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좋아하던 두 친구의 작은 도전에서 출발해, 지금은 다섯 명이 모여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팀이 있습니다. 이름부터 남다른 ‘OddballGames(오드볼게임즈)’는 ‘괴짜’라는 뜻처럼 기존의 문법을 벗어난 발상과 개성으로 독특한 게임을 세상에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번에 개발 중인 '워른과 잊혀진 자들(Worn by the Forgotten)'은 카드, 퍼즐, 탐험을 한데 엮어 전통적인 틀을 깨는 전략 어드벤처입니다. 기적처럼 모여든 인연으로 만들어진 팀, ‘OddballGames’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OddballGames’의 시작과 철학
Q: 팀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OddballGames : 게임을 좋아하던 고등학교와 대학교 총 6년 친구로 만나 “우리 같이 게임을 만들어보자” 하고 작은 게임을 한두 개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더 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게임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 초창기 어려움과 극복
Q: 처음 팀으로 모여 개발을 진행하셨을 때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순간이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OddballGames : 가장 어려웠던 건 팀원을 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정말 다들 기적처럼 모여 지금의 팀이 탄생했습니다. 처음 합류한 팀원은 3D 모델러인데, 전시회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 전에 함께 밴드를 했었던 미대 후배였습니다. 그다음 컨셉 디자이너를 구할 때는 오랜 시간이 걸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곳저곳에 공고를 올려두고 두세 달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메일함을 열어보니 지원 메일이 딱 한 통 와 있었습니다. 그 메일의 포트폴리오가 저희 게임과 너무나 잘 어울렸고, 지인을 통해 바로 연락이 닿아 팀원으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또 사운드를 맡아 주시는 분도 기적처럼 지인을 통해 저희 팀으로 합류했고, 그렇게 총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됐습니다.
■ 팀명 의미
Q: 팀 이름에 담긴 의미가 있으실까요?
OddballGames : 팀 이름은 ‘OddballGames’입니다. ‘Oddball’의 ‘괴짜’라는 뜻처럼, 괴짜 같은 발상과 개성으로 기존 문법을 벗어난 독특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플레이 방식, 스토리, 분위기전반에서 꾸준히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 팀워크가 빛난 순간
Q: 지금까지 개발을 해 오시면서 “이때 팀워크가 참 좋았다”고 느낀 순간이 있으실까요?
OddballGames : 최근 BIC에서 게임을 전시할 계획이 있었는데, 전시 경험이 많지 않아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게임을 플레이해 주셨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을 대응해야 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서로 협력하고 빠르게 손 발을 맞추며 모든 관람객이 즐겁게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끈끈한 팀워크가 아주 잘 발휘됐다고 느꼈습니다.
■ 이전 프로젝트에서의 경험과 교훈
Q: 이전에 출시하셨던 게임 혹은 경험 하셨던 프로젝트들도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OddballGames : 처음에는 동아리와 공모전 경험이 한 번 밖에 없었던 저와, 개발 경험이 전혀 없던 송민재, 이렇게 두 명이서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습니다. 첫 게임은 아쉽게도 공모전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수집 및 디펜스 장르로 숲속에서 동물과 ‘그림자’를 다루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동물은 사진을 찍고, 그림자는 카메라 플래시로 처리하는 메커니즘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공모전에 제출하긴 했지만 따로 출시하진 않았는데 지금 돌아보면 무조건 출시해 봤을 것 같았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은 기회가 오면 일단 해보고, 반드시 출시를 염두에 두면서 개발하는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출시를 해야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우리가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현재 개발 중인 게임: Worn by the Forgotten(워른과 잊혀진 자들)
Q: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의 제목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OddballGames: 게임의 이름은 'Worn by the Forgotten'(워른과 잊혀진 자들)입니다. 카드 게임, 어드벤처 탐험, 전략 퍼즐인 세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먼저 스토리와 세계관은, 주인공 ‘Worn’이 얼굴을 잃어버린 세계를 탐험하며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전투와 퍼즐을 풀어가며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얼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면을 쓰고다닙니다. 제목에는 ‘잊혀진 자들과 함께한다’의 의미와 ‘쓰다(가면을 쓰다)’는 뉘앙스를 중의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보통 카드 게임은 정적인 플레이를 떠올리지만, 저희는 카드와 퍼즐, 그리고 직접 이동하는 탐험을 동적으로 결합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해 이동 자체가 퍼즐 요소가 되기도 하고, 이동 과정에서 마주치는 환경과 장애물을 카드로 실시간 해결하는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입니다. 또한 독특한 원화 스타일을 3D 모델링에 접목해 분위기 연출에 많은 공을 들였고, 그 분위기 자체가 다른 게임들과는 다은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개발의 비하인드 또는 에피소드
Q: 개발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나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OddballGames : BIC와 연계된 INDIE WAVE CONFERENCE에서 StarVaders관련 연사를 스셨던 분을 직접 찾아가 궁금한 점을 여쭌 적이 있는데, 그분께서 저희 게임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부스까지 찾아와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저희에겐 무척 인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전시를 준비하며 굿즈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예산이 넉넉지 않아 게임 속 양 캐릭터를 직접 모루 인형으로 수작업해 만들었습니다. 글루건으로 얼굴과 단추, 눈, 그리고 열쇠고리까지 달아 약 80개를 만들었고, 정말 오래 걸렸던 만큼 관람객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힘들었어도 끝나고 나니 큰 보람이 남았습니다.
■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과 팀의 목표
Q: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지, 그리고 팀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OddballGames :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협동과 경쟁 멀티 게임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는 싱글 중심의 2D와 3D게임을 만들어왔지만, 서버와 온라인 관련 지원과 공부가 뒷받침 된다면 협동 또는 경쟁 멀티 게임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또 최근 ‘실크송’의 전작 ‘할로우 나이트’를 정말 재미있게 했었는데, 그처럼 깊은 이야기를 담은 2D 플랫포머도 언젠가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의 시장 목표는 첫 출시작 'Worn by the Forgotten'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사람들에게 “‘OddballGames’는 괴짜 감성의 독특한 게임 스튜디오”라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플레이어분들이 게임을 했을 때 여운이 오래 남고,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스토리와 전략을 공유하며 작은 생태계가 꾸려지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 괴짜들이 보여주고 싶은 기적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이 팀이 되고, 그 팀이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OddballGames’는 이름 그대로의 ‘괴짜’ 감각으로 정면 승부를 겁니다. 카드, 퍼즐, 탐험을 동적으로 엮은 'Worn by the Forgotten'은 정적인 카드 게임의 상식을 비켜가며, 이동 자체가 퍼즐이 되고 분위기 그 자체가 차별점이 되는 경험을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합니다. 이 작품으로 더 많은 플레이어와 만나고, 플레이 이후에도 이야기와 전략이 공유되는 작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이들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괴짜 감성으로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OddballGames’의 도전에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