올라왔던데.. 순삭됐네요 휴

[PC엔진 휴대용 기기의 끝판왕! PC엔진 LT]

검떠: 또 하나의 꿈의 기기라고 불리우는 PC엔진 LT !!!

PC엔진 기술력의 정점, 버블 시대에 탄생하여 지금도 회자되는 게임기죠. PC엔진을 휴대용으로 즐기도록 한 시리즈에는 PC엔진 GT가 보편적으로 보급되어 있지만, 더 상위권으로 가면 이 PC엔진 LT가 있는 것이죠. 특히 PC엔진 GT와 차별화 포인트가 있으니.. 바로 PC엔진 LT는 TV 튜너가 내장되어 있어서 자체적으로 포터블 TV가 되었다는 점이네요.

조기자: 역시 잘 아시는군요. 이 기기는 1991년도에 출시되었는데요, 무려 당시 출시 가격은 10만 엔!!! 에 육박합니다.

아무리 포터블 게임기이고 포터블 TV 역할을 한다곤 하지만 엄청난 가격이 아닐 수 없죠. 요즘도 가끔 일본 옥션 등에 등장하긴 하는데 가격이 꽤 비싸더군요.

조기자: 이 기기의 또 다른 특징은, 사진처럼 롬롬이 셋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LT를 롬롬이에 꽂아서 CD롬 게임도 즐길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PC엔진 LT와 롬롬이 셋이 있다면 PC엔진은 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 물론 여기에다 PC엔진 프로 카드도 하나 껴놓긴 해야 하지만 말이죠. 프로 카드도 이제는 워낙 가격이 올라서 휴

검떠: 요즘 보니 이 PC엔진 LT 가지신 분들은 액정 개조를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조기자: 그렇죠. 저도 액정 개조를 좀 해두었는데.. 당시 최고의 사양으로 개발한 제품이라곤 해도 30년이 지난 요즘 LCD 기술과 비교해보면 너무 떨어지죠. 특유의 격자 무늬가 거슬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알리 등에서도 RGB 화면을 채용한 개조 키트가 가끔씩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 개조 키트를 쓰면 화면이 끝내주는 휴대용 머신으로 재탄생하게 되기도 합니다.

[슈퍼 패미콤이 TV 속으로, 샤프 SF 1]

검떠: 1990년 12월 5일에 출시된 역사적인 기기. TV와 게임기가 융합된 샤프 SF 1 입니다. 기본적으로 샤프에서 개발한 TV에 슈퍼패미콤이 별도로 설계되어 얹혀져 있는 구조인데요, 14인치와 20인치 버전이 있습니다.

위쪽에 슈퍼패미콤 게임팩을 꽂고 게임모드로 바꾸면 게임이 짜잔! 특히나 사운드가 빵빵해서 너무 좋습니다.

검떠: 사실 이 슈퍼패미콤 TV는 저도 그렇지만조기자님도 한 대 가지고 계시잖아요. 저 위에 팩을 꽂는 느낌이 제법 괜찮습니다. 위쪽에 있으니 슈퍼패미콤 TV라는 느낌도 확 들고요.

조기자: 그렇죠. 이 기기가 또 의미가 있는 게, 슈퍼패미콤을 닌텐도에서 새로 설계해서 커스텀 식으로 탑재했더라고요. 다만 한가지 불만은.. AV(콤포지트) 연결이라는 점.. 그래서 화질은 썩 기대할만한 수준이 안되더군요..

검떠: 이전에조기자님 물품이 고장이 났던 것 같은데.. 잘 수리가 되었나요?

조기자: 네에. 다행히 슈퍼패미콤과 배열이 다를 뿐 부품은 완전히 같으니까요. 비디오램과 프로세서를 싹 갈아주고 몇 군데 패턴 끊어진 곳을 이어주니 잘 나오더군요. 물론 제가 직접 수리한 건 아니고.. 대림상가에 수리 사장님께 맡긴 거였죠.

검떠: 이 기기는 꽤 많이 판매가 되었기 때문에 그래도 아직도 일옥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 약 100만원 선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조기자: 당시 샤프에서는 전용 조이패드도 함께 제공했는데요, 일반 슈퍼패미콤 조이패드와 동일한 구성이지만 TV 앞에 꽂다보니 조금 더 선이 깁니다. 만약 SF-1을 구하신다면 이 조이패드도 함께 구하시는 게 좋습니다.

[패미콤이 TV 속으로, 샤프 C 1]

검떠: 패미콤 유저들의 워너비 모델, 샤프 C1 입니다. 국내에서도 보유한 분들이 많지 않은 희귀 게임기죠.

작년에 일본 옥션에 한 녀석 출품이 되었는데 당시 80만 엔까지 가격이 치솟아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젠 정말 물건이 없다보니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기자: 슈퍼패미콤 통합 버전이 출시되기 전, 샤프는 닌텐도와 전략적으로 제휴하여 C1을 출시했었죠. 하단부에 패미콤 팩 삽입 슬롯이 있고, 그 옆에 조이패드를 꽂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검떠: 국내에서 C1 하면 소주를 떠올리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레트로 게임 덕후들은 이 C1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 색상은 두 종류로, 빨간색과 흰색 버전이 있더군요.

당시에 패미콤은 RF 단자로 연결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에도 이 C1은 내부적으로 콤포지트로 연결되어 당시로는 획기적으로 훌륭한 화질을 자랑했다고 하죠. 그래서 패미콤으로 공략을 하거나 하는 매체에서도 이 C1을 토대로 스크린샷을 찍었다고 전해집니다.

조기자: 사실 저도 한 대 가지고 싶은 기기이긴 합니다. 일단 빨간 색.. 동키콩스러운 외관이 꽤 마음에 들거든요.

저 C1만 있으면 저도 이 사진처럼 전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도 게임기 융합 기기가 있다! 재믹스 TV]

검떠: 국내에 단 몇 대 밖에 존재하지 않고, 해외에서는 더더욱 구경할 수 없는 기기, 재믹스 TV!!

국내 레트로 게임 콜렉터라면 꼭 손에 쥐어야 하는 궁극의 기기죠. 오른쪽에 팩을 꽂아서 재믹스 게임을 즐기는 기기인데요, 국내에서도 워낙 보기 힘든 게임기라 혹시나 발견된다 그러면 얼마를 주더라도 무조건 겟 해야하는 기기입니다.

조기자: 저도 한 대 가지고 있긴 한데.. 아쉬운 점이라면 이 기기가 초창기 재믹스 1을 베이스로 해서 성능이 썩 좋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MSX2가 내장되어 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MSX 초창기 규격이어서 '요괴의 집'이나 '요술나무' 정도의 초창기 게임 위주로 돌려야하는 게 아쉽네요.

[부록: 휴대용 게임기도 TV 튜너를 통해 TV로 변신!]

검떠: 자아 이렇게.. TV와 게임기의 융합 버전에 대해서 살펴봤구요, 부록으로 휴대용 게임기 TV 튜너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세가 게임기어.. 삼성 핸디 겜보이도 TV 튜너가 있었죠. 이 기기를 연결하면 TV를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기자: 그리고.. 이 외에 PC엔진 GT도 TV 튜너를 통해 TV를 볼 수 있었고 또 외부 입력도 받을 수 있었죠.

조기자: 이렇게 사진을 보시면 PC엔진 GT에 TV 튜너를 연결하고 AV(콤포지트) 연결로 네오지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이야 커다란 화면으로 편하게 게임할 수 있지만, 저희 어린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몰래 연결해서 게임을 즐기곤 했었죠.

검떠: 헐헐.. 이 조합은 너무 럭셔리한 거 아닙니까. 당시에 집에 네오지오가 있으면 초절정 부자였어요. 거기에 PC엔진 TV 튜너 연결해서 즐기는 건 초 상류층에서나 가능했을텐데..

조기자: 그렇긴 하네요. 그래도 저런 기술적 시기를 거쳐 지금은 스팀덱이나 로갈리, PS포탈 같은 게임기들이 나오니까요. 정말 기술의 발달이 체감되는 즈음입니다. 자 그럼검떠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검떠: 네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조기자: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다양한 TV 융합 게임기'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