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넥써쓰(NEXUS)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이 1심에서 판단을 잘 내려줬고, 또 2심에서도 잘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당한 판결이 나오면 아무도 블록체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2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현국 대표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장현국 대표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억 원, 위메이드에는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선고기일은 오는 11월 27일이다.
장 대표 측 변호인은 재판장에서 ‘몰래 유동화를 했다’는 것이 객관적 증거와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으며, 장현국 대표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건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공판을 마친 장현국 대표는 "이번 2심 역시 신속하게 진행돼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음 달이면 결과가 나오는 만큼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항소심 결과를 묻는 질문에는 "1심 재판부가 모든 자료와 증거를 충분히 검토한 뒤 판단한 사안이고, 오늘 검찰도 새로운 증거나 진술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같은 정보에 기반한 판단이라면 특별히 다른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장 대표는 "한국은 거래 측면에서는 강국이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처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위믹스 이후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던 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모두 사업을 포기했고,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며 "지금 남아 있는 곳은 제가 나왔던 회사와 저희 회사 정도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이유에 대해 장 대표는 "많은 분들이 ‘너처럼 될까 봐, 감옥 갈까 봐’라며 블록체인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이 부당하게 나오면 아무도 이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합리적 판단이 내려지면 최소한 씨앗부터 잘리는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앞으로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해 장 대표는 "1심 결과가 나오자마자 사업을 재개하려 했는데, 검찰이 추가적인 근거도 없이 사흘 만에 항소했다"며 "이로 인해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거래소들도 ‘결과가 나오면 이야기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만약 유죄가 나오면 저뿐만 아니라 크로쓰나 비즈니스 파트너분들에게도 크고 힘든 일이라, 파트너들도 최악은 피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항소로 인해 크로쓰 프로젝트와 넥써쓰 등 주요 사업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재판부에 신속한 진행을 요청드렸고 이를 받아들여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위믹스 투자자들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작년 3월 이후로는 제 손을 떠났지만, 약 6년간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이 제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2022년 USDC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구상해 글로벌 무대에서 발표했을 정도로 위믹스는 큰 기회를 갖고 있었으나, 이후 여러 사정으로 그 흐름이 이어지지 못한 점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공판을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혁신은 사회적 산물이며, 새로움은 본질적으로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혁신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들의 성과는 사회의 정치·경제·법률·문화적 환경의 결과물"이라며 "이 차이를 포용하는 태도가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혁신의 길"이라며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그러나 굳건히 나아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