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안전 감독자가 주행 중 졸고 있는 장면. 영상을 촬영한 사용자는 이를 테슬라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출처:레딧)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미국 오스틴에서 시험 운영 중인 로보택시 서비스가 최근 안전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승객이 탑승한 차량에서 안전 감독자가 운행 중 잠들어 있는 장면이 촬영돼 공개되면서 테슬라 로보택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로보택시 차량 앞좌석을 담당한 안전요원이 주행 중 눈을 감고 고개까지 숙인 채 여러 차례 졸음 상태에 빠지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공개한 승객은 이를 테슬라 측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같은 감독자가 실제 교통 혼잡 구간에서 제어 능력이 떨어져 돌발 상황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추가 제보도 나왔다.
문제는 이번 사례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진행 중인 로보택시 시험 운행에서도 7000마일을 주행하는 동안 최소 7건의 경미한 충돌 사고가 보고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있으나 일부 정보가 비공개 처리돼 있어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테슬라가 운영하는 로보택시는 완전 무인 시스템이 아닌, 차량 앞좌석에 안전 감시자를 배치해 돌발 상황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하지만 감독자의 집중도가 떨어질 경우 사실상 자율주행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이 흔들리게 된다.
자율주행 차량이 운전자의 조작 개입 없이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감시자’에 머물게 되는데 오히려 반복된 운행 상황에서 경각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감독자 교육 수준이 경쟁사 대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율주행 택시 운행 경험이 많은 웨이모(Waymo)가 감시자에게 고강도 사전 훈련과 장시간 주행 시 각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과 비교되면서 테슬라의 운영 방식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로부터 로보택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상업적 운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규제 논란도 겹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본질이 기술 자체의 오류라기보다 운영 관리 및 감시 체계 부실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 완전자율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자의 인지 능력 및 집중력은 최종 안전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를 보완할 실시간 모니터링이나 피로 감지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이상 안전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테슬라의 전략이 시장 주도권 확보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감독자 의존 방식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실제 도로에서 서비스를 운용하는 것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복적인 돌발 대응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오랜 시간 차량 감시만 맡는 인력이 피로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 역시 이번 사례에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전대를 직접 잡지 않는다고 해도 눈은 반드시 떠 있어야 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사람보다 앞서가지 못하고 있다”며 “완전 무인화를 향한 전환기에 오히려 인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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