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고가 모델과 맞춤형 주문 확대가 미국 수입 관세의 부담을 상쇄하며,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페라리가 4일(현지시각)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EBITDA(세전·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6억7,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6억4,900만 유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SF90 XX’와 ‘12칠린드리’가 이끈 고수익 구조
이번 분기 실적은 ‘SF90 XX’, ‘12칠린드리(12 Cilindri)’ 등 초고가 라인업의 판매 호조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고가 모델들은 미국 수입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페라리의 총이익률을 견고히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개인 맞춤형 옵션(파르소날라이제이션, Personalization) 주문이 늘어나면서 추가 마진이 확대됐다. 다만 3분기 출하 대수는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 CEO는 “페라리의 가격 결정력은 단순한 인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혁신적인 제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美 관세 인상 대응, 가격 전략 조정
미국의 수입 관세 조치로 인해 페라리는 지난 4월 일부 모델의 미국 내 판매가를 최대 10% 인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 수입 관세가 27.5%에서 15%로 완화됨에 따라, 회사는 4일부로 인상 폭을 최대 5%로 축소했다.
안토니오 피카 피콘(Antonio Picca Piccon) CFO는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 중 상당수가 이번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마진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냐 CEO는 “미국 내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요도 견조하다”고 덧붙였다.
평균 판매가 상승, 수익성 방어
시장 분석기관 제프리스(Jefferies)는 페라리의 차량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5.1% 상승한 점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정판 ‘데이토나( Daytona)’ 모델의 인도 지연과 차세대 ‘F80’ 첫 출하 이전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고가 모델의 안정적인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페라리는 향후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맞춤형 프로그램 고도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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