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SPOT'이 공장을 자율 순찰하며 다양한 센서로 설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미래 제조 경쟁력을 집약한 ‘E-FOREST TECH DAY(이포레스트 테크 데이) 2025’를 화성과 울산 사업장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제조솔루션본부와 협력사가 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공유하고 실제 양산 현장에 적용된 혁신 사례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로, 두 지역에서 총 177개의 제조 혁신 기술이 전시됐다.
현대차·기아는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이 순환되는 독창적 제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의왕연구소에서 미래 제조 방향성과 핵심 기술을 개발하면 생산공장에서 실제 양산 라인에 적용하고 검증·고도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술은 이론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과 현장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이번 테크 데이 역시 이러한 선순환 구조의 결과물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되는 자리였다.
NVIDIA 옴니버스 기술을 활용해 가상현실 속에서 실제 공장 설비와 연동한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장면 (현대차기아 제공)
전시 기술은 자동화 혁신, 제조 지능화, 친환경·안전, 신모빌리티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자동화 혁신 분야에서는 전장 부품을 로봇이 안전하게 투입하는 ‘와이어링 공급 자동화’, 차체 라인에 AGV(무인 운반차)를 도입해 생산 유연성을 높인 ‘고가반 로봇 활용 AGV 차체 라인’, 외관 품질을 균일하게 만드는 ‘상도 샌딩/폴리싱 자동화 시스템’ 등이 공개됐다. 서로 다른 차종을 단일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제조 능력 확대가 핵심으로, 생산 비용 절감과 품질 표준화 측면에서 주목된다.
제조 지능화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 AI, 로봇 기반 공정 지능화가 핵심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SPOT’이 설비의 진동·온도·가스 누출 등을 실시간 점검하는 PHM(예지 정비) 시스템, NVIDIA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실제 공장을 1:1로 복제해 사전에 공정 효율과 장애 요인을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SLM 기반 소형 언어 모델을 활용해 설비 이상을 대화형으로 진단·조치하는 지능형 운영 시스템 등이 전시됐다.
자동차 도장면을 로봇이 정밀하게 연마해 완벽하고 균일한 품질을 구현하는 상도 샌딩/폴리싱 자동화 기술 시연 (현대차기아 제공)
친환경·안전 분야에서는 산업 재해 예방과 지속가능 생산이 화두였다. 컬러·적외선·열화상 카메라를 결합한 AI 융합 ‘하이브리드 스마트 안전센서’는 작업자와 로봇, 지게차 등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구별해 충돌 사고를 예방한다. 신모빌리티 분야에는 초경량 소재 적용 기술, 정밀 성형, 3D 프린팅 기반 맞춤형 제조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생산기술이 포함됐다.
현대차·기아의 스마트 팩토리 브랜드 ‘E-FOREST’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SDF(Smart Digital Factory)를 통해 맞춤형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하고 품질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DF가 본격 구축되면 신차 생산 준비 기간 단축, 설비 투자비 절감, AI 기반 품질 관리 강화 등 고객 가치를 직접 높이는 변화가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스마트 안전센서 (현대차기아 제공)
이번 행사는 협력사와의 기술 공유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 중소 협력사가 첨단 제조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점은 동반성장의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관계자는 “혁신 기술이 단순 전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정 경쟁력 강화와 고객 가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사 및 협력사와 함께 미래 제조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제조 환경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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