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 온 기아 셀토스가 2세대 완전변경(Full Change) 모델로 귀환했다. "소형 그 이상"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시장을 장악했던 1세대 모델의 명성을 이어받아, 이번 2세대 모델은 더욱 커진 차체와 소비자들이 염원하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탑재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기아의 2세대 신형 셀토스 공개와 함께 소형 SUV 시장은 다시 한번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자동차 코나(SX2), 르노코리아 아르카나(E-Tech 하이브리드 포함), 그리고 가성비의 강자 KGM 티볼리와의 4파전 구도가 형성되었다. 2세대 셀토스를 중심으로 각 경쟁 차량의 크기, 성능, 편의사양, 가격 경쟁력을 상세히 비교 분석해 본다.
소형 SUV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연 '공간'이다. 2세대 셀토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한다. 이전 모델의 전장인 4,390mm보다 길이가 늘어나 약 4,400mm 초중반대의 크기를 확보했다. 여기에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반영된 박스형 디자인이 더해져 체감 크기는 상위 등급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에 버금간다. 특히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2열 거주성이 대폭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 코나는 전장 4,350mm, 휠베이스 2,660mm로 셀토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그러나 2세대 셀토스가 덩치를 더욱 키우면서 코나보다 근소하게 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 아르카나는 전장이 4,570mm로 수치상 가장 길다. 그러나 쿠페형 디자인 특성상 2열 헤드룸 공간과 적재 공간의 높이 활용도 면에서는 정통 SUV 스타일을 고수한 셀토스와 코나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KGM 티볼리는 전장 4,225mm로 4개 차종 중 가장 컴팩트하다. 이는 도심 주행과 주차 편의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으나, 패밀리카로서의 공간 활용성을 고려한다면 셀토스나 코나에 비해 열세에 있다. 공간 활용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면 2세대 셀토스가 가장 우세하며, 스타일을 중시한다면 아르카나가 돋보이는 형국이다.
1세대 셀토스가 가진 아쉬움이었던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가 2세대에서는 해결되었다. 기아는 2세대 셀토스에 1.6 가솔린 터보 모델과 함께 1.6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투입했다. 가솔린 터보는 최고출력 193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유지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의 매칭을 다듬었다. 이번 풀체인지의 핵심인 1.6 하이브리드는 니로, 코나와 공유하는 시스템을 탑재해 복합연비 18~19km/L 수준의 압도적인 효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 코나는 셀토스와 동일한 1.6 터보, 2.0 자연흡기, 1.6 하이브리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주행 질감이 탄탄하고 경쾌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셀토스 하이브리드의 등장으로 그동안 누려왔던 하이브리드 독점적 지위를 내려놓게 되었다. 르노 아르카나는 F1 기술이 접목된 E-Tech 하이브리드가 강점이다. 도심 주행 시 전기 모터 개입량이 많아 연비 효율이 뛰어나지만, 가솔린 모델(1.6 GTe, 1.3 TCe)의 출력은 셀토스나 코나 대비 다소 낮은 편이다.
반면 KGM 티볼리는 1.5 가솔린 터보 엔진(163마력)이 주력이다. 가성비는 훌륭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는 점은 고유가 시대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퍼포먼스와 효율의 균형을 원한다면 셀토스와 코나가 최상위권이며, 도심 연비 위주의 주행 환경이라면 아르카나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최신 차량 선택의 기준은 '디지털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아 2세대 셀토스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를 적용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강조했다. 동급 최초로 HUD(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기어 노브를 칼럼 식으로 변경하여 센터 콘솔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현대 코나 역시 ccNC가 적용되어 있으며,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와 컬럼식 기어 레버로 깔끔한 실내 구성을 자랑한다. 편의사양 면에서는 셀토스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난형난제다. 르노 아르카나는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특징적이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반응 속도나 UI 직관성은 현대차·기아 진영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GM 티볼리는 최근 '더 뉴 티볼리'로 상품성을 개선하며 플로팅 무드 스피커 등 감성 품질을 높였으나, 근본적인 실내 레이아웃과 최첨단 ADAS 기능의 정교함에서는 경쟁 모델 대비 세월의 흔적을 감출 수 없다.
아직 2세대 셀토스의 공식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하이브리드 추가 및 상품성 개선으로 인한 인상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가솔린 모델이 2,500만 원대에서 시작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3,100만 원대에서 시작해 풀옵션의 경우 3,9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나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되, 출시 초기 신차 효과를 노린 공격적인 프로모션이나 패키징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 코나는 2,400만 원대에서 3,400만 원대(HEV 포함 시 3,000만 원 중반~후반)로 소형 SUV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르노 아르카나는 2,200만 원대에서 3,300만 원대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 KGM 티볼리는 1,900만 원대에서 2,900만 원대로, 유일하게 2천만 원 미만으로 구매가 가능한 '가성비 킹'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기아 2세대 셀토스는 경쟁모델 대비 큰 차체와 넓은 실내 공간,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현대 코나는 세련된 하이테크 이미지와 표준적인 소형 SUV의 기준을 제시하며, 르노 아르카나는 쿠페형 디자인의 스타일리시함과 도심 연비를 무기로 삼는다. KGM 티볼리는 합리적인 가격의 엔트리 모델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2세대 셀토스는 기존의 장점이었던 넉넉한 공간과 디자인에 '하이브리드'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코나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지만, 박스형 정통 SUV 디자인이 주는 공간감과 신차 효과 덕분에 당분간 소형 SUV 시장의 주도권은 당분간 셀토스가 쥘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의 상품성을 원한다면 셀토스 혹은 코나, 남다른 스타일을 원한다면 아르카나,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티볼리가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예산이 허락한다면, 이번에야말로 '2세대 셀토스 하이브리드'가 가장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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