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엔진 출력과 제로백으로 대표되던 전통적 퍼포먼스 기준은 점차 힘을 잃고 있으며, 그 자리를 인터페이스·소프트웨어·디지털 생태계가 대체하고 있다. 스크린은 새로운 엔진이 되었고, UX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다.
■ 로터스 하이퍼 OS: ‘디지털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철학
로터스가 공개한 차세대 디지털 운영체제 ‘하이퍼(Hyper OS)’는 단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직관성과 순수한 반응성을 디지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두 개의 퀄컴 스냅드래곤 8155 칩을 기반으로 실시간 3D 그래픽을 구현하며, 3회 터치로 전체 기능의 95%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동적 애니메이션 중심의 UI를 적용해 몰입감을 높였으며, OTA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으로 시스템의 생애주기를 지속적으로 넓힌다. 로터스가 추구해온 ‘직접적 조작감’을 디지털화한 대표적 사례다.
■ BMW OS 9: 20년 진화의 정점, ‘수평화된 구조와 개인화’
BMW의 iDrive는 2001년 첫 등장 이후 자동차 UI의 기준을 만들었다. 최신 버전인 iDrive 9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AAOS) 기반으로 완전히 재구성됐으며, 반응 속도·그래픽 구조·호환성을 전면 개선했다.
그래픽은 단색 톤과 플랫 UI 중심으로 단순화됐으며, 차량 상태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렌더링이 조정된다. BMW ID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기능은 좌석 위치·조명·음악 스트리밍 설정 등을 클라우드로 동기화해 차량 간 일관성을 유지한다. 사용자는 회전식 컨트롤러·터치·음성 명령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제어할 수 있다.
■ 테슬라 UI & 오토파일럿: ‘단순성’이 만든 독보적 사용자 경험
테슬라의 UI는 브랜드의 철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다. 수직 정렬된 간결한 메뉴 구조, 상단 고정 정보 영역, 그래픽보다 가독성을 우선한 구성은 테슬라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쉽게 적응하도록 돕는다.
오토파일럿 사용 시 UI는 파란색 톤으로 전환되어 시스템이 제어 중임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아이콘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차선 유지·차간 거리 조절 등 주요 기능의 작동 상태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테슬라는 모든 모델이 동일한 UI 구조를 공유하기 때문에 모델 간 학습 비용이 거의 없다. OTA 효율성 역시 매우 높다.
■ 포르쉐 PCM: “정확하고 빠르게”라는 브랜드 철학의 디지털 표현
포르쉐의 PCM(Porsche Communication Management)은 디스플레이의 역할 분리와 데이터 처리 구조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엔비디아 GPU와 퀄컴 SA 8155P 프로세서를 병렬로 운용해 주행 관련 기능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간 지연 간섭을 최소화했다.
포르쉐 UX는 감성적 그래픽보다 정확도·명료성을 우선한다. 플랫 UI 기반의 단색 인터페이스, 최소 텍스트 중심 정보 배치, 애니메이션 대신 컬러 전환 중심의 피드백 체계 등 브랜드 고유의 정밀한 조작감을 디지털로 확장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MBUX: 차량 전체를 하나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묶다
MBUX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범주를 넘어 운전자–차량 인터페이스 아키텍처 전체를 통합한 플랫폼이다. 다중 디스플레이 구조를 기반으로 운전석·센터·조수석 3개 화면을 하나의 곡면 OLED로 통합해 고급감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MBUX OS는 다임러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OTA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된다. 메르세데스-미(Mercedes me) 플랫폼을 통해 차량 데이터·사용자 프로필·환경 설정이 클라우드에서 통합 관리된다. 주행 정보는 운전자 전용 디스플레이로, 차량 제어는 중앙 화면으로, 엔터테인먼트는 조수석 화면으로 분산하는 구조를 통해 역할을 명확히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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