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부터 11일까지 타이베이에서 열린 ‘Taipei Indie Week 2025(TIW)’에서 인디게임 마케팅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발표가 주목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는 인디게임 개발사 하이퍼센트의 김주완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How Indie Games Go Viral: Backroom Company’s Streamer Collaboration Strategy(인디 게임이 바이럴 되는 법: 백룸 컴퍼니의 스트리머 협업 전략)’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자사의 협동 공포 게임 ‘백룸컴퍼니(Backroom Company)’가 광고비 없이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확산된 과정을 공유했다.
김 대표는 “백룸컴퍼니는 대형 마케팅 캠페인 없이,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글로벌 스트리머 생태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라며 “3천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다뤘고, 누적 구독자 수는 1억 명, 총 조회수는 5천만 회를 넘어섰다”라고 밝혔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40만 달러, 한화로 19억 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둔 셈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처음에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사 게임 관련 콘텐츠가 거의 없었지만, 일본의 한 스트리머가 올린 500만 조회 영상이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영상이 대만과 한국, 나아가 유럽으로까지 퍼지면서 자연스러운 확산이 일어났다. 지금은 대만의 50만, 100만, 200만, 30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백룸컴퍼니를 플레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게임이 입소문을 타고 확산된 배경에는 ‘관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하이퍼센트는 초기부터 유명 인플루언서나 대형 채널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소통이 가능한 소형 스트리머, 일명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라고 말했다.
하이퍼센트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에게 컨택해 테스트 빌드를 제공했고, 스트리머들은 이런 개발팀의 접근 방식에 신뢰를 느낀 뒤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팬심 어린 리뷰를 남겼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런 진심 어린 리뷰가 또 다른 스트리머를 움직였다”며 “결국 우리가 한 일은 광고가 아니라 관계를 쌓는 일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하이퍼센트는 이용자와의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X(구 트위터), 디스코드, 스팀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개발팀은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업데이트에 반영한다.
김 대표는 “아주 사소한 의견이라도 직접 하나하나 댓글을 달며 소통하고 있다. 이 덕분에 백룸컴퍼니를 즐기는 이용자들과 ‘이 개발팀은 우리가 말하면 바로 바꿔준다’는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계 중심의 접근은 개발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퍼센트는 매주 대규모 업데이트와 개발일지를 공개하며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HUD와 아트 리워크, 다국어 현지화 등 세부적인 개선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믿을 수 있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더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노출의 빈도와 다양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트레일러, 티저, 개발 노트, 인터뷰 등 가능한 모든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해 노출했다. 이용자가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마케팅은 성공한 것이다.”라며 “하이퍼센트는 이러한 원칙 아래 꾸준히 글로벌 게임쇼에도 참가하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하이퍼센트는 지난 8월에 진행된 게임스컴, 9월에 개최된 도쿄게임쇼에도 참여해 자사의 개발 역량과 게임을 현지 시장에 알린 바 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우리는 광고 대신 관계를 쌓았고, 그 관계가 바이럴이 되어 전 세계로 퍼졌다”며 “누구나 자신의 게임이 세계 스트리머의 화면에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퍼센트의 ‘백룸 컴퍼니’는 정체불명의 공간 ‘백룸’을 무대로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고 생존하는 협동 기반 호러 게임으로, 최대 8명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게임은 스팀 최근 평가 ‘매우 긍정적’을 유지 중이며, 개발일지를 통해 새로운 엔티티(에너미) 외형, 퍼포먼스 및 그래픽 개선 방향, 스토리 레벨 개선 등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