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나가사키에는 가톨릭 금지령이 내려졌다.
매서운 탄압에도 신자들은 남몰래 성가를 구슬프게 불렀다.
그래서 나가사키에는 침묵 속에서 굳건히 신앙을 지켜온 이들의 애잔함이 서려있다.
신자들의 정신적 가치로 무장한 나가사키는 지난 2018년 7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다.

●신자들의 정신적 고향
오우라 천주당


나가사키 항구와 접한 언덕길에는 1864년 일본의 개항으로 선교사가 세운 성당, 오우라 천주당이 있다. 몰래 신앙을 지켜온 신자들이 무려 2세기만에 선교사와 만난 장소로 의미가 크다. 선교사와의 만남 이후 신자들은 전통 가톨릭으로 복귀하는 등 새로운 신앙의 국면을 맞이했다. 역대 신부가 생활한 주교 관부터 당시 거류했던 외국인들을 위해 지어진 오우라 천주당, 신학교와 전도사 학교로 구성돼 있다.

●굳건한 신념의 공간
소토메 시쓰 마을


금교령 이후, 신자들은 신앙을 드러내지 않고 성화에 기도를 올리고 교리서를 읽었다. 소토메 시쓰 마을의 가톨릭 신자들은 고토 열도와 같은 섬으로 이주했는데, 그로 인해 가톨릭 공동체가 섬 각지에 퍼지게 됐다. 이들은 금교령 해제 이후 다시 모여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고지대에 성당을 지었다.

●침묵으로 투쟁을 외치다
히사카지마 마을

18세기 후반 이후 소토메 지역에서 각지로 퍼져 나간 가톨릭 신자들은 고토번이 히사카지마에서 적극적으로 이주민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으로 이주한다. 신앙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마찬가지로 금교령 해제 이후 다시 돌아와 각 마을에 성당을 지었다.

●별처럼 흩뿌려진 섬 이야기
구주쿠시마 만

지난 2018년 4월 프랑스 몽생미셸, 베트남 하롱베이 등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클럽에 구주쿠시마 만이 이름을 올렸다. 크고 작은 섬 208개가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다. 섬이 너무 많아 셀 수 없어 ‘많은’이라는 의미의 ‘구주쿠(99)’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단 4곳, 나머지는 모두 무인도로 288.5km 길이로 펼쳐지는 해안선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고요!
아이랜드 나가사키

2018년 4월 야스라기 이오지마가 아이랜드 나가사키(i+Land nagasaki)로 새로 오픈 했다. 카약이며 비치 요가, 섬 사이클링, BBQ 가든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다. 나기 호텔(Nagi Hotel)과 카제 호텔(Kaze Hotel)도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재탄생 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이랜드 루미나(ILand Lumina). 완만한 경사의 숲속은 빛과 영상이 마리아주를 이뤄 환상적인 디지털 아트의 세계를 재현했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아트 단체인 ‘모먼트 팩토리(Moment Factory)’가 프로듀서를 맡았으니 안 봐도 뻔하다.

나가사키는 맛있다!


나가사키 짬뽕
우리에게 익숙한 나가사키 짬뽕의 역사는 메이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위해 ‘시카이로’ 레스토랑이 나가사키 짬뽕을 만들었단다. 푸짐한 양에 가격도 저렴하며 영양까지 갖춰 인기를 모았다. 라멘 면과는 다른 면에 숙주나물, 양배추, 양파, 죽순, 어묵, 조개, 오징어, 표고버섯, 목이버섯, 새우, 굴,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돼지와 닭뼈, 파, 생각을 푹 삶은 육수에 함께 끓인것이 특징이다.

나가사키 카스테라
일본에 카스테라가 등장한 건 무려 400년 전이다. 이토 쇼시치로라는 일본인이 포르투갈인에게 전수 받은 것이다. 스페인 중앙부터 북부에 걸쳐 형성된 ‘카스티야’ 왕국을 지칭한 포르투갈어 ‘카스테라’가 어원이다. 당시의 카스테라는 지금의 모습과 달랐고 시간이 흐르며 맛과 모양이 점점 변화했다고. 메이지 시대에는 당시 귀했던 초콜릿을 혼합한 신상품이 개발되기도 했다. 지금도 오렌지, 녹차, 치즈 등을 넣은 카스테라가 상품화됐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