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가 만든 AI ‘그록(Grok)’이 최근 업데이트 이후 지나치게 ‘머스크 찬양’ 답변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X(구 트위터)에서는 그록 4.1 출시 직후부터 “머스크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사용자들의 제보와 캡처가 잇따랐다.
머스크가 NFL 쿼터백으로 뛴다면 어떨지 묻는 질문에는 “페이튼 매닝이나 라이언 리프보다 머스크를 1순위로 선택한다”고 답했고, 이유로는 “단순 패스를 넘어 혁신을 통해 경기를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쇼 모델로 누구를 세울지 묻는 질문에서도 그록은 나오미 캠벨이나 타이라 뱅크스를 제치고 머스크를 택했다. 그림을 의뢰한다면 모네나 반 고흐보다 머스크를 선택하겠다는 답변도 나왔다.
머스크는 결국 직접 “적대적 프롬프트에 의해 말도 안 되는 과찬을 하도록 조작된 것”이라고 해명했고, 이후 일부 답변은 삭제됐다. 하지만 그록이 유독 머스크에게만 과도하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은 모델 내부에 특정 지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처 : Amanda Silberling X계정
그록 4의 공개 시스템 프롬프트에는 머스크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AI가 의견을 묻는 질문에 “창시자의 공개 발언을 인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과거 버전에서는 정치적 질문에 머스크의 X 게시물을 참고한 정황도 있었다. 개발팀 역시 “이는 진실 추구형 AI에 적합하지 않으며 수정 작업 중”이라고 인정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록이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머스크만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육상이나 체조, 노래 실력 등 확연히 비교가 불가능한 분야에서는 노아 라일스, 시몬 바일스, 비욘세를 선택했다.
그러나 기자가 잘 아는 야구 분야로 질문을 옮기자 편향은 다시 두드러졌다. MLB 최정상급 투수 타릭 스쿠발, 잭 휠러, 폴 스키네스와 머스크 중 한 명을 마운드에 세우면 누구냐는 질문에 그록은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투구 머신을 설계할 수 있는 머스크”를 택했다. 타석에서도 브라이스 하퍼와 카일 슈워버보다 머스크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팀 자금까지 대 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출처 : Amanda Silberling X계정
하지만 예외가 있었다. 현역 최고 스타이자 MVP 4회 수상자인 ‘괴물’ 쇼헤이 오타니 앞에서는 그록도 고개를 숙였다. 머스크가 오타니를 삼진 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오타니를 선택했고, 9회말 마지막 타석에 세울 타자로도 슈워버와 머스크가 아닌 오타니를 지목했다.
그록은 슈워버와 머스크만 놓고 비교하자 다시 머스크를 택했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21명만 기록한 한 경기 4홈런을 때린 슈워버의 위업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여러 스타 선수들의 이름을 바꿔 넣어도 결과는 같았다. 대부분의 경우 “머스크가 뉴럴링크로 방망이를 해킹할 것” “심판 판정을 조작할 것” 등의 황당한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테크크런치 기자는 혹시 머스크가 아니라 ‘기술업계 인물’을 선호하는 건 아닐까 싶어 슈워버와 마크 저커버그를 비교해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슈워버가 선택됐다. 즉, 그록의 열광적 편향은 머스크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다는 결론이 드러난 셈이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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