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쉬움 속에 종영했던 이민호-박신혜의 '상속자들'의 뒤를 이은 전지현 김수현의 '별에서 온 그대'가 첫 전파를 탔다.
영화 '도둑들'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어, 둘의 조합이 어떨지 약간의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강했던 전지현의 카리스마에 비중이 적었던 김수현의 '도둑들'의 조합이 이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어떤 구도를 그려질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 백치미 천송이 전지현 (사진 출처 : SBS '별에서 온 그대' 방송 캡처)
베일을 벗은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며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집중하게 됐다.
특히 전지현의 허당끼 가득한 미워할 수 없는 백치미가 사랑스럽다. 게다가 가슴 깊이 느끼는 톱스타의 인간적인 외로움과 고뇌가 묻어나는 그 처절한 몸부림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모카라떼를 마시며 문익점 선생에게 '모카'를 가져다 줘 감사하다고 SNS에 인증샷 올리는 천송이의 천진난만함이 절로 미소짓게 한다.
전지현이 만든 천송이는 한마디로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백치미'가 아닐까 싶다.
▲ 까칠남 도민준 김수현 (사진 출처 : SBS '별에서 온 그대' 방송 캡처)
지난해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의 옷을 입고 돌풍같은 사랑을 받았던 김수현은 이번에 찔러도 피한방울 날 것 같지 않은 철두철미한 냉혈한으로 분했다. 그도 그럴것이 400년 이상을 서류상으로만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며 살고 있는 그가 채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마음을 열고 정을 줄리 만무하다.
게다가 그는 남이 듣지 못하는 소리까지 들리는 바람에 괴로운 사람이다. 올해 방송됐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종석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때로는 들리지 않는 것이 잘 들리는 것보다 좋을 때가 있다.
김수현은 방송 초반에 도둑 맞은 중년 여인을 왜 돕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도와줘도 일어날 일은 꼭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인간들은 그것을 '인연'이라고 부른다며 꽤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는 듯 표현했다.
하지만 그런 김수현도 400여 년전에 조선에서 만난 한 여자 아이에 대한 잔상을 떨치지 못했다. 그 잔상이 어린 천송이와의 만남을 이끌기도 했다. 트럭에 치일뻔한 천송이를 구해낸 것. 하지만 둘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예지몽처럼 본 조선시대에 만났던 여자 아이의 사고를 막았던 김수현은, 지금 만난 얼토당토 않은 무개념의 천송이가 자기가 구해준 그 아이인줄 짐작하지 못했다.
전지현은 그때 그 기억으로 그 어떤 남자도 마음에 담지 않았다. 인생의 숙제를 풀어야 하는 것같이 전지현은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곧 자기가 온 곳으로 돌아가게 되어 기쁘다는 김수현도 그때 그 사고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새로울 것 없는 '별에서 온 그대'. 하지만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전지현과 김수현의 '별에서 온 그대'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미디어잇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