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가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며 첫 하이브리드 적용 모델로 선택한 고성능 SUV ‘엘레트라(Eletre)’. 공격적인 전면 디자인과 로터스 특유의 옐로우 컬러가 강조돼, 하이브리드로의 전환 이후에도 브랜드의 퍼포먼스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출처:로터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래는 순수 전기차”라며 전기차 전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로터스가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고급차 중심의 전기차 수요가 예상만큼 확대되지 않고 수익성 악화와 공급망 문제 등이 겹치면서 전기차 단일화 전략을 접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전동화 로드맵으로 방향을 틀었다.
새로운 핵심은 고성능 PHEV ‘하이퍼 하이브리드(Hyper Hybrid)’로 첫 적용 모델은 SUV '엘레트라(Eletre)'다. 엘레트라는 이전까지 100% 순수 전기차로 소개돼 왔었다. 로터스는 오는 2026년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북미 등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엘레트레를 투입할 계획이다.
로터스는 2021년을 전후해 모든 신규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며 브랜드의 성격 자체를 고성능 전기차 제조사로 재정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신공장과 전용 아키텍처 구축, 내연기관과의 결별까지 언급되며 강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럭셔리 EV 수요 부진, 지역별 전기차 보급 속도 편차, 여기에 글로벌 판매 부진까지 겹치자 전기차 단일화 계획을 수익성이 확보된 이후로 미루고 가시적인 단기 수익 확보를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해법으로 선택됐다.
로터스는 단순한 연비 중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고출력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하고 900V 초고압 시스템을 적용한 고성능 기반의 PHEV 기술을 선택했다. 첫 적용 모델인 엘레트라는 SUV임에도 로터스 특유의 민첩성과 퍼포먼스와 고가 EV 수준의 충전 속도를 확보할 예정이다.
로터스는 엘레트라 PHEV에 이어 2027년에는 모회사인 지리(Geely)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형 SUV와 스포츠카 에미라(Emira)의 PHEV 버전을 추가해 총 세 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로터스의 결정은 전기차 시대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기보다 단계적인 진입을 위한 ‘전략적 유턴’으로 해석된다. 당장 완전 전기화를 추진하기엔 시장과 재무 환경이 불리하다는 판단 아래 고성능 기반 PHEV로 실적을 보완하고 기술적 기반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다시 EV로 전환하겠다는 계산이다.
로터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환은 완전 전기차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단기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 유지엔 효과적일 수 있으나 EV 전환 시기를 뒤로 미룬 만큼 규제 환경 대응 면에서는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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